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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피지털 경험’에 주목해야”
“이제는 ‘피지털 경험’에 주목해야”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1.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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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上]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 전공 교수

[더피알=정수환 기자] 코로나가 많은 기업의 활동을 변화시키고 또 중지시켰지만, 그 안에서도 여전히 예전만큼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오프라인 공간 만들기’다. 제한된 상황에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봐도 온라인에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우니 결국 다시 오프라인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킨다는 필수 문구와 함께 극한의 상황에서도 공간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당연하게도 모든 공간이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닐 터. 어떤 공간들은 아예 존재감 없이 묻히기도 하고, 또 어떤 공간은 되레 비난을 받기도 한다. 대체 어떻게 접근해야 2022년에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최근 한국에 방문한 <리:스토어> 저자인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 전공 교수를 만나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황지영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국제유통학으로 석사를,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소비자유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Hmart 등의 미국 리테일 기업 대상 세미나 및 자문을 해왔으며, 수년간 삼성전자, 신세계푸드, LG상사, GS리테일, BGF리테일, 기아자동차, 닐슨코리아 등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강연과 자문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다. 성혜련 포토그래퍼

오프라인 위기론이 한창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떤 점에서 크게 달라졌을까요?

모든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으로 인해 오프라인이 더이상 필수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등 다양한 요소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다시 오프라인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해서만 가는 곳이 아닙니다. 가령 요즘에는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 개념이 뜨고 있는데, 이처럼 온라인과 디지털에 파묻힌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하고요. 또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과 재미를 느끼기 위해 오프라인을 찾기도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과거엔 매장을 판매가 일어나는 공간으로 한정했기에 얼마나 빠르게, 또 많이 매장을 확장해 얼마나 많은 매출을 내는가가 최대 관심사이자 KPI(핵심성과지표)였는데요. 이제는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많은 고객과 접점을 가졌는지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따라서 공간은 브랜드와 고객이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도, 또 브랜드를 교육하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브랜드가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전제는 앞서 말했듯 소비자가 변했다는 것이겠죠. 구매가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오프라인 매장은 구매가 아닌 다른 식의 접근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고객이 원하고, 차별화되며, 실제로 고객이 브랜드를 알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해야 합니다.

최근 오프라인 공간, 그리고 매장과 관련해 주목하시는 흐름이 있다면요.

제가 <리:스토어>라는 책을 집필한 지 벌써 1년이 됐는데요. 지난 1년, 즉 2021년에 상당히 인상적인 변화들이 나타났습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대전 신세계백화점 등 굵직한 공간이 새로 생겼고, 무엇보다 더현대서울의 등장이 특별했던 것 같아요. 우선 백화점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퍼블릭 스페이스(Public Space)’의 기능을 앞세운 것이 독특하죠. 그러면서 내부는 플랜테리어(planterior, 식물+인테리어) 콘셉트를 차용해 리테일 테라피를 가능하게 만든 것 또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철저히 반영한 것이라 보입니다.

한편 브랜드의 공간 중에는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만든 ‘하우스 도산’이 인상적이었어요. 젠틀몬스터뿐만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인 탬버린즈,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가 포함된 이 공간은 매장의 미디어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경험을 한 차원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십스토어나 쇼룸의 개념을 뛰어넘어 랜드마크로 여겨질 만한 매장을 만들고, 실질적 구매보다는 브랜드의 전통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며 소비자와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죠.

젠틀몬스터는 원래도 오프라인 공간을 이런 방식으로 꾸몄지만, 하우스 도산은 그 정점이란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로봇과 특이한 구조물, 디지털 아트 등이 공간 및 제품과 어우러져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들은 브랜드와 교감하며 새로운 소통의 장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데요. 사실 콘셉트가 강한 공간들의 경우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인스타에 올릴 만)함에 중점을 둔 경우가 많아 한번 방문하면 그만이고, 재방문 의사가 별로 안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하우스 도산은 저도 가봤지만,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다시 가고 싶게 하는 공간은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요.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갤러리도 똑같은 전시를 1년 내내 한다면 다시 갈 필요가 없잖아요. 즉 어떤 시기에 따라서 전시물 혹은 콘셉트가 달라지고 있기에 재방문 의사가 생기는 거죠.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특이한 콘셉트 속에서 약간의 변주를 주기만 해도 소비자들은 신선함을 느끼고 다시 가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받게 됩니다.

젠틀몬스터의 경우 지금은 또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도 들어요. 젠틀몬스터 내에는 80명 정도의 직원이 속해있는 인공지능 로봇팀도 존재할 정도로 공간 경험에 힘을 쓰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간을 새롭게 한다는 건 정말 엄청난 창의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고민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사진: 성혜련 포토그래퍼

확실히 공간 경험의 선두주자 브랜드인 만큼 고민도 큰 것 같습니다. 혹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주목할만한 흐름이 있을까요.

이미 너무 유명하지만 뉴욕의 쇼필즈(Showfields)라는 공간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아트와 컬처, 리테일 등이 한 데 모여 경험을 통한 소비를 제안하는 백화점인데요. 유명한 D2C(Direct to Consumer) 브랜드들을 모아서 소개하곤 합니다. 이 공간의 경우 매장의 갤러리화와 매장의 모듈화가 함께 이뤄진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방문할 때마다 입점한 브랜드가 바뀌는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입니다. 사실 이런 쇼필즈의 시도들을 차용한 것이 최근 성수동에 오픈한 LCDC Seoul(서울)인 것 같은데요. 방문해보니 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최근 LCDC Seoul을 갔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상당히 새롭고 신선한 공간이라 느꼈습니다. 어떤 점이 아쉬우셨는지 궁금해요.

엄청난 사람들이 그곳에 찾아오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결국 그 공간이 주는 경험이 특별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란 건 부정할 수 없어요. 다만 다른 층은 다 괜찮다고 해도, LCDC의 핵심인 6개 브랜드가 학교의 교실 마냥 연결돼있는 3층의 경우 조금 아쉬웠습니다. 꾸며놓은 것에 비해 MD(상품)가 너무 약하더라고요. 방문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실제로 많은 공간이 범하는 우인 것 같아요. 특정해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상당히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던 한 서점의 경우 최근 위기를 겪으며 많은 지점이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에게 한 번 방문할 동기는 부여하나 재방문의 동기는 부여하지 않고, 한 번의 방문에서조차 구매가 이뤄지지 않기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 이런 위기에 봉착하는 공간은 고객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한다는 특징을 갖는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정성 들여 꾸민 공간을 고객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고객이 원하는 건 A가 아니라 B일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업 중심으로 공간을 꾸리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카피가 가능한 콘셉트를 차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어도 공간 내 몇 개 요소는 남들이 카피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것이어야 해요. 물론 이 차별화 역시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인지를 살펴야겠죠.

팬데믹으로 인해 리테일 오프라인 씬(scene)에서도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또 팬데믹 이후 가장 중요하게 보시는 지점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코로나, 그리고 위드 코로나 시대의 공간은 3가지 단어로 정리할 수 있어요. 이제는 일반 명사가 된 언택트,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그리고 옴니채널 경험입니다.

특히 옴니채널 이야기를 해보자면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등의 멀티채널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채널 간 이동의 끊김이 없는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데요. 저는 이 옴니채널 경험 중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하되 온라인 경험 중에서도 편의성과 관련된 요소를 오프라인에 융합한 피지털(Physical+Digital) 경험에 좀 더 주목하고 싶습니다.

가령 온라인에서 구매한 걸 오프라인에서 언제든지 원할 때 픽업하는 것도 피지털이고, 얼마 전 미국에서 아마존고와 스타벅스가 결합해 만든 무인매장도 피지털에 속하죠.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앞으로도 피지털을 겸비한 다양한 오프라인 경험이 전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런 옴니채널, 피지털 경험은 큰 브랜드에 유리한 면이 있지만 스몰 브랜드들 역시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기술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어요. 별다른 게 옴니채널 경험이 아니랍니다.

사실 이 옴니채널의 연장선상에서 QR코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다양한 공간에서 QR을 활용해 O4O(Online for Offline)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QR은 어떤 편리성을 주기에 오프라인 공간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일까요.

우선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직원이 없어도 QR코드 스캔을 통해 구매 페이지를 연결할 수 있으니까요. 또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하기에도 QR이 용이합니다. 스캔하면 웹페이지가 아닌 동영상이 바로 뜰 때도 있는데, 이런 작업을 통해 우리 브랜드의 가치 혹은 우리 브랜드가 행하는 CSR이나 ESG 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 스캔을 비롯해 어떤 행동을 소비자들에게 취하게 하는 것은 결국 고객 관여를 높이는 작업이기도 해요. 브랜드를 위해 고객이 행동을 취하는 것은 브랜드와의 감정적 접근성을 높여주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QR코드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에 추후 고객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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