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간판 바꾼 언론사의 ‘포럼 장사’
ESG로 간판 바꾼 언론사의 ‘포럼 장사’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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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요구 과도” 기업 PR담당자 불만 목소리↑
비슷한 형태의 포럼들 줄지어, 내용 중복도 심해
코로나로 인한 예산 절감이 오히려 ‘방어막’ 되기도

[더피알=문용필 기자] 마치 새로운 금광을 발견한 광부들이 ‘골드러시’를 위해 모여드는 광경이 연상된다. 현재 대한민국 재계의 최대화두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야기다.

ESG가 금광이라면 광부들은 누구에 비유할 수 있을까. 얼핏 ESG경영에 나서는 기업을 떠올릴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기업PR 담당자들이 떠올리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언론사일 것이다. 최근 언론사가 주최하는 ESG 관련 행사들이 부쩍 늘어난 까닭.

금융, 소비재, IT 등 업종을 불문하고 ESG경영을 도입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들의 ESG 행사 횟수도 이에 정비례하는 모양새다. 포럼, 시상식, 클럽 등 명칭도 형태도 다양하다.

일부 경제지들은 기업들의 ESG 평가에도 직접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이제 막 상반기를 지난 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20여개 언론사가 앞다투어 ESG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더피알>은 지난 3월 ‘언론은 ESG 심판일까, 플레이어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ESG를 대하는 언론들의 현주소에 대해 고찰한 바 있다. 그리고 언론사들이 수익창출모델로 ESG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함께 전달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언론사들이 ESG 행사를 앞세워 기업PR 담당자들에게 협찬을 요구하는 일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언론사, 그리고 기업마다 압박의 온도차는 있겠지만 기업 담당자들 사이에선 이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가장 흔한 형태는 포럼이다. 장소를 대관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강연형식으로 진행하면 되는 만큼 비교적 작은 규모의 언론사도 행사개최가 용이하다. 곽혁 한국광고주협회 상무는 “최근 ESG(행사)와 관련해 언론사들의 협찬요구가 과하다”며 “ESG가 기업 관심사이다 보니 언론사들의 안전한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협찬요청과 교육참석 요청이 동시에 들어오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광고주협회가 지난 5월 국내 200대 기업 광고·홍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체로부터 ‘ESG 이슈’를 이유로 광고·협찬비나 행사 참여를 요청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가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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