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은 PR대로, 언론은 언론대로…각자 제역할 잘 하려면?
PR은 PR대로, 언론은 언론대로…각자 제역할 잘 하려면?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12.3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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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 VIEW] PR회사 연봉 현황, PR 컨설턴트 조사결과 업계 반향
불확실한 미래, 비전의 한계 문제 언론도 예외 없어…기자 이탈 가속화
산업 투명성 확보 관건…‘소셜 민감도’는 내년도 지속될 이슈

<더피알>이 커뮤니케이션업계 전문채널로 역할할 수 있도록 조언과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6인의 편집위원들이 독자들을 위해 올해 주목했던 주요 이슈와 내년 전망을 살포시 풀어놓았다. 팬데믹으로 급부상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만인의 관심사가 된 ESG를 업무 확장의 기회로 삼아보자.

▷함께 보면 좋은 기사: “강화되는 이해관계자 행동주의, 취약성 진단 필요”

참석자 (가나다순)
강함수 에스코토스 컨설팅 대표, 김서현 에델만 코리아 전무, 이승연 뱅크샐러드 커뮤니케이션 부문장, 이응탁 디블렌트 광고기획본부 국장,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 부장, 최홍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실제 올해 더피알이 다뤘던 기사 중 PR회사 연봉 현황컨설턴트 조사에 지대한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업계에 유망 인력이 유입될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획된 기사이기도 한데, 언론계 역시 요즘 이직 러시를 겪고 있는 걸로 압니다. PR업계든 언론계든 일하고 싶은 산업이 되기 위한 선결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진순 부장 아시다시피 언론계 기자들의 (기업 홍보실) 이직 러시가 이어지고 있죠. 연봉, 복지 등 처우 문제 외에도 업계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비전의 한계, 기자와 언론에 대한 사회적 평가 하락이 겹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세대와 불통하는 고답적이고 위계적인 언론계 조직문화도 거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수 인력이 업계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IT(기술)는 물론 디지털 전문가 채용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것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언론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등 ‘위기’를 고착화한다는 지적입니다.

언론산업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매체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정확히 설명하는 등 사회적 소통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응탁 국장 기자들의 기업행은 결국 여전히 기업 홍보실의 주요 창구는 언론이란 의미이며, 위기관리 업무가 메인이라는 방증이라 봅니다. 브랜딩, 마케팅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 조직’의 역할을 내세우며 역량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SG는 그런 측면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요.

한편에선 PR산업이 과연 고부가가치 산업인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듭니다. 대신하는 대행과 못 해서 맡기는 것, 그리고 컨설팅엔 차이가 있죠. 인건비를 기본으로 하는 수익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그걸 제공할 시장이 있는지…. 결국 돈이 몰리는 곳에 인재도 몰리는 법이지 않습니까.

이승연 부문장 종국에는 조직과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와 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산업에 속해 있는 일원이자 주체로서 제 역할을 다 했나 돌아보게 됩니다. PR을 꿈꿀 수 있도록 하고 그 안에서 꿈과 역량을 키워가며 뜨거운 노력의 결과를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선배로서 어떤 일을 했었나 반성이 필요합니다.

어떤 커리어 패스(career path·경력 경로)가 있는지 보여주지 못하고, 우리가 겪어온 자연스러운 일상의 고민을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면, 몸값이나 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있다고 한들 건강한 성장을 위한 후배들의 열정을 마주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저도 열심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강함수 대표 연봉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단순 연봉보다는 평균 근속 연수를 비교해서 봐야 합니다. 업계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사실 지금 어떤 기업이든 고령화되어 가고 중간 레벨이 없는 상황입니다. 원하는 사람을 찾지 못하는 걸 인력난이라 할 수 있을까 싶긴 합니다.

전 PR에이전시에 들어와서 성장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3~4년 일하고 인하우스(일반 기업) 가는 걸 업계에선 인재 유출이라고 하나, 그게 아니라 좋은 데로 간 겁니다. 그 발판을 에이전시가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공공기관도 열려 있고, 기업으로 들어갈 것인가, 좀 더 편한 곳에서 일할 것인가 선택 폭이 넓어집니다. 물론 성장이나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해왔던 일만 계속하는 회사도 많긴 합니다. 주어진 기사 내고 교육도 없는 경우죠. 하지만 40명, 100명 운영되는 회사들이 그냥 있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설득하고 협상하는 것, 분석, 디테일한 것을 챙기는 습관, 고객사에 잘 대응하고 공감하면서도 서비스 범위에 벗어나는 건 적절히 거절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섭외하고 만나는 건 엄청난 스킬이고 능력입니다. 그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줘요.
 

젠더 갈등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더피알 기사들 가운데 높은 조회수를 올린 상당수도 ‘소셜민감도’와 관련한 논쟁들이었는데,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은 계속될까요. 어떻게 보면 절대다수인 중도층이 아닌 양극단에 있는 집단이 이슈를 만들어 쟁점화 시키고 기업이 이를 따라가는 모습입니다.

이 부문장 어떤 사회 갈등이든 양극단의 쟁점화로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구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주류가 아닌 소수의 의견을 픽업하고, 포장하고, 확산하는 소비 행태에 대한 미디어 산업의 전반적인 반성과 변화도 뒤따라야겠고요.

최 부장 뉴스 조직이 ‘젠더 이슈’를 정치적 쟁점으로 다루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터넷 하위문화를 무분별하게 인용하는 등 정파주의, 상업주의가 ‘젠더’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방법론으로서 충실한 데이터와 법·제도적 ‘담론’으로 다루지 못하고, 세대 간 갈등과 계급 문제로 비화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언론의 성숙한 관찰과 대안 제시도 이 이슈를 다룰 때 고려돼야 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기업이 고통받는 젠더 이슈, 정답이 있나?

강 대표 기업의 위기관리 입장에서는 별 게 아닌데 이상한 대응을 한다거나 막말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사항을 고려해 회사가 구성원에 주의를 가하고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겁니다. 이 일을 누가 해야 할까요. 리스크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PR부서가 나서더라도 기준을 만드는 건 담당 부서에 협업을 요청해야 합니다. 내용의 적절성을 따지고 노조에서 문제가 없을지, 또 인사의 승인도 필요합니다. 이런 복잡성 때문에 개선이 안 되고 반복해서 이슈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누가 해야 하는지 기준은 없으니 이 과정부터 내부적 조율이 필요합니다.

2022년에도 지속되는 내부 리스크, 선제적 진단 필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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