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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백신 성차별 논란’, 실체는? 출처는?
‘얀센 백신 성차별 논란’, 실체는? 출처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06.0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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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온라인 커뮤니티 멘트 인용해 곧장 기사화
커뮤니티 의견→언론보도로 만들어지는 논란…확대·재생산 경계해야
(자료사진) 지난 4월 29일 대구 육군 50사단에서 30세 이상 군인 및 군무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진행했다.
(자료사진) 지난 4월 29일 대구 육군 50사단에서 30세 이상 군인 및 군무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진행했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지난 6월 1일, 얀센 백신 접종 선착순 사전예약이 시작과 동시에 마감됐다.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 약 370만명의 대상자 가운데 90만명이 접종을 신청했다.

접종 대상이 아니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잔여백신 예약이 가능해졌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예약이 수월한 얀센 백신에 사람들이 몰렸다. 실제 주변에서도 접종 대상자들이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나니 쓸 데 없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군 관련자를 우선 접종하다보니 혹여나 성차별이라고 일부에서 꼬투리 잡지나 않을까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건장한 남자들이 먼저 백신을 맞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며, 남녀차별 논란이 일어났다는 온라인 기사들이 나왔다. “회사에 제일 건장한 남자들이 백신 먼저 다 맞네. 이게 순서가 맞는 거야?” “얀센 여자가 먼저 맞으면 나라가 뒤집혔겠지”란 커뮤니티발 발언을 인용한 것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인용해 얀센 백신의 남녀차별 논란을 보도한 기사.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인용해 얀센 백신의 남녀차별 논란을 보도한 기사.

얀센 백신 예약이 마감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면서 남녀차별 이슈로 엮은 3건의 기사가 당일 추가로 보도됐다. 하지만 앞서 최초 보도한 것을 비롯해 4개의 기사가 인용한 코멘트는 모두 동일하다. 출처도 ‘한 온라인 사이트’ ‘일부 여초 사이트 등 온라인 커뮤니티’로 얼버무린다.

그렇다면 정말로 얀센 백신으로 여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일까. 기사에서 인용한 해당 멘트의 출처에서도 실제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는지는 확인이 안된다. 어떤 식으로 논란으로 확대된 것인지 그 과정과 루트를 찾아볼 길도 없다. 누군가는 불만을 털어놨을 수 있지만, 다른 이용자에 의해 배경과 맥락이 설명되면서 일단락된 사안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언론에서 이 같은 코멘트 한 줄을 갖고 논란이라는 말로 포장한다. 단순히 한 유저의 의견일뿐 여론이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다투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논란은 기자가 만든다’의 대표 예시인 듯하다.

<더피알>은 6월호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들어지는 언론보도에 대해 짚어봤다. 여기에서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이를 여론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특정 관심이나 인구사회학적 특징으로 결집됐기 때문에 특정 이슈나 사안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을 골고루 담을 수 없다”며 보도 인용시 주의를 당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발 기사를 통해 사회적으로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개인의 의견이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각종 커뮤니티에서 오고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여론인양, 실체없는 논란을 언급하고 나아가 조장하는 식의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

사실 이번 얀센 백신의 남녀차별 논란도 크게 보도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게 있게 받아들이는 것은 차후 해당 보도를 바탕으로 또 다시 어떤 설화가 만들어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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