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양이, 그 말의 내일이 궁금하다
그 고양이, 그 말의 내일이 궁금하다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09.10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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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비건 화장품 아떼, 3D 고양이 내세운 비건 100% 광고 시선
탬버린즈 팝업스토어에는 움직이는 말이…브랜드 가치+화제성 높여
특별한 스토리가 숨어 있는 고양이와 말이 화제를 낳고 있다.

야옹~하고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시작으로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뛰어다니며 화면을 활보한다. 장난치는 고양이의 발아래로 립스틱 하나가 툭 떨어지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희생도 원치 않아요. 100% 비건이니까.”

[더피알=한나라 기자] LF의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ATHE)가 최근 선보인 광고의 한 장면이다. 여느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이 광고의 숨은 의미는 동물 모델에 있다. 출연한 고양이들이 실제 동물이 아닌 3D로 구현된 ‘가상 고양이 모델’이기 때문이다.

동물보호와 동물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국내외를 망라해 꾸준히 증대되는 추세다. 멕시코에서는 동물실험의 잔혹함을 고발한 단편영화 <구해줘 랄프>의 인기에 힘입어 북미권 최초로 ‘동물실험 금지법’이 통과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대기업 광고에서 가상 고양이 모델이 출연한 것이다.

아떼 측은 ‘친환경 비건 뷰티’를 지향하는 브랜드 가치에 맞게 동물모델이 받는 스트레스를 없애고자 ‘아떼냥이’를 생각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마케팅 과정에서도 동물권을 해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동물을 모델로 하는 경우 제작진이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촬영을 거듭하고, 장시간 빗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세심히 배려한다고 해도 의도를 모른 채 출연하는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비건 화장품 소비자들이 대부분 동물 감수성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동물을 모델로 이용하는 제작 방식도 반감을 살 여지가 있는 것이다. 
 

동물 가상모델에 들어가는 비용은 실제 동물을 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차적으론 브랜드 가치를 지켜가기 위한 투자 개념으로 볼 수 있지만, 잘만 활용하면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똑똑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우선 가상 동물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도와 화제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아떼냥이는 그 정체(?)에 대한 스토리가 많은 언론보도를 낳으며 아떼라는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역할을 했다.

나아가 SNS 인플루언서로서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근 버추얼 인간들이 SNS상에서 그들만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인플루언서로 활약하고, TV 광고는 물론 각종 브랜드 엠배서더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버추얼 동물 인플루언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반려묘 채널 '김메주와 고양이들'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굿즈 스토어. 다수의 반려동물 크리에이터들이 반려 동물 굿즈를 비즈니스화 하고 있다. 화면 캡처

반려동물 콘텐츠가 각광받고 이들을 활용한 굿즈 판매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버추얼 동물 인플루언서의 가능성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기업 브랜드가 자체 개발하는 또 다른 IP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아떼냥이의 경우처럼 가상 동물모델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가짜 동물모델을 이용해 바이럴 효과를 크게 높인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뷰티 탬버린즈(tamburins)의 가로수길 신사스토어가 이에 해당한다.  

탬버린즈는 신사스토어를 리뉴얼하며 실제 말과 흡사한 키네틱아트 모형 말을 매장에 등장시켰다. 키네틱아트는 작품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포함하는 예술 작품을 뜻하는데, 이 특별한 말 덕분에 스토어는 인증샷 성지로 자리 잡았다. 

처음 신사스토어 모습을 공개한 탬버린즈 SNS에는 “실제 말인 줄 알았다”는 반응과 친구를 태그하며 “방문해보자”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현재도 SNS상에서 탬버린즈를 검색하면 말과 함께 찍은 인증샷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8월 말 문을 연 세 번째 스타필드스토어에도 말이 자리를 지키는 등 입소문의 주인공으로 톡톡히 활약한다. 

탬버린즈 해시태그 검색 시 키네틱 말 모형 인증샷을 다량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탬버린즈 해시태그 검색 시 키네틱 말 모형 인증샷을 다량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갑작스럽게 실제 같은 말이 등장한 배경에는 탬버린즈가 추구하는 슬로건 ‘태도가 향이 될 때’라는 메시지가 있다. 탬버린즈가 추구하는 열정적이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말에 투영한 것이다. 실제 말의 생생함을 보여주면서도 동물 희생을 없애는 방향으로 키네틱 아트 조형물이 세워졌다. 

아떼와 탬버린즈 사례 모두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와중 동물 희생 없이 ‘가짜 동물모델’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가상 동물모델이 화제가 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공감가는 세계관과 히스토리를 입힌다면 펭수처럼 국민적 인기를 모으는 새로운 인플루언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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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고냥 2022-01-30 14:57:54
저기에 나오는 둔둔 마켓은 크집사님이 운영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알고있어요. 아마 크림히어로즈 채널쪽에서 운영하고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