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후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준비하라”
[세미나 후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준비하라”
  • 강주영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07.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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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영 The PR 기자

‘목이 마르다. 물을 나눠준다. 공짜다. 기다리는 줄이 긴데 금세 차례가 왔다. 물병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하다. 웬만큼 목은 축였지만 그 맛이 좋아 그만 마시고 싶지 않다. 마시다 보니 단맛이 점점 진하게 느껴진다. 빈병을 내려놓으니 사탕까지 준다. 기분 좋다.’

‘The PR’ 기자란 주최 측 입장을 떠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번 세미나(7월 6일 오후 2~7시/ ‘홍보 패러다임이 바뀐다-소셜미디어시대의 PR전략’)를 평가, 갈증 나는 상황에 빗대면 이렇다.

사실 이번 세미나는 소셜미디어 PR에 대한 홍보인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지만 지난 5월 인터넷신문 등록과 동시에 창간호를 발행한 월간 ‘The PR’을 자연스레 알리는 자리기도 했다.

기업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PR 관계자와 학생 등 700여명이 대거 참석해 많은 홍보인들이 새로운 시대 흐름인 소셜미디어를 통한 PR에 목이 마르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으며 그 갈증을 어느 정도 풀었다고 느껴진 행사였다. 세미나 홍보를 크게 하지 않았음에도 행사 나흘 전 사전접수를 마감해야 했으며, 당일 현장 신청자가 몰려오면서 넉넉하게 준비했던 세미나 자료마저 동이 나는 그야말로 사태 아닌 사태까지 빚어졌다. 태어난 지 100일을 막 넘긴 ‘The PR’을 업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The PR’에 적지 않은 힘을 실어준 행사였다고 본다.

일부 참석자들의 말마따나 외형적 결과만 놓고 보면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행사에 앞서 900여명이 사전신청을 마치긴 했지만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준비하라”는 한 임원의 말에 방심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또 무료 행사이기 때문에 신청하고도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세미나 시작 1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오기 시작, 급기야 정원의 1.5배도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그러다 보니 미안하게도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거나, 그냥 바닥에 앉거나 서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진짜 성공을 판가름할 수 있는 부분은 강연의 질과 이에 따른 참석자들의 반응일 것이다. 최근 취재 차 다른 홍보 관련 세미나에 여러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참석자들이 중간에 하나 둘 자리를 떠 세미나 막바지에는 객석의 절반 이상이 텅 비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번엔 달랐다. 경품인 스마트폰 ‘갤럭시S’의 위력일까. 대부분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참석자들의 열기만큼 강사들의 강연 또한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홍보인이라면 누구나 공감 갈만한 내용으로 청중을 사로잡았고 강사의 위트에 웃음소리도 잇달아 터져 나왔다.

행사 관련 설문과 트위터에 올라온 글에서도 이번 세미나에 대한 반응을 엿볼 수 있었다. 설문에 응한 참석자들의 88.4%가 이번 세미나가 유익하다(매우 유익 19.9%, 유익 68.5%)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러이러한 세미나를 기획해 열어줬으면 좋겠다는 참석자들의 아이디어도 잇따랐다. 트위터에도 “좋은 사례들과 위기관리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PR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좋은 에너지를 받아왔다” “다섯 테마 강의가 모두 즐거웠다. 캐주얼하게 진행된 세미나 덕분에 소셜미디어가 정리된 기분이다”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다. 향후 PR의 역할이 발전적 논의가 될 수 있는 담론 형성이라는 강연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 “끝까지 있길 잘했다고 생각할 만큼 정말 좋은 프리젠테이션이었다” “홍보맨들에게 꼭 필요할 정도로 상당히 알찬 세미나였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진 않았다. 시간이 지연됐다, 앉을 자리가 부족해 불편했다 등의 불만도 제기됐다. 이메일 등으로 미리 신청했으나 조금 늦게 왔다는 이유로 현장 등록자들에게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게 한 점은 특히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세미나 정리를 마치고 코엑스 근처 한 고깃집에서 뒤풀이가 이어졌다. 전 직원이 단 한사람도 빠짐없이 마주 앉은 자리. 모두의 표정에서 안도와 함께 기쁨이 느껴졌다. 서로 술잔을 몇 차례나 부딪혔다. ‘쨍’ 소리와 함께 큰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개인적으로 세미나 준비에 처음 참여해 봤는데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전반적으로 참석자들의 평가도 좋아 기쁘다. 많은 홍보인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던 데다 오랜 만에 반가운 친구도 만났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다음엔 ‘축제 같은 세미나’를 준비해 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홍보의 패러다임이 바뀌듯 세미나 패러다임도 바꿔보자는 얘기다. 이 말에 토를 다는 사공은 없었다. ‘The PR’ 세미나는 언제나 ‘핫’하고 ‘쿨’하다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보이지 않는 사인을 주고받았다.

‘The PR’ 창간 후 첫 대외행사를 성공리에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오자마자 취재 계획을 짜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다음호 기사를 위해 취재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미뤘던 이메일 확인도 하고…. 숨 좀 돌릴까 했는데 오히려 더 바빠졌다. 그래도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목소리 톤이 한 옥타브 ‘업’ 됐다. 몇 달 뒤 목표로 추진 중인 ‘The PR’의 다음 ‘축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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