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인의 노후,돌파구는 없을까?
홍보인의 노후,돌파구는 없을까?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02.0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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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금년도 각 기업들의 인사도 지난 1월로 대부분 끝이 났다. 승진한 사람, 못한 사람, 퇴직한 사람, 은퇴한 사람. 많은 사람들의 희비가 교차되지만 인사 철에는 잘된 사람보다는 실망과 좌절에 젖어 술 한잔으로 아픔을 삭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 중에서도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타의로 회사를 떠나게 된 사람의 아픔이 제일 크다. 홍보인의 정년 그리고 은퇴지난 연말에 평소 아끼던 후배가 회사로 찾아왔다. 이제 갓 50을 넘긴 대기업 부장이다. 방문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회사가 1960년생 이전 출생자에게 전원 퇴직 통보를 했단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연하단다. 연초부터 각 언론들은 은퇴 후 40년을 산다며 기획 특집을 다루느라 난리인데 한편에서는 정년도 못 채우고 길거리로 나 앉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홍보인으로서 직장에서의 수명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업종별로 다르겠지만 일반 기업체의 경우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부장은 50대 초반이고 임원은 50대 중후 반이다.

20~30년간 홍보만 하다 회사를 나오면 뭘 하고 먹고 살 수 있을까? 알면 일단 답답해진다. 대부분 홍보에서 나오면 부장의 경우 자신이 근무 했던 기업 보다 한 단계 아래 기업에 임원직을 기웃거려 보지만 부장 타이틀로는 어림없다. 아직도 기업에서는 기업 출신보다 언론인 출신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탈락하면 그 다음 생각 해보는 것이 피알대행사다. 그러나 이곳도 만만치 않다.

기업도 영세하고 같은 나이대의 오너 밑에서 근무 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자존심이 상한다. 그 다음에 선택하는 것이 결국 영업직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길을 걷는 것이다. 영업직이라 하면 결국 자신이 그동안 몸담고 있었던 직장에서의 인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인데 그것도 한 두번이지 2, 3년 버티다 그만 두고 자영업을 모색하게 된다. 임원의 경우는 오너 밑에서 홍보를 해야 한다.

잘하면 부사장, 사장, 60세까지도 보장이 된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홍보 임원은 아주 잘 해야 전무요 대부분 상무에서 끝이 난다. 임원으로 그만두면 부장보다도 더 갈 곳이 없다. 그간 홍보 경험을 살려 컨설팅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수요가 별로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내 주변의 홍보임원 출신들은 대부분 제2의 삶을 사진, 음악, 여행, 바둑 등 취미활동으로 보내고 있다.

물론 임원으로 그만뒀으니 부장보다 경제적으론 여유롭다. 그냥 일을 떠나 한가롭게 시간을 낚는 생활을 한다. 홍보인의 미래, 누가 결정하나… 자, 그러면 우리 홍보인의 노후 돌파구는 없을까?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신의 능력을 한번 살펴보자. 지난해 2월, 삼성에 있을 때 부하였던 고참 부장 둘이 명퇴 신청을 하고 창업을 했다.

그 중 나이 먹은 부장은 동기생이 전무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운이 따르지 않아 임원 승진이 못되고 만년 부장으로 눌러 앉아 있었다. 조직에서 후배들의 눈치도 보였지만 그래도 어떡하랴? 막내 자식을 생각하면 앞이 구만리같은데.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온라인 홍보를 접하게 됐고, 그리고는 곧바로 여기에 도전했다. 젊은 애들처럼 컴퓨터를 능히 다루지도 못하고 스마트 폰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지만 50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앞으로 살 길은 오직 이길뿐이라고 생각했다.

과감히 도전해서 마침내 뉴미디어 홍보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 경영진으로부터 칭송이 자자했다. 아마도 요즘 뜨는 소셜미디어 홍보에 관한 한, 대한민국에서 이 친구를 따라 갈 정도의 전문가는 드물다. 소셜미디어 홍보 회사를 차렸다. 1년도 채 안됐지만 직원수만해도 15명에 이른다. 과거 홍보대행사 창업 붐이 일 듯 지금 이 분야가 먹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은 지금 행복하다. 왜냐 미래가 보이니까. 과거 경험이 철저히 무시되는 이 시대에 누구도 갖지 않은 새로운 자산으로 찬스를 잡은 것이다. 회사는 날 보호해주지 않는다. 안정된 직장일수록 미래에 제일 불안한 직장이다. 홍보인의 수명은 누구도 보장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 달려 있다. 어차피 40년 더 산다는데, 한번 도전해 보자. “우리가 걱정하는 것 중 97프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명언이 있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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