오스카와 윤여정, 그리고 넷플릭스의 ‘빅 나이트’
오스카와 윤여정, 그리고 넷플릭스의 ‘빅 나이트’
  • 한정훈 (existen75@gmail.com)
  • 승인 2021.04.28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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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의 어차피 미디어, 그래도 미디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속 치러진 국제영화제로 시선집중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전 뚜렷…‘아카데미 수혜’ 현상 사라져가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왼쪽)과 '나의 문어 선생님'으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프로듀서 피파 에를리히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abc 영상 화면 캡처 

“우리 이야기를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게 해준 넷플릭스에 감사드린다.”

[더피알=한정훈] 지난 4월 25일(미국시간) 열렸던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로 최고상(Best Documentary Feature)을 받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공동프로듀서 피파 에를리히(Pippa Ehrlich)의 수상 소감이다. 넷플릭스는 오스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2년 연속 최고 자리에 올랐다. 다큐멘터리 장르는 지난 4년 간 3번의 아카데미상을 넷플릭스가 가져갔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속 오프라인 행사에 많은 우려가 제기됐던 제 93회 오스카 영화제가 끝났다.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 중 하나인 오스카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40년 만에 2개월 연기된 4월에 개최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행사는 마스크 없는 진행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을 주고받으러 오는 사람뿐만 아니라 대기석에 앉은 영화인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다.

각본상 시상자로 오스카 무대에 오른 배우 레지나 킹(Regina King)은 “우리는 모두 백신 접종을 받고,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를 받았고, 모든 원칙을 준수하며 안전에 만반을 기했다”며 “촬영장처럼 카메라가 켜지면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가 꺼지면 쓴다”고 말했다.

여전히 전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오스카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줬지만, 특히 한국인과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넷플릭스(Netflix)에겐 남다른 의미가 됐다.

국내 전 언론이 대서특필한 배우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식을 거듭 전하는 것이 신선하진 않지만, 중요한 이야기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윤여정의 오스카(Oscar) 수상은 한국인 배우로서는 최초다. 그녀의 수상 소감은 이번에도 화제가 됐다. 자신의 여우조연상 수상은 뛰어나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였다고 본인을 낮췄다. 그리고 함께 후보에 올랐던 동료 배우인 클렌 클로즈(Glenn Close)에 대해서도 ‘존경했다’고 예의를 표했다.

한국에선 윤여정이 화제였지만 미국에선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전 또한 큰 뉴스였다. 사실상 모든 영화계의 흐름을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모두 가지고 간 모양새였다. 넷플릭스에게 4월 25일(일) 저녁은 그야말로 빅 나이트(Big Night)였다. 비록 최고 영화상(Best Picture)을 받는 데는 실패했지만, 모든 카테고리에서 다른 스튜디오를 압도했다. 에를리히의 언급처럼 많은 사람이 ‘넷플릭스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남기며 그야말로 넷플릭스의 힘이 확인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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