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이력서’ 실험하는 틱톡, Z세대 놀이판서 탈피?
‘동영상 이력서’ 실험하는 틱톡, Z세대 놀이판서 탈피?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07.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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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형태 이력서 미국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봬
총 32개 현지 브랜드 채용 참가, #TiktokResumes 영상 1억뷰 돌파
엔터테인먼트 색채 벗어나려는 시도…전문가 “인종, 성, 장애 여부에 따른 차별 우려”
틱톡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영상 이력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틱톡 공식 홈페이지
틱톡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영상 이력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틱톡 공식 홈페이지

[더피알=한나라 기자] 동영상 기반 플랫폼 틱톡(TikTok)이 최근 기업과 젊은 구직자를 연결하는 ‘틱톡 이력서(TikTok Resumes)’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강했던 기존 색채를 벗어나려는 시도로 읽힌다.

‘틱톡 이력서’는 7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이 공식 홈페이지(▷바로 가기)를 통해 모집 중인 직무를 소개하고, 관심 있는 참가자들이 영상 이력서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구직자는 #TiktokResumes 해시태그를 걸어 이력서를 공개 업로드한 뒤 해당 링크를 지원하는 기업에 제출하면 된다. 이렇게 받은 이력서를 토대로 구인 기업에서 개별적으로 고용 절차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우선 미국에서만 진행되는데 글로벌 레스토랑 체인 치폴레(Chipotle), 미국 유통업체 타겟(Target),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 등을 포함한 총 32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7월 12일 기준 #TiktokResumes 해시태그가 표시된 모든 영상이 총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이력서 서비스 도입 전부터 사용자들은 틱톡 내에서 커리어톡(#CareerTok) 이라는 해시태그로 직업 관련 이야기를 공유했다. 틱톡의 글로벌 마케팅 최고책임자 닉 트란(Nick Tran)씨는 “커리어톡은 (틱톡 안에서) 널리 퍼져있던 하위문화”라며 “구직자들이 창의적이고 진실한 방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데 떠오르는 브랜드들이 함께 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틱톡이 취업 매칭 프로그램을 시작한 배경에는 플랫폼 주 사용층이 24세 미만 Z세대라는 점이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5월 보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국 내 Z세대 틱톡 이용자 수는 약 3730만명이다. 미국에선 스냅챗에 이어 두 번째로 Z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다.반면, 전통적인 미국 내 커리어 정보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의 Z세대 이용자는 전체의 19.3%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오락적 성격이 강한 기존 색채를 벗어나기 위한 일환으로 ‘동영상 이력서’를 실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Z세대 이용자에게 익숙한 숏폼 형태의 이력서를 제공하면서 틱톡을 구직 플랫폼으로 확장코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틱톡이 Z세대 사이에서 강한 참여도와 충성도를 가지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넘어 정치, 사회 등의 이슈를 토론하는 채널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틱톡은 지난해에도 콘텐츠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창의적 학습 기금 명목으로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868억원)을 조성했다. 이 돈은 파트너십을 맺은 800개 이상의 공인, 출판사, 교육기관, 전문가의 학습 콘텐츠 제작에 사용됐다.

팬데믹 이후 SNS 등 온라인 플랫폼 사용시간이 증가한 것을 고려, 앱 내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력서 파일럿 프로그램도 이러한 콘텐츠 다양화 시도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동영상 이력서를 놓고 각종 차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인종이나 성을 눈으로 구분할 수 있을 뿐더러, 틱톡 플랫폼을 통해 채용이 이뤄지는 만큼 접근성에 대한 차별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글로벌 경영 컨설턴트 도로시 달튼(Dorothy Dalton)은 지난 9일 포브스(Forbes)와의 인터뷰에서 “영상 이력서는 편견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며  “(구직자들이) 외모, 인종, 나이, 신체 능력에 따라 차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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