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니? 방구석 롯데월드
가봤니? 방구석 롯데월드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1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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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내 맵 개설…인증샷 즐기는 Z세대 위한 포토존 다수
디테일한 공간 구성, 놀이기구 탑승·미션 수행으로 참여 높여
팬데믹 여파 채널 다각화 일환, 오프라인 방문도 직접 유도

[더피알=한나라 기자]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 인파가 밀집되는 장소는 기피 대상 중 하나다. 놀이공원도 마찬가지다. 못 가는 건 아니지만 가기는 꺼려지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면서 맘껏 소리를 지르던 일상이 어느샌가 제한돼 버렸다.

그런데 국내 대표적인 실내 놀이공원인 롯데월드가 가상공간에서 ‘개장’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맵을 개설한 것이다. 놀이공원에 대한 많은 이들의 갈증을 반영이라도 하듯, 오픈 한달이 채 안돼 방문자수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유튜브엔 ‘메타버스 롯데월드 탐방기’ 영상이 속속 업로드되고 있다.

이용후기를 보면 ‘놀이기구 탑승’이나 ‘미션 완료하는 법’ 등의 키워드가 보인다. 단순히 주변을 둘러보거나 아바타 사진을 찍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 체험형 맵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 롯데월드가 제페토에 마련해둔 체험 장치는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기자 역시 ‘라나’ 신분으로 맵에 입장했다. (실제 체험 영상은 하단에 첨부)

시간 배경은 밤이었다. 입구 바로 앞엔 매직캐슬이라 불리는 성(城)이 있는데 이를 배경으로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석촌호수와 롯데타워가 보이는 야경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이 맵은 롯데월드의 매직아일랜드 구역을 본 따 만들었다. 매직캐슬을 중심으로 유명 어트랙션인 ‘아틀란티스’와 ‘자이로드롭’도 볼 수 있다. 포토존과 굿즈샵도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오픈 시점이 할로윈에 가까웠던 탓에 호박을 활용한 포토존과 좀비처럼 돌아다니는 NPC(Non-Player Character, 논플레이어 캐릭터)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과 닿으면 맵 입구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피해다니기 바빴다. 포토존은 아바타로 인증샷이나 브이로그를 찍는 제페토 이용자들의 특징을 반영한 공간이었다. 주사위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자 아바타가 자동으로 포즈를 취했다.

입구 포토존에서 매직캐슬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br>
입구 포토존에서 매직캐슬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끈 요소는 아바타의 어트랙션 탑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한 아틀란티스와 자이로드롭을 모두 탈 수 있었다. 놀이기구에 다가서면 착석 표시가 뜨고 터치하면 탑승하는 방식. 다만 VR(가상현실)기능을 제공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놀이기구를 타는 감각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도 화면 전환이 꽤나 역동적이라 단순히 옷을 걸치거나 인증샷을 찍는 정도의 일반적 제페토 맵에 비해 신선한 맛이 있었다. 실제 이용객들처럼 아바타의 어트랙션 탑승 장면을 찍어 전광판에 걸어둔 것도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놀이기구를 즐겼다면 이제 곳곳을 돌아볼 차례. 롯데월드의 상징인 로티와 로리 머리띠를 파는 상점부터, 실제 롯데월드에서 촬영된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패러디한 광고가 재미를 주는 야외무대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맵 입장 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미션 가이드. 
맵 입장 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미션 가이드. 

부여되는 각종 미션에선 이용자들이 효과적으로 맵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엿보였다. 가이드 맵 확인, 인증샷 촬영, 굿즈샵 방문 등 총 11가지 미션을 통해 단계적으로 맵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자율성이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이긴 하지만 사전에 아무 정보 없이 맵에 입장했다면 방황하거나 흥미를 잃어버리기 쉽다. 이런 측면에서 이용자들에 대한 나름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친구 찾기에 실패해 미션을 수행할 수 없었다
친구 찾기에 실패해 미션을 수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미션은 혼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두 번째 미션은 친구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는 것인데, 혼자 방문한 이용자는 해결할 수 없다. 게다가 단계적으로 미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막혀버리면 다음 미션을 받을 수 없다.

실제로 친구와 함께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이용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듯 보이지만, 혼자 방문한 이용자들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결국 미션 보상품인 로티 모자는 제페토 화폐로 구매해야 했다.

롯데월드 맵 곳곳에 실제 롯데월드 방문을 유도하는 장치가 마련돼있다.
롯데월드 맵 곳곳에 실제 롯데월드 방문을 유도하는 장치가 마련돼있다.

단순히 메타버스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권 구매로 연결한 점도 눈에 띄었다. 맵 곳곳에 자리잡은 ‘롯데월드로 순간이동’ 표지판이 그것인데 터치하면 입장권을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됐다.

앞서 롯데월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 테마파크 바깥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한 바 있다. 편의점과 협업해 놀이공원 내에서 먹을 수 있는 간식을 간편식으로 출시하는가 하면, 카트라이더 게임 내 맵을 건설했다. 로티와 로리의 방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로 재현되기도 했다.

제페토 맵 역시 이같은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위드코로나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직접적인 방문을 유도하는 장치까지 더했다. 실제로 맵을 방문한 이후 오랜만에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 속 구매를 유도하는 채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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