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KBS 드라마 동물 학대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KBS 드라마 동물 학대 논란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2.01.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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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 ‘관행적’ 행동, 동물보호법 위반 고발로 이어져
KBS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 사과, 정부 ‘방송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 예고
전문가들 “인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던 결과” “촬영 동물 위한 구체적 지침 필요”
한국동물보호연합이 KBS별관 앞에서 드라마 '태종 이방원'  말 사고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슈 선정 이유 

동물은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고, 인간을 위해 이들의 희생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의견은 의심의 여지없는 하나의 명제다. 기업이든 기관이든 동물감수성이라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지못하고 ‘관행’에만 매몰되면 여지없이 비판의 화살을 맞기 마련이다. 게다가 공론화와 여론의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언제 어디서든 이런 이슈가 발생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사건 요약 

공영방송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정황을 동물보호단체들이 지난 19일 온라인에 공개한 것. 이 말은 보호장비 없이 맨바닥에 몸이 뒤집히며 고꾸라졌고, 촬영 일주일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도적으로 말을 넘어뜨린 정황이 공개되자 KBS와 드라마 제작진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KBS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방송 출연 동물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요청이 올라와 14만 명의 지지를 받았다. 

KBS는 20일, 24일에 걸쳐 두 차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며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상황 

KBS가 이번 촬영뿐만 아니라 과거 드라마 제작 시에도 관행적으로 강제로 말을 넘어뜨리는 방식을 사용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이슈가 격화됐다. KBS 뿐만 아니라 방송계 전체를 대상으로 ‘방송 출연 동물을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지난 22~23일에 이어 오는 29~30일까지 2주간 결방을 결정한 상황이다. 

주목할 키워드 

동물감수성, 소셜민감도, 생명 존중

전문가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

코멘트 

하재근 평론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방식의 촬영이 문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과거에는 동물을 ‘재산의 일종’이라고 봤다면 지금은 ‘생명’으로 본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사람이건 동물이건 생명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크게 바뀌었는데 드라마 제작진들은 세상이 달라진 걸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별다른 자각 없이 관행대로 촬영을 진행한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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