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 로벅스로 돈 벌어요”…메타버스가 여는 크리에이터 경제
“젬, 로벅스로 돈 벌어요”…메타버스가 여는 크리에이터 경제
  • 한나라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09.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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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서 번 가상화폐 실제 수익으로 전환
프로그래밍 수익 개발자와 나누는 로블록스, 아바타 패션 디자인하는 제페토
1세대 제페토 크리에이터 ‘렌지’,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 관심 높아지는 추세”
제페토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할 수 있다. 화면 캡처
제페토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할 수 있다. 화면 캡처

[더피알=한나라 기자] 메타버스가 새로운 비즈니스 채널이 되고 있다. 게임을 설계하고 아바타 의류를 디자인 하는 등 메타버스 내 경제 활동을 통해 가상화폐를 벌고 이를 실제 수익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일간 이용자가 4200만 명에 달하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서는 모든 사용자가 프로그래밍을 통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로벅스’라는 가상화폐를 지불한다. 이때 발생하는 게임 수익을 개발자와 로블록스 측이 나눠 가지고, 일정 금액을 넘으면 로벅스를 실제 화폐로 전환해준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 이용자들은 제페토스튜디오를 이용해 아바타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스튜디오에 크리에이터로 등록 후 직접 디자인한 아이템을 업로드하면, 판매 수익의 일정 비율을 가상화폐 ‘젬’으로 받는 구조다. 로블록스와 비슷하게 일정 금액을 넘기면 실제 화폐로 전환해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다른 수익 창출 방식은 최근 네이버제트에서 시범 도입한 라이브 방송 기능이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앱 내에서 팔로잉 기반 SNS를 이용하는데, 여기에 타 SNS처럼 라이브 방송 기능을 더한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스트리머와 이용자 모두 아바타인 상태로 접속한다는 것, 후원 화폐가 가상화폐인 젬이라는 정도다. 후원받은 젬 역시 특정 금액을 넘긴 경우 실제 화폐로 출금할 수 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현재 시범 도입 단계로 활동이 활발한 일부 이용자들만 라이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차후 전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역시 지난달 19일 메타버스 기자간담를 통해 이프랜드 전용 화폐 제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가상 맵(map)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IT전문지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로블록스 상위 개발자들의 연간 수입은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를 웃돈다. 하지만 이는 일부 개발자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온라인상의 반응을 살펴보면 국내 이용자들이 로블록스를 통해 거두는 수익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에 반해 제페토의 경우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좀 더 다채롭다. 로블록스 수익창구가 게임 개발에 맞춰져 프로그래밍이라는 장벽이 있는 반면, 제페토는 스튜디오에 크리에이터로 등록한 이용자들이 디자인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제페토 플랫폼 내에서 돈 버는 팁을 공유하는 콘텐츠도 로블록스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제페토 스튜디오 오픈 때부터 ‘제페토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렌지는 앱 내에서 약 36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현재 100만 개 이상의 아이템을 직접 디자인해 판매했는데,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페토를 통한 월 수익이 1500만원을 웃돈다’고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전업으로 제페토 아이템 제작과 관련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렌지는 더피알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바타에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히고 싶다는 마음으로 제페토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했다”며 “제페토 수익 활동과 관련해 세부적인 문의 건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터를 목적으로 제페토를 시작하는 사용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렌지 외에도 ‘제페토 크리에이터’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메타버스 상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월 기준 제페토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이용자 70만명, 스튜디오 내에 등록된 아이템은 200만개, 누적 판매 개수는 2500만개에 달한다.

‘오프라인과는 다른 새로운 채널’ 정도로 여겨지던 메타버스는 프로그래밍과 디자인, (메타버스 내) 인플루언서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얻는 채널로 변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브랜딩 공간을 넘어 또 다른 마케팅·세일즈 채널로 활용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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