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헬스컴은 낙인을 만든다
잘못된 헬스컴은 낙인을 만든다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21.04.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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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팬데믹 장기화 속 건강소통의 중요도 및 인식저변 확대
‘알리는’ 테크닉에만 집중하면 치명적 부작용, 선입견·혐오 주의

[더피알=유현재] 건강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소통 활동을 통틀어 ‘헬스커뮤니케이션’(이하 헬스컴)이라 부른다. 건강이라는 주제를 공유한 상태에서 다수의 세부 영역에 맞게 진행되는 일련의 소통 행위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헬스컴과 관련한 화두들을 매우 대중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감염병은 물론 여타 질병과 의료 및 보건에 연결된 소통과 구체적 수단, 효과에 이르기까지 단기간에 저변을 넓혔다. 그동안 헬스컴이라는 명칭이나 개념, 관련 주제와 역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정부기관과 사회의 여타 주체들도 이제는 건강증진을 위해 필수로 챙겨야 하는 영역으로 ‘소통’을 꼽는 상황이다. 필자도 관련 연구자의 1인으로 더욱 책임감을 크게 느끼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헬스컴에 대한 니즈가 대중적이지 않았던 탓에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나 소통 노력들에 아쉬움이 자주 보이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헬스컴 분야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가 많지 않을 경우 특정 기관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일차원적으로 ‘알리는’ 테크닉에만 역량을 쏟는 경우도 많다. 소통 활동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예측한다거나, 특정한 타깃층을 전략적으로 설정해 그에 부합하는 수단과 메시지를 결정하는 등 헬스컴에 필요한 내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눌한 기획과 실행은 많은 돈과 노력을 투입해 실행한 헬스컴을 성과 제로(0)의 작업으로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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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 정보들을 대중에게 ‘전달만 하면’ 어떠한 내용이든 고스란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 대중은 그 메시지를 철저히 준수하며 적절한 건강 행동을 수행할 것이라는 단순한 확신 등은 기획자의 바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희망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어설픈 헬스컴의 대표적 부작용 중 하나는 ‘낙인(Stigma)’이 아닐까 한다. 선입견·혐오 경계

낙인은 헬스컴 과정에 관여된 특정한 계층에게 맹목적인 비난을 가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귀결이다. 낙인을 만드는 주요한 변수 중 하나가 예나 지금이나 건강 소통에 자주 활용되는 공포소구(Fear Appeal, Threat Appeal)다.

이는 특정한 건강 이슈에서 소외되거나 혹은 해당 질병에 걸린 사람들과 치명적 증상을 전면에 내세워 사람들에 경고를 하는 방식이다. 공포소구 혹은 위협소구로 불리는 일련의 접근은 설득적 헬스컴에서 매우 자주 활용되지만, 철저한 계산 하에 실행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기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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