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Talk] ‘쥴리 의혹’ 반박한 김건희 인터뷰
[Pick&Talk] ‘쥴리 의혹’ 반박한 김건희 인터뷰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7.09 11:1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권 유력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언론 인터뷰 통해 ‘윤석열 X 파일’ 직접 해명
정공법 vs. 오버페이스 설왕설래…커뮤니케이션 전략 전문가들 생각은?

화제가 되는 이슈를 픽(pick)해 다양한 관점을 톡(talk)하는 코너입니다. 기사 자체가 종결이 아닙니다. 아래 댓글란이나 더피알 페이스북(facebook.com/ThePRnews)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시된 의견들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19년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19년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Pick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6월 30일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유흥업소 접대부 출신이라는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다음날이다.

김 씨는 자신이 ‘쥴리’라는 예명을 쓰는 접대부였고 검사와 동거했다는 등의 소문에 대해 “소설”이라고 일축하며, 석·박사학위를 받고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시간도 없었고 친구들과 함께 살았는데 어떻게 동거를 하겠냐고 반박했다.

관련 의혹들은 세간에 ‘윤석열 X 파일’ 중 일부라고 떠도는 소문들로,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 주장하던 내용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는 대응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데 너무 일찍 객관화·일반화시켰다는 평가들이 나온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인 김 씨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Talk

공식적인 언론 인터뷰나 의도적 리킹(leaking)을 통해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설득, 상황의 반전을 꾀하는 방식은 다양한 이슈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이슈관리 솔루션이다. 이번 ‘쥴리 이슈’의 정공법 또한 아주 비상식적이거나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솔루션을 선택할 때의 상황이다. 평범한 많은 국민은 윤 전 총장의 X파일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X파일 내용에 대해선 모르고 있고, 특히 김건희 씨의 쥴리 이슈는 대부분이 금시초문인 상황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사안 자체를 몰랐기에 교정할 대상이 없었던 거다. 목표했던 해명과 설득이 진행되지 못하고 오히려 ‘새로운 정보’를 전달한 셈이 됐다. 위기관리 전략에서 타이밍을 판단할 때 정확한 현 상황 판단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안타까운 지점이다.


인터뷰 내용 중 아쉬운 건 ‘제가 바빠서 할 시간이 없어요’와 같은 워딩은 교정할 때 불필요한 이야기다. 안 바쁘면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괜한 공격의 빌미를 준다. 주변인에게는 할 수 있는 말이나 실언에 가깝다. 본인 입으로 ‘쥴리’라는 표현을 쓸 필요도 없다. 그저 유흥업소에 종사한 적이 없다고만 하면 되는데, 굳이 스스로 쥴리라는 표현을 써서 더 강력한 각인을 시켰다. 당장 네이버 연관검색어에 이전에 없던 김건희 쥴리 키워드가 생겨났다.


커뮤니케이션학 관점에서 살펴봐도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법칙이 적용된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떠올리듯 쥴리가 아니라고 하면 쥴리가 계속 생각난다. 사실관계 교정을 하더라도 불필요한 사족은 줄여야 한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개인적으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전 총장은 정치권에서는 뉴페이스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에 그만큼 허위 소문도 많았는데,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는 건 적어도 대선후보 부인으로서 국민의 알권리에 맞는 행동이었다. 실제 팩트에 대한 균형보다는 선정적인 내용이 부각되는 구조적 한계가 아쉽긴 하나, 해명이 사실이라면 개인이 밝히고 국민의 현명한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고 본다.
 

인터뷰 시기를 놓고 이야기가 많은 건 알지만, 언제 어떻게 했어도 시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이 ‘베스트 타임’이었다고 본다. 정공법으로 접근했고, 이후 잘했네 잘못했네 나오는 자잘한 이야기에 일일이 대응하는 건 불필요하다. 커다란 이슈가 아니면 무시하는 게 맞다. 어쨌든 유력 대선주자의 부인이고, 수면 위로 이슈가 올라왔다면 한 번 대응해주는 건 어떻든 필요했다. 좀 더 나아간다면 그 정도 했으면 윤 전 총장은 자기 본래 아젠다를 이야기하는 게 큰 틀의 정공법이다.
 

다만, 제 3자 인증(endorsement) 효과를 병행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든다. 오랫동안 잘 아는 일반 지인 등이 김건희 씨의 이야기를 뒷받침해주었다면 신뢰성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인터뷰 내용을 봤을 때 차분하게 도움을 받아 전략적으로 실행했다기보다는 개인의 답답함과 억울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본인으로 인해 남편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으니 걱정돼 격정을 토로한 듯하다.
 

쥴리라는 단어를 스스로 언급한 것 자체가 아쉬운 대목이다. 쥴리는 부르기도 쉽고 희화화하기 좋다. 그냥 유흥업소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했으면 충분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핵심 사안도 그것이지 않나. 쥴리라는 희화화하기 좋고 임팩트 센 단어를 수면위로 드러낸 건 패착이었다.
 

인터뷰 중 언급한 ‘에이스’, ‘미인파’ 같은 단어도 불필요했다. 간단히 아니라고 하면 되는 걸 너무 길게 묘사했다. 인터뷰 경험이 없기에 그랬겠지만, 왜 이렇게 자세하게 이야기했나 싶다. 본인은 세간에 나온 의혹들을 하나하나 반박한 것일 터이나, 이런 디테일한 설명들이 오히려 뭔가 아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약간의 지식만 있었더라도 ‘예, 아니오’로 짧게 이야기하고 그걸로도 충분히 해명이 됐을텐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본인이 한 번 읊어주면서 다른 사람들도 이제 마음놓고 이 사안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낙인찍을 이유가 뭐가 있나. 길다고 말에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소문의 맥락을 모르지만, 인터뷰에 드러난 메시지로 봤을 때 첫 번째가 유흥업소 근무, 둘째가 검사와 동거, 셋째가 출입국 기록 삭제다. 자산규모나 사업하는 걸 봤을 때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추측은 터무니없게 들리지만, 해명방식에 있어 간접적인 표현이 많아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 가령 그냥 동거를 안 했다고 하면 되는데 ‘검사는 바보냐’는 식으로 간접 대답을 했다. 출입국 기록 관련해서도 ‘지울 수 있으면 가르쳐 달라’가 아니라 그런 일이 없다고 하면 된다. 이런 경우 메시지가 ‘끈적끈적해졌다’고 말하곤 한다. 자신에 대한 공격을 반박하면서 왜 아니라는 말을 정확히 안 하는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의아하다.
 

후보 부인이면 정치인과 동격은 아니더라도 남들이 자길 갖고 희화화하거나 이야기를 더 확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체 메시지에서 ‘아니’라는 것 하나면 되는데, 자잘한 것 하나하나를 이야기하면서 노이즈를 많이 만드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철한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일단 출마 선언을 하면 컨벤션 효과라고 언론에 집중 보도되는 게 일반적인데, 동일한 시기 김건희 씨의 인터뷰 내용이 같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슈가 희석된 면이 있다.
 

소문의 내용 자체가 언론이든 정치권의 반대 진영에서든 직접 꺼내 들기는 민감한 주제였다.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이슈인데, 본인이 직접 말해버리면서 누구나 이제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유튜브에 관련 내용이 다뤄지고 있었다고는 하나, 의혹을 제기했던 채널이 신뢰성과 인지도가 높진 않았다. 일부의 소설이나 주장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본인 입으로 이야기하면서 루머가 메인 무대로 올라와 버린 꼴이 됐다.

정치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야 커뮤니티 등에 이야기가 도니 알 수 있었겠지만, 그냥 일반 뉴스 소비만 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제 모두가 알게 됐다. 그로 인해 기자들도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정치인들도 공개적 언급이 가능해졌다. 하루종일 종편, YTN같은 방송에서는 정치 평론가가 나와서 정치 관련 뉴스를 전하는데, 역시나 이 소재가 다뤄졌다. 그로 인해 2차 재생산이 일어났고, 그게 또 커뮤니티에 재생산됐다. 요즘 뉴스 소비 자체가 한 번 보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확산된다.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지금 첨예한 논란이 된 국민대 박사논문 함량미달 의혹도 이 인터뷰가 나온 이후 커졌다. 인터뷰의 핵심 해명이 석사 두 개를 따고 박사 따고 사업하느라 (접대부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었다는 거였는데, 그게 2차 이슈로 번진 것이다. 인터뷰 이후 논문에서 회원 유지를 ‘yuji’로 번역한 내용 등이 다시 커뮤니티에 돌기 시작했다.


김건희 씨의 학력 문제는 조국 전 장관의 자녀 표창장 논란과도 연결돼 있어 윤 전 총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사람들이 관심 갖게될 가능성이 높다. 전에는 이 사안을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유사한 사안에서 어떻게 대답하는지 보자는 심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는 굉장히 철저하게 이야기하고선 자기 것에는 남 이야기하듯 나오면 사람들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정치부 기자들도 현장 갈 때마다 계속해서 이 질문을 하고 있는 듯하다. 거기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다시 뉴스거리를 만들게 된다.

김형국 유브레인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나라 2021-07-10 13:09:15
쥴리, 주가조작, 논문표절 사실이든 아니든 의혹만으로도,
특히 쥴리가 영부인 된다?
국가적 망신이고 국민적 치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