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까 근무일까, 떠오르는 워케이션 트렌드
여행일까 근무일까, 떠오르는 워케이션 트렌드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2.01.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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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관광 활성화, 직원 복지 차원으로 성행
‘단순한 복지 차원으로 인식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새로운 근무 형태로 자리 잡는 흐름, 원격근무 문화 먼저 자리잡아야

[더피알=한나라 기자] 바다를 바라보며 일하고, 일하며 호캉스를 즐긴다. 팬데믹 장기화로 원격근무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을 넘어 새로운 장소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과 휴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각광받으면서도, 워케이션이 단순히 ‘보상’이나 직원 복지의 개념으로만 받아들여지는 흐름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유통회사 마케터로 일하는 이주현 씨는 지난해 11월을 제주도에서 보냈다. 일하며 휴가를 함께 보내는 워케이션(workation)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한 달간 제주도에서 생활하며 오전에는 업무를 보고 오후 시간에는 제주 곳곳을 여행했다. 이주현 씨는 “마감 기간에 맞춰 콘텐츠를 발행하는 일을 했기에 고정된 출퇴근 시간없이 유동적으로 업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주로 집중도가 높은 오전과 밤늦게 일을 했는데, 개인의 리듬에 맞춰서 일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워케이션의 장점을 ‘영감’으로 꼽았다. 사무실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 머무르면서 색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주현씨는 “오후 시간 여행을 하면서 오히려 아이디어를 계속 수급받을 수 있었다. 노트북만 있으면 업무가 가능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일을 본 적도 많았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정보 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 9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2%가 워케이션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직원 복지 차원과 스트레스를 낮추는 면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숙박플랫폼 호텔스컴바인이 직장인 1000명과 고용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직장인 73%와 고용주 86%는 ‘워케이션이 직원에게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지역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점에서 관광업계도 ‘워케이션’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2월 ‘워케이션을 통한 한국관광 리부팅’이라는 주제로 강원도관광재단과 함께 워케이션 포럼을 개최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정체된 관광시장을 되살리고 신규 여행수요를 창출하는 방안으로 워케이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관광재단은 지역관광 수요를 늘리기 위해 꾸준히 워케이션 특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과 9월에는 인터파크투어와 함께 워케이션 숙박 상품 기획전을 열었고, 같은 해 10월에는 재택·원격근무자를 대상으로 강원도에서의 워케이션 체험을 지원하는 ‘강원 워케이션’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외에도 야놀자, CJ 제일제당 등과 협업해 해당 기업 직원들이 강원도에서 워케이션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바 있다.

야놀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워케이션은 야놀자의 테크 올인(Tech All-in) 비전의 일환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추첨을 통해 선발된 직원들에게 숙박 기간 동안 객실, 식사, 업무용 모니터, 공용 법인차량 등을 지원했고, 참가한 모든 직원이 재참여 혹은 추천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워케이션은 ‘업무 생산성 향상’, ‘직원 복지’ 차원에서 긍정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지만, 원격근무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기업과 직원들에게는 오히려 낯선 개념이다. 충분한 준비가 없다면 일과 휴식의 분리가 어려운 탓에 업무 몰입과 충분한 휴식 모두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이주현씨는 제주 한 달 살이 워케이션 경험과 관련해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가이드 라인이나 주기적인 보고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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