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기사’의 의미, ‘3일 출근’의 가치
‘선물 기사’의 의미, ‘3일 출근’의 가치
  • 한정훈 (existen75@gmail.com)
  • 승인 2021.07.29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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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의 어차피 미디어-그래도 미디어]
‘새로운 관계’ 통해 구독 가치 새롭게 설득
근무 시스템에도 변화, 9월부터 ‘3대 2’ 원칙 실험
기사 제목 하단에 아이콘 형태로 붙은 선물 기능. 뉴욕타임스 프레스룸 설명 페이지 화면 캡처 
기사 제목 하단에 아이콘 형태로 붙은 선물 기능. 뉴욕타임스 프레스룸 설명 페이지 화면 캡처 

[더피알=한정훈] 뉴욕타임스(NYT)가 뉴스 구독자가 한 달에 10개의 기사를 비구독자에게 주는 ‘선물(Gift)’ 기능을 도입했다. 구독의 가치를 느끼고 뉴욕타임스 기사를 경험해 보지 못한 독자(Reader)를 구독자(Subscriber)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문 구독 마케팅의 또 다른 예시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하버드대 니먼렙(NiemanLab)에 따르면 서비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기사를 읽고 상단에 있는 선물(Gift) 모양 버튼을 눌러 원하는 사람에게 전달하면 된다. 현재 뉴욕타임스는 쿠킹이나 게임이 아닌 뉴스 구독자들에게만 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선물 받은 기사는 비구독자가 볼 수 있는 기사 제한 개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14일 동안 읽을 수 있다. 안나 맨큐시(Anna Mancusi) 뉴욕타임스 제품 담당 이사는 니먼렙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능은 지난 6월 중순 미국 대다수 디지털 구독자들에게 활성화됐다”며 “오는 8월까지 모든 뉴스 구독자들에게 이 기능을 확대하고 앱에도 선물 버튼을 추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정 기사에 대한 공유 횟수 제한은 없다. 원한다면 수십 명의 비구독자에게 기사를 보낼 수 있다. 다만, 비구독자는 한 번도 뉴욕타임스를 유료로 본 적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맨큐시 이사는 이를 ‘선물 기사(gift articles)’로 지칭하며 “우리의 첫 번째 구독자 전용 기능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등도 구독자가 비구독자에게 무료로 기사를 ‘공유’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와는 차별된다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공유가 아닌 선물이다.

NYT가 ‘기사 선물’ 기능을 도입했다. 관련 내용을 홍보하는 페이지.
NYT가 ‘기사 선물’ 기능을 도입했다. 관련 내용을 홍보하며 구독을 안내하는 페이지

기사 공유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구독에 따른 부가 서비스, 가치(value for those paying for the Times)’라는 의미를 추가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좋아하는 사람과 기사를 함께 볼 수 있는 권리는 뉴욕타임스 구독자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뜻이다. 선물 기능 도입을 위해 뉴욕타임스는 지난 2020년부터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초기 구독자들이 얼마나 자주 이 기능을 사용했는지에 기초해 뉴욕타임즈는 이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선물 기능이 구독자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회사의 주된 관심사다. 맨큐시 이사는 “선물 수신자가 구독자로 전환될지 아닐지를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며 “그러나 최소 뉴욕타임스에 이메일을 제공하게 해 ‘등록 회원’은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어떤 루트보다 선물 받은 링크를 따라 우리 사이트에 넘어온 비구독자들은 등록을 통해 뉴욕타임스와 ‘관계’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몇 개월 동안 상품 수령자의 등록 및 전환율, 구독자 공유 형태, 보유 현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9월부터 함께 근무…“강력한 문화 구축, 형평성에도 맞다”

미국 사회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근무 시스템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여타 기업과 마찬가지로 재택을 지시했던 뉴욕타임스는 최근 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6월 21일 직원들에게 오는 9월 6일부터 일주일에 최소 3일 사무실에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NYT 내부 메모를 입수한 인사이더(Insider)에 따르면, 마이클 슬랙만(Maichael Slackman) 국제 담당 편집국 부국장이 보낸 메모에는 9월부터 각 부서장을 시작으로 수백명의 편집국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지도할 것이라고 쓰여있다.

언론계 디지털 혁신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가 기사의 활발한 공유를 위해 '선물' 기능을 도입했다. 사진은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플리커 
 팬데믹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던 뉴욕타임스가 9월부터 사무실 출근을 결정했다.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슬랙만 부국장은 “경영진들은 직원들이 일주일에 최소 3일(화요일부터 목요일), 일부는 주 5일 출근하길 원한다”며 “물론 사무실 준비 상황, 개인 사정 등에 따라 일부 예외는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슬랙만은 또 “우리의 현재 계획은 대부분의 직원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주일 최소 3일 이상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뉴욕타임스는 한 달에 2주를 집에서 연속 근무하고 나머지는 회사로 출근하는 ‘2주블럭(two week blocks)’도 실험한다.

뉴욕타임스는 정책 변화에 대해 기업문화 구축과 형평성에 대한 고려라고 설명했다. 메모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은 강력한 문화를 구축하고 형평성에도 맞다”며 “예외는 드물 것”이라고 했다. 보상 문제, 위치 등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 예외와 관련해선 뉴스룸을 언급했다. 메모에서 “일부 인원은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기사를 쓰고 각 시간대에 맞춰 스마트한 취재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사 vs 집’ 근무의 3대 2 원칙은 팬데믹 이후 미국 일반 직장의 근무 형태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같은 공간 근무로 인한 시너지 및 연대감 구축과 직원들의 건강과 복지, 효율성 등을 고려한 황금분할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주 5일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대는 이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의미다.


참고자료

businessinsider.com/new-new-york-times-memo-details-back-to-work-plans-2021-6
niemanlab.org/2021/06/the-new-york-times-now-allows-subscribers-to-gift-articles-to-non-subscribers
niemanlab.org/2021/06/the-new-york-times-now-allows-subscribers-to-gift-articles-to-non-subscribers
nytco.com/press/introducing-gift-articles-a-new-way-for-times-subscribers-to-share-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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