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아래 기업이 가장 중시해야 할 건 ‘유연성’”
“팬데믹 아래 기업이 가장 중시해야 할 건 ‘유연성’”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1.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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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下] 요시 셰피 MIT 교수
요시 셰피는... 기업 리스크 분석과 서플라이 체인 관리, 시스템 최적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현재 MIT 교수로 엔지니어링 시스템학과의 학과장 및 운송물류연구센터(MIT CTL)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 MIT CTL을 국제적으로 확장시켜 전 세계에 학술 물류 및 서플라이 체인 관리 센터를 설립하였다. 또 직접 5개의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설립한 기업인이기도 하다. 사진: 요시 셰피 교수 제공

[더피알=정수환 기자]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 어떤 기업은 적응하지 못해 쓰러진 반면, 어떤 기업은 이전보다 더 다양한 곳에서 소구되며 존재감을 펼치고 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요시 셰피(Yossi Sheffi) MIT 교수와 이야기를 좀 더 나눴다. 

▷“공급망 위기시 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발전”에 이어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임시로 공급망 용도를 바꾼 뉴발란스의 사례도 인상적입니다. 이런 방식의 대응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뉴발란스 COO(Chief Operation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인 데이빗 휠러(David Wheeler)와의 대화를 통해 뉴발란스가 팬데믹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제 저서인 <뉴애브노멀>에서 자세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닥치자 보스턴을 포함한 메사추세츠주 여러 지역에 있는 병원들로부터 뉴발란스에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PPE(개인보호장비)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뉴발란스는 일주일간 머리를 맞대고 자사가 어떤 장비를,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국내에 어떤 원자재가 공급되고 있는지 살폈고, 회사는 재빨리 보호용 마스크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데이빗 휠러는 “뉴발란스에 있어선 아주 독특한 디자인의 마스크였다. 그래도 뉴발란스라는 느낌이 약간 난다. 우리의 1540 신발 제품처럼 직물을 바느질하지 않고 만들었다. 원래 신발에서 바느질 없이 특정 부분을 잡아주는 데 썼던 방법”이라며 “이와 비슷한 직물로 여과 부직포를 만들었다. 여과 장치의 요건을 이해하는 부분은 MIT대 연구진들과 함께 일하며 도움받았다. 우리는 금요일에 시작해 주말에 브레인스토밍한 뒤 3D 이미지를 만들고, 월요일에 실제 시제품을 제작했다. 그 주 금요일에는 이미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2020년 3월, 뉴발란스는 대대적인 광고 없이 “어제는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마스크를 만듭니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돌돌 말린 신축성 있는 신발끈이 달린 튼튼해 보이는 안면 마스크 사진 한 장을 첨부한 것이 다였는데요. 데이빗 휠러는 이 광고는 단 두 줄만으로 뉴발란스 역사상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유명한 광고가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계가 청한 도움에 기업이 바로 응답했고, 회사가 그 순간 중요한 무언가, 즉 대의를 위해 사람들을 돌보기 위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마스크 생김새에 대한 언급도 많았다. ‘이거 사고 싶은데’, ‘이렇게 멋진 건 처음 보네’, ‘역시 뉴발란스네’와 같은 반응이었다. 마스크를 디자인한 담당자는 따로 없었지만 공급망 담당자가 꽤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뉴발란스는 이후 마스크 제작에 더 깊이 뛰어들었는데요. 긴급했던 이 인도주의적 성과를 새로운 생산라인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비록 지금까지 마스크 사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뉴발란스는 달리기 선수용 마스크 등 기타 연계 제품과 관련한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보건 의료 종사자를 위한 마스크 100만개를 제작한 뒤, 대중을 위해 새로 디자인한 제품인 NB 페이스 마스크 V3를 출시했고 ‘운동선수형’ 안면 마스크에 대한 향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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