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PR 전략, 무엇이 문제인가
러시아 PR 전략, 무엇이 문제인가
  • 안홍진 (bushishi3@naver.com)
  • 승인 2022.04.12 13: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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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주는 교훈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안드리우카에서 도로 작업자들이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를 대형 트럭에 실어 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안드리우카를 최근 탈환했다. AP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안드리우카에서 도로 작업자들이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를 대형 트럭에 실어 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안드리우카를 최근 탈환했다. AP

[더피알=안홍진] 침략전쟁에 정당성이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명분’을 어느 정도 설득시키는 하나의 방법으로 PR 전략을 사용할 수는 있다. 전쟁을 시작할 때는 물론, 전쟁이 끝난 후에도 명분과 정당성에 대한 국제 여론전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가 단기는 물론 중기 ‘PR 플랜’ 조차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침략을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 배경에 「PR 전략의 부재」라는 치명적 실수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됐던 걸프전쟁(gulf war) 당시 쿠웨이트가 미국의 PR 대행사 힐앤놀튼(Hill and Knowlton)사를 활용해 전 세계 여론을 유리하게 이끈 사례는 PR 전략의 승리로 손꼽힌다.

당시 쿠웨이트 석유 부호들에게 사담 후세인은 타도해야 할 적(敵)이었다. PR 회사는 이슈를 만들고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미국 등 UN 다국적군의 쿠웨이트 참전의 명분을 긍정적으로 이끈 것이다.

비슷한 시기였던 1990년대, 서독과 동독의 통일을 놓고 미국 베이커 국무장관과 고르바초프 러시아 최고 지도자 사이에 “나토(NATO)가 동쪽으로 1인치 만큼도 영토를 넓히지 않는다”라는 암묵적 협약이 있었다. 서독 헬뮤트 콜 총리와 영국 메이저 총리도 이 약속을 거들었다. 프랑스 정부도 언약을 통해 가세하는 모양을 취했다.

그런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강대국 간의 외교상 논리이지만 러시아는 속은 것이다. 속임수는 얼마동안 몇몇 국가에 통할 수는 있으나 모든 국가에 영원히 통할 수 없음에도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왜 러시아는 그동안 대응을 간과했을까?

나토의 영토 확장에 옐친은 물론 고르바초프도 불만이었다. 이 불만이 푸틴 대통령 때에 와서는 불안과 초조감으로 변했다. 러시아 주변국들 특히 폴란드, 체코, 발트 3국 등을 비롯한 14개국이 나토 회원국이 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까지 나토 가입을 선언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모스크바까지는 500km 정도다. 러시아 코앞에 나토 동맹국이 포진하는 것이다. 중대한 안보 위기로 인식될만하다.

이렇게 나토국들이 파기한 ‘협약 위반’ 사실을 러시아 외교부는 국제 여론전으로 끌고 가야 했다. 중국 등 친 러시아 국가들을 통해 나토 회원국들의 영토 확장에 대한 부당함을 여론조사 데이터로 국제사회에 확산시켜야 했다.

“러시아의 국제PR 전략의 실패이다” 이화여대 국제정책 대학원 N 교수의 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원격으로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푸틴이 전쟁범죄로 재판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푸틴이 전쟁범죄로 재판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10일 모스크바에서 원격으로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AP

러시아가 국제 사회에 긍정적이고 유리한 여론전을 펼치기 위한 PR전략은 무엇인가? 나토 영토학자에 대한 러시아와 친 러시아 국가의 우려와 불안을 광고하거나 이슈화시켜, UN 회원국에 의제로 가져가고 호소하는 선제적 PR 전략을 구사했어야 했다.

선제적 PR은 사건이 발발했을 때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연합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미디어 워싱턴포스트, 슈피겔, 이코노미스트,르몽드지에 주재국 대사들을 동원해 이슈화시키고 광고를 병행했으면 어땠을까?

우크라이나 침공을 하지 않겠다 말하고 침략행위를 한 것은 윤리적으로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기습적 침공으로 정복이 가능하다고 믿었을까? 전쟁에서도 승리하지 못하고 PR 전략에도 실패함으로써 러시아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와 품격은 땅에 떨어졌다.

이런 점에서 과거 러시아가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자 미국의 위협으로 철수한 사건, 한국의 사드 미사일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 등은 국제 PR 전략치원에서 다시 들여다 보아야하는 교훈이 되어야 한다.

미디어를 통한 여론 형성은 개인이나 사회든 국가든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적절한 이슈에 유리한 여론을 창조하는 것은 기업이나 국가의 일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시대 면역력 증진에 배추김치, 생강, 강황 마늘 같은 슈퍼후드(Super food)가 좋다는 것을 의사들 여론조사를 통해 통계로 발표한다면 그것이 여론이 되는 논리다.

러시아의 PR 전략에 문제는 또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재래식 전쟁시대는 갔음에도 디지털 시대엔 하이브리드(Hybrid) 전쟁의 흐름을 타는 비정규전에서 패했다.

SNS를 통한 여론전, 사이버 공격,심리전 등을 결합한 형태에 계획적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PR 전략도 복합적 성질의 하이브리드 미디어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

한국의 방탄소년단 (BTS)이 등장한 그래미 시상식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에 항의하는 영상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영국,미국, 독일,이태리,한국 등 23개 국가의 의회 비대면 연설을 포함한 전천후 PR 전략을 전개하는 중이다.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에 매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국에 유리한 뉴스를 생산해 내는데 비해 러시아는 자체 국영방송을 통한 뉴스, 중국 웨이보에 푸틴의 연설문이 게재되는 정도다.

러시아는 국제스포츠 업계,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국 등에서 추방되면서 윤리적으로도 나쁜 국가라는 평판과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기업으로 치면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된 것이고 몸집이 작은 기업이라면 지속 가능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것과 같다.

뷰카시대엔 치밀한 PR 전략이 중차대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 경제엔 동다발적 부정적 현상을 가져오는 칵테일 리스크(Cocktail risk)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뷰카(VUCA): 변동성 Volatile,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함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의 합성어로서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발생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매우 엄중한 글로벌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용어임.

‘강대국 러시아가 약소국 우크라이나(우리나라 국민소득의 약 10분의 수준)를 침공했다’는 것은 팩트이다.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나라는 무슨 교훈을 얻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공하는 데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 살아있는 전범(典範)을 남긴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 다툼, 예를 들어 제품과 디자인 및 납품 관련 특허 소송이나 계약관계에서 분쟁 발생 시 어떤 PR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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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차네요 2022-04-18 15:57:46
지나가다 우연히 본 글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요. 이해관계자의 상호 호혜적 관계 증진을 위하는 PR의 본 목적은 빠지고 전쟁논리를 국가이익과 결부시켜 선전 정도로 해석하고 그럴싸한 문장 끌어다 장황하게 풀어놓다뇨. PR전문지에서 게재한 글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