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
브랜드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3.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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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결핍을 ‘사랑’ 소재 캠페인으로 채우는 브랜드들의 접근 두드러져
커플 타깃팅 통해 레퍼토리 넓혀…더 다양한 사람들의 소비 촉진

[더피알=정수환 기자] 웨딩피치는 말했다.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라고. 졸지에 불쌍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긴 코로나와 혐오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 요즘 시대를 살면서 너무 삭막해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더 불쌍해지지 않으려면 멋진 러브스토리를 찾아야 할 텐데… 항상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답게 책이나 영화, 드라마 대신 좀 더 짧은, 브랜드가 내놓은 사랑 이야기를 통해 감성을 충전해보기로 한다.

물론 사랑이란 주제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Business of Fashion)의 알렉산드라 몬달렉(Alexandra Mondalek) 기자가 “데이터는 없지만 이번 시즌 마케팅 이메일, 캠페인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던지는 것 같다”고 말한 트윗을 발견한 것도 한몫했다.

개인적으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데이터는 없지만)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는 캠페인들을 많이 만난 것만 같다.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Adweek)’는 앞선 몬달렉 기자의 발언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해 브랜드가 말하는 사랑의 의미가 점점 바뀌고 있으며, 단어 역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브랜드들이 요즘 들어 부쩍 사랑을 많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사랑’이란 주제는 그동안 꾸준히 소구돼 왔지만, 요즘 들어 그 빈도가 더 높다면 이는 아마 코로나 등의 상황 요인들로 인한 결핍이나 피폐함을 소비자들이 더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 대표는 “브랜드는 ‘이렇게 살아봐라’ ‘이런 모습을 가져봐라’ 등 사람들이 동경하거나 선망하는 이미지를 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보여주려 노력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지금 브랜드가 더 많은 사랑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건, 소비자들이 여러 결핍을 느끼고 있기에 이를 채워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소비자들도 브랜드의 이런 접근을 싫어하진 않는다. 정 대표는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에 고객들이 브랜드가 하는 말, 또는 행동에 더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비율이 늘었다고 한다”며 “코로나라는 전 인류가 겪은 재앙 속에서 소비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나에게 노출된 브랜드의 캠페인, 혹은 언어에 훨씬 더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들로 미루어볼 때 브랜드들에겐 지금이야말로 사랑을 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맥락은 알겠다. 다음으로 궁금한 건 브랜드가 사랑을 말하는 ‘방법’이다. 물론 방식은 다양하지만 가장 고전적이며 와닿는 방법은 결국 ‘스토리텔링’을 가미하는 것이다. 즉 러브스토리 형식의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고 이 안에서 제품을 녹여내는 건데, 가령 하이네켄은 코로나 기간에 처음 만나게 된 한 커플의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들은 격리로 인해 온라인 채팅 등 가상의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한이 완화되고 마침내 클럽에서 약속을 잡았는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처음 대면한다는 설렘에 열심히 준비해 약속 장소로 나왔지만, 마침 그 장소에서 두 남녀 모두 우연히 부딪힌 상대와 각각 사랑에 빠지게 됐다. 충격적인 반전이지만 어쨌든 이들이 각자 새로운 사랑을 찾은 곳에는 당연히 하이네켄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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