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조성미 기자] 자연스러운 PPL(간접광고)이란 어쩌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자연스럽다 못해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간 PPL은 비난 받지는 않겠지만, 예상했던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PPL은 어떻게든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그렇게 인상적이었던 PPL은 종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기도 한다.

무리한 PPL을 들이미는 제작사와 작품을 해칠 수 없다는 제작진의 대립을 극 중에 그대로 녹여낸 ‘멜로가 체질(2019, JTBC)’이나 과도한 PPL로 혹평을 받았던 ‘더 킹(2020, SBS)’은 꾸준히 회자되는 단골 사례다.

하지만 입길에 오르내리는 것이 꼭 성공한 것은 아니다. 긍정적 사례는 매번 재미있는 콘텐츠로 소비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무리수는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닌다. 드라마의 저조한 성적이 PPL탓으로 기억되는 더 킹처럼 말이다.

이에 최근에는 시청자들에게 눈에 띄면서도 거슬리지 않는 PPL이 진행된다. 앞서 유튜버들의 뒷광고의 영향으로 대놓고 PPL이 대세를 이루던 것과 비교하면, 콘텐츠-PPL 사이에 맥락을 만들어 강렬하면서도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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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PPL은 대놓고 PPL의 끝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둘러앉아 떡볶이를 먹으며 ‘이 떡볶이 불나게 매운데 맛있다’ ‘(떡볶이에 든 고기를 들고) 삼겹도 아니고 차돌?’이라는 등 제품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대사를 풀어놓는다.

의심할 여지 없이 ‘PPL이네’ 할 무렵, ‘근데 너네 누구한테 얘기하니?’라는 말과 함께 일제히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렇게 화면 넘어 시청자 들으라고 하는 PPL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이 신개념 PPL은 신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치킨과 화장품 PPL로 다시 재연됐다.

콘텐츠와 현실을 이어주는 방식은 또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는 관찰예능 프로그램에 PPL과 중간광고(PCM)를 적극 활용한다. 이 가운데 ‘런닝맨’과 함께 진행한 PPL이 눈길을 끌었다.

대감과 노비 콘셉트로 진행되는 설정에서 출연자들은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고 대감이 탄 가마가 스타리아 라운지로 연결되는 형태로 차량을 노출했다. 이어 프로그램 사이 광고를 통해 ‘대감마님의 쉬는 시간’이라는 말로 예능 프로그램의 세계관을 광고로 확장했다. 또 2부를 예고하며 프로그램 내 PPL과 광고가 하나의 맥락으로 완성됐다.

맥도날드의 경우 ‘슬기로운 의사생활2’ 속 배역 설정을 활용했다. 무엇을 먹든 ‘한 개 더’를 외치며 먹을 것에 진심인 이익준(조정석 분)의 아들 우주(김준 분)가 능수능란하게 햄버거를 주문하는 모습을 담았다.

앞서 지난 5월 김준 군은 맥도날드의 모델이 됐다. 시즌1 에그드랍 토스트를 즐기던(이 역시 PPL이였다) 우주의 최애 음식이 햄버거로 바뀐 것에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듯 보인다.

한편에서는 어린이가 직접 PPL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남아있지만, PPL이 광고와 자연스레 연상되는 장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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