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업계 ‘가짜 리뷰’를 대하는 쿠팡과 아마존의 거리
이커머스업계 ‘가짜 리뷰’를 대하는 쿠팡과 아마존의 거리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2.05.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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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논란부터 ‘허위 리뷰와의 전쟁’까지

[더피알=김경탁 기자] 소비자 마케팅 분야에 불후의 명서인 『불평하는 고객이 좋은 기업을 만든다』(1996년 초판, 2010년 개정판)는 “실수 후에 그것을 고치지 않는 자는 또다시 같은 실수를 한다”는 공자님 말씀과 함께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 기업에게 큰 선물이라는 역설을 역설한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요즘은 ‘리뷰’가 해당 기업뿐 아니라 고객 일반에게도 노출된다. 기업 입장에서 부정적 리뷰를 최대한 숨기고 싶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허위 리뷰를 만들어서라도 고객을 끌어들이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 것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지난 4월 16일, 연합뉴스는 퇴사한 쇼핑몰 직원 등 복수의 관계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와 연합뉴스에 제보했다면서 구독자 수백만명에 이르는 인기 먹방 유튜버의 쇼핑몰이 직원들을 동원해 제품의 리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3월에는 참여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 등 6개 시민단체가 쿠팡의 PB제품 리뷰 조작에 대해 폭로하면서 관련 내용을 공정위에 신고한 일도 있었다.

당시 예시로 지적된 리뷰어들은 첫 구매 시 “칼이 너무 좋다. 무뎌지면 재구매하겠다”고 후기를 작성한지 일주일 만에 동일한 티타늄 식칼을 재구매하거나, 40일 만에 5회에 걸쳐 600매의 마스크를 구매한 후기를 남기는가 하면, 38일간 210리터의 고양이 모래(통상 1마리가 30일에 5리터 사용)를 구매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구매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발표한 자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발표한 자료

이와 관련 쿠팡 측은 “쿠팡 모든 상품평의 99.9%는 직원이 아닌 구매고객이 작성한 것”이고 “직원이 작성한 후기에는 이 점을 반드시 명시해 왔다”면서 시민단체들의 허위 주장이 지속될 경우 법적조치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 2015년 ‘가짜 리뷰와의 전쟁’ 선포 후 지속적으로 허위 리뷰 전문 대행업체들에 대한 고소와 엄청난 수의 입점업체 퇴출 사실을 공표하고, 2016년부터는 아예 할인·경품 등 대가성 리뷰를 금지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1월 온라인쇼핑 이용후기 관련 인식도 조사를 발표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소비자 리뷰 영향력 조사’가 마지막으로 나온게 2017년 9월이니까 무려 5년 만의 유사조사다.

트렌드모니터 역대 조사결과들을 살펴보면, 온라인 구매시 리뷰를 참조한다는 비중은 꾸준히 80%대 중후반의 높은 비중을 유지한 가운데 오프라인 구매 시에도 항상 리뷰를 참조한다는 비중(2012년 38.5%→2014년 46.6%→2017년 57.9%)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이한 점은, 리뷰 중에 해당 회사가 직접 작성한 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70% 후반대에서 최대 81.3%까지 높게 유지됐음에도 리뷰가 많은 제품에 대한 선호와 신뢰는 계속 유지됐다는 대목이다.

평행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5년 만에 나온 소비자연맹 조사에서 쇼핑시 후기를 확인하는 비중은 97.2%에 달한 반면 신뢰도는 70.2%로 대폭 낮아졌다. 다만 이용후기 누적수가 구매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82.4%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17년 소비자 리뷰 영향력 조사 자료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17년 소비자 리뷰 영향력 조사 자료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인플루언서 혹은 셀럽으로 불리는 유명인들을 동원한 리뷰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고, 아예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문 기업과 협약을 맺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유명 유튜버가 ‘내돈내산’이라며 특정 제품을 홍보했다가 후원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뒷광고’ 논란이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조작으로 의심받거나 나중에 허위 리뷰로 들통이 나느니 차라리 대놓고 후원 리뷰라는 사실을 밝히는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권호현 참여연대 실행위원이 3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쿠팡 PB 제품 리뷰 조작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에서 쿠팡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권호현 참여연대 실행위원이 3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쿠팡 PB 제품 리뷰 조작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에서 쿠팡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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