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현장] ‘홀맨’은 왜 판교에 첫 스토어 열었을까
[마케팅 현장] ‘홀맨’은 왜 판교에 첫 스토어 열었을까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09.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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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현대百 내 ‘80바이트 스토어’ 운영
아날로그 감성 살린 소품·굿즈 판매, “기존 팬들 위한 세계관 체험에 중점”
팝업스토어 입구에 들어서면 홀맨과  무너가 방문객들을 맞아 준다. 한나라 기자 
팝업스토어 입구에 들어서면 홀맨과 무너가 방문객들을 맞아 준다. 한나라 기자 

[더피알=한나라 기자] LG유플러스에는 생계형(?) 인플루언서가 있다. 18년만의 컴백 후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애쓰는 ‘홀맨’이다. 2000년대 감성 충만한 이 캐릭터가 판교 현대백화점에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컴백 후 1년여 만이다.

공간의 정식 명칭은 ‘홀맨 80바이트 스토어.’ 문자메시지가 80바이트이던 시절부터 사람들과 함께한 홀맨을 나타낸다는데, 이름에서부터 2000년대 감성이 스멀스멀 느껴졌다. 이동통신사의 캐릭터가 꾸민 첫 오프라인 공간은 어떤지 궁금해서 (날씨도 좋고 가을바람도 쐴겸) 판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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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가 위치한 4층에 도착하자마자 멀리서 홀맨의 모습이 보였다. 빨간 망토를 두르고 서있는 모양새가 공간을 지키는 파수꾼 같았다. 홀맨 옆에는 새로운 얼굴이 있었는데, 컴백 후 새롭게 합류한 홀맨의 라이벌 ‘무너’라고 한다. 라이벌 사이가 무색하게 입구의 두 캐릭터는 한껏 유쾌한 모습이었다.

입구부터 세기 말 감성이 담긴 아날로그 소품과 홀맨 굿즈가 함께 전시되어있었다. 한나라 기자 
입구부터 세기말 감성이 담긴 아날로그 소품과 홀맨 굿즈가 함께 전시되어있었다. 한나라 기자 

본격적으로 팝업 공간에 들어서니 스토어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가운데 카운터 공간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두 공간이 나뉘어 있다.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공간에는 세기말 냄새나는 소품들이 배치돼 있었다.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해 현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운영사 측에서 직접 구제시장을 돌아다니며 수집했다고 한다. 

가운데에 위치한 카운터에서는 홀맨 캐릭터 와펜을 골라 에코백이나 파우치에 붙이는 커스텀 굿즈를 만들 수 있었다. 그 옆 공간에는 홀맨 엽서와 마스킹테이프, 연필과 볼펜, 인형 등 여러 굿즈가 줄지어 전시돼 있었다.

두 명의 방문객이 구경 중이었는데 척 봐도 2001년생 홀맨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홀맨을 알지 못했고 옆에 서 있던 직원이 “옛날에는 휴대폰 중에~”라며 홀맨의 전성기를 읊기 시작했다.

열띤 설명을 뒤로 하고 시선을 돌리니 아이와 아버지가 와펜을 이용한 굿즈를 만들고 있었다. ‘홀맨 팝업스토어를 알고 찾아왔는지’ 물었더니 “아이 데리고 백화점에 나왔다가 우연히 들렀다”는 답이 돌아왔다. 같은 시간에 방문했던 방문객들도 대부분 ‘지나가다 들렀다’고 이야기했다. 컴백 후 첫 오프라인 공간인 만큼 팬들의 방문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팝업스토어 가운데에 위치한 카운터에서 와펜을 활용해 맞춤형 굿즈를 제작할 수 있었다. 한나라 기자 
팝업스토어 가운데에 위치한 카운터에서 와펜을 활용해 맞춤형 굿즈를 제작할 수 있었다. 한나라 기자 

평일 오후에 방문한 탓일까 싶어 이전까지 방문객들에게 홀맨의 역사를 심도 있게 설명해주던 직원에게 분위기를 물었다. “금요일과 주말에는 사람이 많은 편이며 평균적으로 1500명 정도가 방문했다”고. 홀맨을 아는 사람이 많냐고 하니 “모르는 사람이 반이라 자주 캐릭터 세계관을 설명한다”고 했다. 홀맨 때문에 팝업스토어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일수록 “굿즈를 살피다가 조용히 구매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대화를 끝으로 공간 체험을 마쳤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던 탓에 꼼꼼하게 둘러봐도 30분을 넘기지 않았다. ‘홀맨의 첫 오프라인 스토어‘라고 하기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고 이 공간의 목적이 궁금해졌다.

홀맨을 모르는 Z세대를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여 LG유플러스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복안인지, 2000년대 감성을 잘 아는 밀레니얼 이상 세대의 팬심을 자극해 LG유플러스 호감도를 높이는 차원인지 말이다. 현장에서 파악한 정보만으론 알기가 어려워 홀맨 마케팅을 담당하는 LG유플러스 관계자에 연락을 취했다. 

홀맨 80바이트 팝업스토어 전경. 한나라 기자

LG유플러스 이상수 팀장은 “이번 팝업스토어의 가장 큰 목적은 팬들에게 홀맨의 세계관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도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홀맨 복귀 1주년을 기념해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려했다는 설명이다.

취재차 방문한 현장에선 우연히 들른 인원이 많았지만, 현장 직원의 설명을 고려하면 팬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는 듯했다. 팝업스토어 오픈 당시 SNS 등을 통해 사전 초대장을 보냈는데 운영 기간이 절반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약 50%의 인원이 공간을 방문했다고 한다.

판교 현대백화점을 팝업스토어 장소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젊은 부모와 신혼부부, 1인 가구, IT업계 종사자 등 다양한 밀레니얼 세대가 거주 중이고 현대백화점 역시 인구 유입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취지의 홀맨 80바이트 스토어는 오는 9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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