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실상 언론통제’에 ’바이라인 삭제‘로 맞선 WP
러 ‘사실상 언론통제’에 ’바이라인 삭제‘로 맞선 WP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2.03.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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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파리 미디어 전문기자 “러 주재기자 기사서 바이라인, 타임라인 삭제”
자사 직원 안전 보장 위한 조치…유수 외신들 러시아 내 중단 ’속속‘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반전시위. AP/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반전시위. AP/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가 ‘바이라인 삭제’를 통해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자사 기자들에 대한 보호조치에 나섰다. 러시아가 사실상의 언론규제 법안을 내놓은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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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의 미디어 전문기자로 활동중인 폴 파리(Paul Farhi)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기자들에 대한 위협에 대응해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에 있는 우리 기자들이 만든 기사에서 바이라인과 타임라인을 없앨 것”이라고 내부 소식을 전했다.

파리 기자는 회사의 이번 조치에 대해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꽤 오랫만이다. 이런 건 본 적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앞서 러시아 의회는 지난 4일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공개 유포하면 최대 징역 15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실질적인 언론통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해외 언론을 대상으로 한 차단조치에도 나섰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BBC(영국)와 도이체벨레(독일),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미국) 등 매체들의 웹사이트가 러시아에서 차단됐다. 해외 언론을 통한 외부 정보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외신들은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자사 인력에 보호조치에 속속 나서고 있다. 팀 데이비(Tim Davie) BBC 사장은 “러시아 내 모든 BBC 기자와 지원인력의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직원들의 안전히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어 뉴스서비스는 외부에서 계속 유지할 뜻을 나타냈다.

CNN 역시 “(러시아에서의) 상황을 계속 평가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동안 러시아에서의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뉴스는 러시아 내 기자들의 업무를 중단할 것이라고 했으며 ABC와 CBS도 러시아에서의 방송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모스크바에 주재중인 다른 해외언론사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워싱턴포스트가 기사의 ‘책임보증서’나 마찬가지인 바이라인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취재진 보호와 현지에서의 생생한 리포트를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러시아 내부의 독립언론들이 간판을 내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국제단체 ‘언론인 보호위원회(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CPJ)’는 러시아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전 독립 방송국인 ‘에코 오브 모스크바(Echo of Moscow)’가 해산을 발표했고 Dozhd TV는 일시적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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