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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언어도 ‘한글 패치’가 필요하다
마케팅 언어도 ‘한글 패치’가 필요하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10.0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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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한글날 맞춰 외래어의 한글화 관심 재점화
무조건 순화보다 사람들이 납득할 대체 표현 필요
‘시팅 쿠션’, ‘패브릭랩’ 등 과도한 외국어 사용 거부감도
경기도 용인시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외벽에 유리 모자이크 타일로 만들어진 한글벽화가 설치됐다. 뉴시스.
경기도 용인시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외벽에 유리 모자이크 타일로 만들어진 한글벽화가 설치됐다. 뉴시스.

[더피알=조성미 기자]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올해는 토요일이기는 하지만, 월요일에 대체공휴일이 적용되는 아주 감사한 날이죠. 그저 쉬는 날이라서만은 아닙니다. 한글은 쉬운 문자이면서도 다양한 소리를 문자로 적어낼 수 있습니다. 표현과 소통에 있어서 그 어떤 언어보다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이를 만들어주신 세종대왕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기념일을 제정한 것이죠.

한글의 소중함을 깨치는 한글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해 다양한 행사도 진행됩니다. 브랜드나 기업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담은 글꼴을 선보이는 것도 몇 해 전부터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 됐죠. 또 한글날을 즈음해 언어 해침의 원인으로 꼽히는 은어 등에 대한 자정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이 가운데 하나로 외래어 순화 활동도 있습니다. 올해 한글날 기념 기업 행사 가운데에도 이러한 내용이 있습니다.

주방용품 기업 해피콜은 흔히 사용하는 편수·양수냄비라는 말이 일본식 표현이라며 각각 한손·양손냄비로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해피콜이라는 브랜드와 프라이팬을 어떻게 한글화 할지는 여전히 고민인가 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SNS를 통해 듣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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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마구마구 2020’도 야구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해 댓글을 남기면 보상해주는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예시로 ‘홈런’을 ‘집으로 달려가다’라고 직역해놨는데요. 야구경기 규칙의 의미를 담아내긴 좀 미흡해 보이기도 합니다. 무릎을 ‘탁’ 칠 만큼 기발한 아이디어가 당첨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실생활에서 쓸 수 있을 만큼 좋은 표현이 나오면 좋겠네요.

이처럼 한글날만 되면 언어순화에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종종 ‘순화를 위한 순화’에 머무르는 사례가 많습니다. 아마도 본래 표현만큼 기억에 남지도, 입에 붙지도 않아서겠죠.

때로는 순화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언어라는 것이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하는 만큼 단어 하나를 온전히 옮겨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극단적으로 해외에서 태동한 패션이 빠르게 국내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탓에 ‘보그OO체’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죠.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으로 질타를 받은 스타벅스와 알라딘. 각 사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게시물.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으로 질타를 받은 스타벅스와 알라딘. 각 사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게시물.

이처럼 과도한 외국어 사용은 종종 뭇매를 맞기도 합니다. 지난달 스타벅스는 업사이클링 굿즈를 공개했다가 비난을 받았습니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시팅 쿠션’을 두고 소비자들은 “우린 이걸 ‘방석’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질책했습니다. 덕분에 앞서 7월에 ‘패브릭랩’을 내놓은 알라딘도 소환당해 ‘보자기’라는 표현을 배워야만 했던 일도 있었네요.

소비자들은 더이상 외국어가 막연히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상황과 맥락을 제대로 표현하는 적확한 표현이 중요합니다. 결국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을 지양해야 하지만 외국어를 무조건 순화의 대상으로 봐서도 안되죠.

PR과 마케팅 분야는 언제나 새로운 트렌드를 찾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표현은 원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가급적 외국어와 외래어를 쓰지 않아야겠다고 의식하고 있음에도 쉽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통용된 용어들은 ‘마케팅적 허용’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외국어를 대체할 올바른 표현을 찾고 사람들이 납득하고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로 옮기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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