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공부하자] 랑베르씨의 신분 상승
[일하면서 공부하자] 랑베르씨의 신분 상승
  • 김정렴 (thepr@the-pr.co.kr)
  • 승인 2022.01.28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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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몸 담으며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선배가 자라나는 주니어를 위해 잇!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후배들의 지식 함양과 커리어패스에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은 주저 없이 더피알(thepr@the-pr.co.kr)로 연락주세요. 

[더피알=김정렴] 1999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8세의 나이에 호기로 세상을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한 나에게, 학교 울타리 안의 세계가 전부였던 나에게, 직장이라는 곳에서 경험하는 인간관계의 질과 양은 차원이 달랐다.

한 개인은 타고난 기질 외에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 고유한 세계관을 가지게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짧지만 강력한 경험이 평생의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별일이 아니기도 한다. 직장인의 삶을 시작한 새내기에게,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해 자칫 경직되게만 바라보지 않도록 적절히 관조하고 유쾌한 생각의 경험을 준 장 자끄 상뻬 작 <랑베르 씨의 신분 상승>을 추천한다.

핵심 내용

김정렴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이 소장 중인 <랑베르씨의 신분 상승>.

유쾌한 만화풍의 그림, 다소 맥락 없어 보이는 말풍선의 글, 아래에는 전체 스토리를 다루는 간결한 글로 구성된 특이한 소설 <랑베르씨의 신분 상승>은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다. 조그만 식당 ‘피가르’는 단골 직장인들이 모여 정치, 축구 얘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다양한 이견이 엇갈리는 공간이지만 월급쟁이라는 공통점이 그들을 묘하게 견고한 집단처럼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랑베르는 이 가게의 가장 막내쯤 되는 직장인. 당시 프랑스에 불어 닥친 불황은 단골들 한 명 한 명에게 해고, 좌천과 같은 직장인에게는 끔찍한 불행을 가져오는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랑베르의 승진 소식이 들려온다.

랑베르의 승진을 축하하던 순간도 잠시, 사람들은 랑베르의 출세에 대해 질투한다. 아지트였던 식당 앞 공원을 주차장으로 바꾸는 문제로 랑베르와의 갈등이 고조된다.

시기와 갈등, 랑베르는 결국 식당을 떠나고, 새로운 식당에서 새로운 만남을 경험하는 랑베르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추천 이유

도전적이고 새로운 홍보를 위해 머리 싸매고 일하는 PR인들에게 전략과 기획에 도움이 될 책을 소개할 수준도 못 될뿐더러 나의 성향으로 보건데 그럴 마음도 없다. 오히려 ‘좀 내려놓고, 생각하는’ 경험을 같이 나누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그렇다고 힐링, 쉼과 같은 결의 책은 정서에 맞지 않고, 개성 있는 PR인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주고 싶었다.

민간과 공공영역을 통틀어 20여년 넘는 조직 생활을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가 힘들었던 것은 ‘빡센’ 야근, 클라이언트의 무리한 요구, 새로운 아이디어의 기획보다도 복잡한 인간관계였던 것 같다.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프랑스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보며 삶을 대하는 태도를 돌이켜 볼 수 있을 것 같다. 심각한 주제를 심각하게 표현하는 창착물을 보면 삶이 갑갑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심각한 주제를 가볍게 표현하면 욕먹기 딱 좋다. 심각한 것을 슬기롭게 다루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고 느낀다.

<랑베르씨의 신분 상승>은 형식과 내용 모두 슬기롭다. 특히 1999년의 나처럼 저연차의 PR인들께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추천인 김정렴은…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소통기획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광고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마케팅, 미디어 분야에서 일을 하다 이제는 공공 영역의 소통업무를 하고 있다. 창의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인식 변화를 넘어 국민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디지털 고객 경험을 높이는 브랜드 기반의 공공 소통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저술하고 있다. 저서로는 <오토바이로 모기를 잡아라-광고보다 재미있는 세계의 공공캠페인> <인식 개선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디지털 공공소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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