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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사망사건과 박제된 해외반응…오보낸 기자의 변
손정민 사망사건과 박제된 해외반응…오보낸 기자의 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6.01 16: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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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 유튜브-언론 오가며 확대재생산
언론보도 인용한 해외전문가들, 알고보니 ‘버추어 유튜버’ 촌극
온라인 커뮤니티가 원출처…해당 기자 “영어 못해서 일어난 해프닝”

“단순 오보다.”

“제가 영어를 못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고(故) 손정민 씨 사망사건이라는 이슈와 관련해 어이 없는 오보를 낸 언론사와 기자치고는 심플하고 일견 쿨하게 보이기까지 한 답변이었다. ‘해외에서 보는 한강사건에 대한 의견은 타살에 무게’라는 제목의 기사로 온라인에서 도마에 오른 파이낸스투데이와 한 모 기자의 입장이다.

손정민씨 죽음은 의도치 않게 한국 언론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또 한번의 사건으로 기록될 듯하다. 확인되지 않은 의견들과 감정적인 주장들이 마치 중계방송을 하듯 언론 기사 안에서 춤을 췄다. 아직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지 않은 사안임에도 말이다. 

일부 유튜버들이 뿜어내는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가짜뉴스가 주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언론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파이낸스투데이의 ‘황당 오보’는 이같은 언론의 고질적 병폐를 상징하는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제의 기사는 지난달 30일 나왔다. 현재 파이낸스투데이 홈페이지에서는 삭제됐지만 온라인 아카이브 사이트 ‘웨이백머신’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온라인 아카이브 사이트에 박제된 파이낸스투데이의 오보 중 일부. 화면 캡처

박제된 기사에 따르면 한 기자는 한강사건과 관련한 해외 언론의 주요 반응이라며 몇 명의 전문가 발언을 소개했다. 캐나다 왕립범죄청 수석분석관이라는 왓슨 아멜리아와 법의학자 모리 칼리오페, 미국 FBI 국장이라는 카세이 조슈, 프랑스 헤르에스타 그랑제콜의 교수인 앙쥬 카트리나라는 이름이 언급됐다. 이들의 발언은 모두 타살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럴듯해 보이는 해외 전문가들의 이름은 대부분 해외 ‘버츄어 유튜버’의 이름과 정확히 일치했다. 한 두명이라면 ‘우연의 일치’ 혹은 ‘동명이인’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심지어 앙쥬 카트리나 교수가 소속돼 있다는 헤르에스타라는 학교의 이름도 ‘리제 헤르에스타’라는 버츄어 유튜버 이름과 같다. 카세이 조슈는 일본 애니메이션 ‘사이코패스’의 등장인물과 똑같은 이름이었다. 즉, 가공의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팩트체크 없이 해당 발언의 출처가 ‘해외 언론’이라고만 명시됐다.

이에 더해 한 기자는 이들 발언을 기사 상에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주류 언론과는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한편 해외에서는 댓글 조작이 난무하고 있는 국내와는 달리 온라인 여론이 타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의 소스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그것이 알고싶다 갤러리’(그알갤)를 지목했다. 그알갤에는 실제로 ‘한강실종사건 해외에선 이렇게 보고 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데, 한 기자의 기사에서 언급된 전문가들과 발언 내용이 그대로 실려있다. 작성 시간은 30일 20시 12분으로 H기자 기사의 승인시간(20시 19분)보다 1시간 가량 빠르다.

네티즌들의 추정대로 한 기자가 그알갤 게시물을 토대로 기사를 썼다면 심각한 오보를 저지른 셈. 검증되지도 않은 페이크뉴스를, 게다가 실존하지도 않는 전문가 의견을 마치 실제인 것처럼 보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알갤의 해당 게시물 댓글란에는 어이없다는 반응들이 상당수였다.

안그래도 한강사건과 관련해 팩트검증이 안된 이야기들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난무하는 상황에서 기사를 작성한 한 기자는 물론, 파이낸스투데이도 객관적이고 검증된 보도를 해야 할 언론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해당 기사는 네이버에 검색제휴 형태로 송고되기까지 했는데 31일 오후가 돼서야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면 한 기자는 왜 이런 황당무계한 기사를 낸 것일까. 이유를 듣기 위해 그에게 이메일로 취재요청을 했다. 답변은 오래지 않아 돌아왔다. 그는 “인터뷰는 거절하겠다”면서도 “그냥 제가 영어를 못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아울러 “제 실수가 맞다.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 작성 전 팩트체크 여부만이라도 알고 싶었다. 재차 이메일로 질문을 보내자 한 기자는 “팩트체크를 제대로 안한 건 제 실수가 맞다”고 했다. “제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재차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제가 실수하고 제대로 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서 변명할 거리도 없고 그냥 잘못한 부분이라서 인터뷰는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스투데이 오보의 원 출처로 지목된 디시인사이드 그알갤의 게시물. 화면캡처

오보는 비단 작성 기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게이트키핑을 해야 할 언론사에게도 당연히 책임이 있다. 이에 한 기자에게 취재 요청을 하기 전 파이낸스투데이 홈페이지에 명시된 두 개의 ‘본사 긴급 연락처’ 중 일반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관계자에게 “회사 측 입장을 듣고싶다”고 요청했지만 그는 자신이 편집국 쪽 사람이 아니라며 한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보라고 했다.

이후 편집국이나 보도 관련 대표성 있는 관계자를 연결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답변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이 관계자는 “회사쪽 입장를 듣고싶다고 해서 무조건 말씀드려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튿날 또다른 번호로 전화를 하자 이번에는 ‘데스크’라는 관계자가 받았다. 그는 “전화가 많이 오는데 오보라서 (기사를) 내렸다”고 했다. 아울러 “단순 오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데스킹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사가 많아서 저희가 정신이 없어서 오보한 것”이라고 했다.

한 기자가 파이낸스투데이 소속기자인지, 아니면 프리랜서 기자인지도 궁금했다. 얼마전까지 모 지역지에 기사를 썼던 이력이 있는데다가 유튜브 개인채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고용관계에 대한 건 잘 모른다”고 했다.

한 기자는 “무급으로 OOOOO에서 기사를 몇 달간 쓰다가 파이낸스(투데이)에서 급여 조금 받고 쓰게됐다”며 “기자라는 직업은 저에게 제가 쓰고 싶은 진실을 알리는 한 창구”라고 밝혔다.

파이낸스투데이와 한 기자는 문제의 기사가 나간 다음날(31일)에도 여전히 한강사건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실증된 취재내용이나 수사기관의 공식 발표내용을 다루기보단 온라인 상에서 제기된 의혹이나 네티즌 글을 인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1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이 매체 메인페이지의 인기뉴스란은 1위부터 8위까지 한강사건 관련 기사와 칼럼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기사 하단에 위치한 후원안내문이 눈에 띈다. ‘이제 세계적인 미디어로 발돋움 하겠다. 귀하의 귀한 후원금은 CNN, 뉴욕타임즈, 로이터통신보다 영향력있는 미디어를 만드는 데 귀하게 쓰겠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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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2021-06-03 19:27:17
진짜 어마어마한 기레기다 와...
최소 검색도 안한거야? 그러고도 기자랍시고 월급받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