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만 ‘특종’ 보도하는 시대 지났다” - 김광현
“기자만 ‘특종’ 보도하는 시대 지났다” - 김광현
  • 강주영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07.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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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국경제신문 IT전문기자

“미디어가 달라지면서 기자와 홍보인의 역할도 달라진다.”

한국경제신문 IT전문기자지만 ‘광파리’란 닉네임의 파워블로거(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로 더 유명한 김광현기자(부장)는 이날 ‘소셜미디어와 저널리즘’을 주제로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기자의 취재관행도 바뀌고 있다는 점을 리얼하게 설명했다.

오랜 기간 기자로 활동하며 미디어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기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고 듣고 느낀 점 등을 바탕으로 강연한 것.

김 기자는 “현재 기자와 블로거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명함의 앞면은 기자지만, 뒷면은 블로거다. 사칙까지 어겨가며 명함을 만들었다”면서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6월 8일 새벽 1시50분에 일어나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4G’ 출시 발표를 소셜미디어 생중계로 취재한 뒤 그 내용을 정리해 곧바로 블로그에 올리고, 같은 날 오전 10시30분부터는 삼성전자 ‘갤럭시S’ 발표를 취재해 아이폰4G와 갤럭시S를 다룬 기사를 썼던 하루를 소개했다. 그의 ‘이중생활’(?)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소셜미디어로 인해 가능한 일이다.

다양화된 매체 특성 따른 ‘맞춤형 홍보’ 필요

김 기자는 “소셜미디어 혁명이란 말까지 나온 상황에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계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미디어 환경이 걷잡을 수 없이 달라지고 있다”“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으로 소셜미디어 혁명과 모바일 혁명, 이 두 혁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디어가 확 달라진다. 기자 역할도 달라진다. 홍보 역할 또한 달라진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인가?”란 의문을 제기한 뒤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변화일 뿐 소셜미디어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앞으로 소셜미디어가 더 나은 상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셜미디어가 진화하면서 신문 등 기존 언론매체의 가장 큰 고민은 속보성에서 떨어진다는 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시티즌 저널리즘을 키워 기자만 ‘특종’을 보도하는 시대는 지났다. 일반 시민, 심지어 대통령도 때로는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게다가 기자가 잘못된 정보의 기사를 쓸 경우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기 십상. 따라서 기자들은 옛날보다 더 많이 공부해 관련 지식을 쌓아야 한다. 이런 시점에서 매체의 성격을 뜯어고칠 수 없는 이상 기자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는 게 김 기자의 생각이다.

그는 “트위터나 블로그에 이미 퍼진 내용을 기사화하면 그 기사는 읽히지 않는다”“기자 개개인이 자기 브랜드를 갖고 그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 소속된 신문사의 가치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는 기자가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기사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곧 매체를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김 기자는 지난 6.2 지방선거에 트위터가 미친 영향을 다룬 기사를 준비하면서 트위터로 여론을 살피거나 일반인 멘트를 받기 위해 구글독스를 활용했던 사례를 들며 취재관행이 바뀌고 있음을 설명했다.
또한 “과거에는 보도자료만으로 신문을 만들어도 독자들이 보도자료인지 아닌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도자료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분위기다. 인터넷 매체 및 포털 사이트에서 더 빨리 접하기 때문”이라며 “홍보인들도 미디어 변화에 따라 각 매체 특성에 맞도록 홍보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 김광현기자의 세미나 강의자료는 하단에 첨부되어있습니다.

Q&A

Q. 트위터는 주로 20~30대가 사용한다. 신문의 독자층은 넓기 때문에 신문기사를 쓰는 데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A. IT 전문기자로서 트위터에 IT 관련 내용을 주로 올린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정치 얘기는 일체 안한다. 대부분 테크놀로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트위터를 취재에 활용하지만, 트위터에서 오고간 사적인 내용들을 기사화하진 않는다.

Q. 온라인 언론매체가 많은 데다 기업의 좋지 않은 기사들이 많이 나와 홍보에 어려움을 느낀다. 솔직히 트위터까지 신경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언론사들도 트위터를 하는데 언론사에서는 트위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A. 요즘 해외 기자들은 트위터를 많이 한다. 이로 인해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자들에게 ‘트위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공했다. 매일경제신문의 경우 모든 기자들에게 트위터를 하라고 제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트위터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독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됐다.

Q. 현직 기자로서 블로그나 트위터를 기사 쓰는 데 많이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기업의 비밀로 여겨지는 부분이 온라인에서 공개되는 사례가 많다. 언론과 홍보의 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A.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론을 살피기도 하지만, 현장에 직접 가서 취재한 뒤 기사를 쓰는 게 우선이다. 독자들이 무엇을 읽고 싶어 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뭐가 궁금한 지 파악해 현장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 트위터는 독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교감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뿐 해당 분야의 책임자를 직접 만난다. 그래야 기사가 읽힌다. 기자가 쓰니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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