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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MZ세대’ 저래도 ‘MZ세대’…20대 기자의 반성문
이래도 ‘MZ세대’ 저래도 ‘MZ세대’…20대 기자의 반성문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12.07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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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세대론의 모순, 알고도 꾸준히 기사화
기성 언론·세대가 규정하는 ‘요즘세대’, 일반화·특별화의 오류 경계해야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전혀 다르다고 느끼는 지점도 있습니다. MZ세대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어른’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어요.”

[더피알=한나라 기자] 소위 ‘MZ세대’에 속한다는 20대 취재원에게 최근 들은 말이다. 밀레니얼, Z세대, 코로나 세대… 특정 세대에 관한 기사를 쓸 때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특히 MZ세대라는 단어에 대한 젊은 독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공감한다기 보다는 지나치게 상업화, 쟁점화돼 있다는 반응이다. 최대 30년이나 차이 나는 이들을 한 단어로 묶는 일이 이해가지 않는다든가, MZ 규정이 기성세대 관점에서 쉽게 이해하고 관리하려는 의도인 것 같아 기분 나쁘다는 비판도 수두룩하다.

밀레니얼의 끝자락과 Z세대의 시작에 애매하게 걸친 나이를 이유로 ‘MZ세대 기자’를 자처하며 동년배 혹은 더 어린 나이대의 사람들을 자주 취재했다. 이들에게서 이런 피드백을 접할 때마다 공감하며 ‘MZ세대’라는 단어에 묻혀 각 개인의 특성이 사라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기사에서는 MZ라는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곤 했다.

MZ세대를 사회초년생으로 한정해 ‘주현영 기자’ 캐릭터에 빗대 표현하고, MZ세대는 비대면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MZ세대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취향 맞춤형 콘텐츠를 대거 소비하기 때문에 필터 버블 현상과 확증 편향을 경험하기 쉽다고도 썼다.

이런 분석과 진단이 완전하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맞는 말도 아니다. 특정 세대를 표현하는 문장은 일반화의 오류와 특별화의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

그렇기에 기사에 ‘MZ세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매 순간 의문을 품었다. 개별성이 두드러지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이들을 묶어 특징 짓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옳은 접근인지 말이다. 문제를 인지하고도 이 표현을 계속 써 온 변명을 하자면 ‘적절한 대체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 ‘기사의 편의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정도가 되겠다.

세대를 규정하고 특징을 분석해 경향성을 따져보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한 세대의 특징에만 집중하지 않고 특정 세대와 다른 세대와의 관계를 분석하면 세대론은 오히려 더 폭넓은 이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난을 경험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과 경쟁적인 교육열을 투사했고,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과도한 경쟁과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경향을 띤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로 자녀를 양육했던 X세대 부모 밑에서 자란 Z세대는 밀레니얼보다 개인주의와 다양성에 더 관대하고 높은 자율성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 역시 대다수의 특징이거나 흐름일 뿐이다. 한 세대 안에서도 여러 색깔이 공존하고 개인(個人)은 글자 그대로 낱낱의 존재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의 20대는 명품 소비의 큰손인 동시에 주거비 부담으로 5평 원룸에 갇힌 사람들이다.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사회 변화를 주도하지만,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우울증 비율을 보유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아직 적절한 대체 표현을 찾지는 못했지만, 사회 취약 계층으로 불리는 ‘청년’이자 사회를 주도하는 구성원인 ‘MZ세대’ 기자로서 적어도 타성에 젖은 세대별 표현은 지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기사를 위한 기사’로써 무의미한 세대론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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