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희망’과 ‘과도 불안’이 뒤섞인 위드코로나 보도
‘과다 희망’과 ‘과도 불안’이 뒤섞인 위드코로나 보도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11.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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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방역수칙 변화 속 상반된 분위기 기사들 쏟아져
팬데믹 여전히 진행중…위드코로나는 ‘포스트 코로나’ 아냐
언론에 정보 의존하는 국민에게 신중한 보도 필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3일째인 3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줄을 선 시민들. 뉴시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3일째인 지난 3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줄을 선 시민들.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2년간 지속된 팬데믹의 기나긴 터널을 지나 이른바 ‘위드코로나’로 방역체계가 전환된 지 나흘째다. 코로나19가 분야를 막론한 최우선적인 이슈인 만큼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지침이 발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언론에선 연일 관련 기사들이 쏟아진다.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보도의 포인트는 역시 방역수칙 변화였다. 유흥시설 이용이나 스포츠 관람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한됐던 인원수나 영업시간 등에 대한 내용이다. 접종완료자와 미접종자의 차별 논란을 낳은 백신패스도 주요한 기삿거리가 됐다.

그리고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11월부터는 달라진 거리풍경을 스케치하는 기사들이 연일 생산됐다. 여기에 경기회복이나 해외여행 재개, 기업의 매출 상승을 바라보는 각종 예측도 언론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심지어 지역축제들이 재개된다는 보도까지. 조금 과장하면 기사 행간마다 희망이 넘실거리는 모양새다.

모든 언론사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같은 기사들을 바라보면서 의문과 우려가 교차한다. 과연 위드코로나를 희망적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위드코로나로 돌입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80%에 달하는 백신 접종율이다. 국민들이 큰 저항없이 협조했기에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이같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즉, 집단면역이라는 든든한 갑옷을 입고 바이러스와 맞서게 된 것 이외에는 상황이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이야기다.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맹위를 떨치고 있고 팬데믹은 현재진행형이다. 말 그대로 코로나와 공존하는 시기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위드코로나가 아닌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언론들도 이같은 맥락에서 위드코로나 관련 보도에 더욱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시점이다. 물론 팬데믹 피로감에 지친 국민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 힘이 될만한 뉴스를 전해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를 ‘포스트 코로나’로 오인할 만한 ‘과다 희망’의 보도들은 자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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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언론보도도 문제다. 위드코로나 3일째 신규확진자 수가 2600명에 달하자 제목에 ‘불안’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기사들이 이어졌다.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 불필요한 낙관도 문제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도 없다.

언론 불신이 극에 달했다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우리사회는 언론의 역할과 건강한 영향력을 체감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동안 상당수 국민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언론에 의지해왔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코로나19 관련 뉴스 및 정보 이용에 대한 6개국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의 77%가 코로나 뉴스를 접하는 출처로 언론을 꼽았다. 각종 허위정보와 오정보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언론’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다수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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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00년간 맞닥뜨리지 못한 전대미문의 팬데믹을 거치며 언론들도 감염병 및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한 보도라는 측면에서 많은 것을 학습했을 것이다. 그 결과 초기에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오던 보도 행태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개선됐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정부가 아무리 방역 커뮤니케이션에 힘쓴다고 해도 결국 핵심 매개체는 언론이다. 코로나 사태의 변곡점에 서 있는 만큼 상황을 직시하는 ‘팩트 전달’와 ‘올바른 이해돕기’라는 기본원칙을 더욱더 충실히 지켜야 할 때다. 이왕이면 제대로 된 분석이나 해설까지 붙인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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