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안 내놓은 카카오, 악화된 여론 반등할까
상생안 내놓은 카카오, 악화된 여론 반등할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9.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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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기금 마련 등 대책 발표
정부‧여당 구체적 규제움직임 잇따르자 상생안 나와
김범수 의장 등 최고 경영진들 별도 대외 메시지도 없어
자료사진. 뉴시스
자료사진. 뉴시스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 (김범수 카카오 의장)

[더피알 문용필 기자] 카카오가 14일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여당의 잇따른 규제움직임과 사업확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물. 하지만 상생안이 나온 시점과 최고 경영진의 공식적인 대외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에서 여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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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가운데 13일부터 이틀간 전체회의를 열고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의 재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3000억원을 5년간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해선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역시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와 혁신 사업 중심으로의 재편이다. 카카오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소상공인들의 ‘밥줄’을 위협한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상생 방안 발표에 나선 곳은 카카오 모빌리티다.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기업 고객대사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에서 철수하고 대리운전 기사들에 대해선 수요 공급에 따라 할인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으로 확대‧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택시에 대해선 스마트호출 서비스의 전면 폐지와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를 발표했다.

카카오의 여러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 중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는 점에서 빠르게 상생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 PR팀 관계자는 “현안의 중심에 있는 사업들이 많은 모빌리티부터 구체적 상생안에 대해 발표했다”며 “다른 계열사들도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 (상생방안이) 마련되면 각 계열사별로 공식적으로 알려드릴 것 같다”고 전했다.

카카오 입장에선 이번 상생방안 발표를 통해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교두보는 마련해둔 셈이지만 악화된 여론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카오의 사업확장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 것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의 구체적인 ‘규제 액션’이 들어가니 위기를 모면하고자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기금 마련도 방안도 과거 기업들이 위기상황 해결을 위해 자주 내놓았던 해결 방안이다. ‘혁신기업’다운 신선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카카오 PR팀 관계자는 “사회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본질적인 변화에 나섰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상생안을) 늦게 발표하는 것 보다 조금이라도 사회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먼저 선언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방향성을 갖춰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생안 발표에 발맞춰 김범수 의장이나 여민수‧조수용 대표 등 최고 경영자들의 대외 메시지가 따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지난 2014년 ‘카카오톡 검열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긴급하게 열렸던 기자간담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사의 사업확장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 진정성있는 메시지를 내놓았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위기관리 차원에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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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상생안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 등 김 의장의 발언을 전했으나 공식적인 대외 메시지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향후 김 의장과 두 대표의 입장 발표 가능성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상생안 관련 대외 캠페인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지금은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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