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8-11 13:12 (목)
4대 그룹 CEO의 핵심 메시지, ‘고르디우스의 매듭’으로 풀자
4대 그룹 CEO의 핵심 메시지, ‘고르디우스의 매듭’으로 풀자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2.07.04 11:4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 & 인사이트]
이재용 부회장 “목숨 걸고 하는 것…초격차 기술 지배력 확장”
정의선 회장 “갈 길이 멀다…시나리오 갖고 민첩하게”
최태원 회장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기존 사업 모델 탈피”
구광모 회장 “불확실성 높아질 것…고객 가치 최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친  6월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친 6월 18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타임스=김영순 기자

대기업 CEO 총수의 최근 발언이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협력사와 경쟁사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담은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대내적으로 임직원에게는 격변하는 세계 시장환경에서 새로운 변화를 강조하는 시그널이 되기 때문이다.

재계 CEO의 말 한마디는 역사를 만들고 기업과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문화 창조의 정신적 요소가 된다. 곧 총수의 발언은 조직에 던지는 중대한 메시지로 작용한다. 기업 CEO들은 발언을 통해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즉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인 셈이다.

지역 국가간 경쟁은 물론 G2간 신냉전 시대에 들어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기대응 속도와 전략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기업의 생존이 달린 매우 엄중한 시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퍼펙트 스톰’(악재가 동시에 터지는 것)에 직면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 대기업 CEO 총수들이 대내외를 향해 강력한 발언을 내놓고 있어 우리 사회의 중심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심상치 않다. 이른바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와 3저(생산, 투자, 소비둔화)등 곳곳에 경고등이 켜지는 경제위기를 맞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CEO들이 잇따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찾는 가운데 그들이 전하는 절박한 메시지& 이미지는 관심이 더 쏠릴 수 밖에 없다.

미래 성장 동력 마련 못 하면 삼성도 생존 불투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월 2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삼성이 발표한 45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과 관련해 “앞만 보고 가겠다. 숫자는 모르겠고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도 미래가 불투명하며, 이번 대규모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고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월 18일 11박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시장에 여러 가지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경영위기를 돌파할 요소로 조직 문화 혁신과 ‘초격차 기술 강화’를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적응해 갈 수 있는 유연한 문화”를 강조한 점이 이례적이다. 故 이건희 회장은 30여 년에 걸쳐 신경영 문화 창출을 통해 초일류 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경영 리더십을 이어받은 이후, 줄곧 삼성의 기업 문화에 혁신적 변화를 도입한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초유의 세계 불황이 예견되는 환경에서 법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삼성을 제2의 도약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도전적 과제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월 12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월 12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차, 예측 어려운 국제 정세에 통합리스크TF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월 뉴욕 국제오토쇼에 참석해 “현대차의 적은 우리 자신”이라며 “(현대차의 변화 노력은) 30~40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하드웨어는 바뀌고 있지만, 기업 문화 등 소프트웨어는 갈 길이 멀다”라면서 “가야 하는 길을 아는 만큼 나부터 바꾸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항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부터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경영 환경을 감안한 통합리스크관리업무협의팀(CFT)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M&A 는 물론 CEO들과 국제무대에서 빈번한 만남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주는 이미지는 신선하고 힘차게 다가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월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월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상반기 경영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5월 17일 열린 ‘2022 확대경영 회의’에서 30명이 넘는 핵심 경영진에게 과감한 경영활동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현재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이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SK그룹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위기 극복과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어 최 회장은 “현재의 사업 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서 기업 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면서 “벤치마킹할 대상 또는 쫓아가야 할 대상을 찾거나 아니면 현재 사업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활동에 나서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SK그룹은 2026년까지 247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이 가운데 90%를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과 합작 투자를 성사시키는 등 SK 특유의 끝없는 변신 이미지를 가속화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코로나로부터 일상 회복이 지체되고 있어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LG는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변화에 민첩히 대응하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드는 노력을 지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향후 5년간 국내에 106조를 투자하고, 총 5만 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발표했다. AI, 로봇 등 미래성장문야와 친환경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LG는 디지털 혁명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꾸준히 강조한다. 과거의 ‘Follower 기업’에서 ‘Move First “ 기업으로의 변신 이미지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국내 4대 그룹 CEO 총수들이 선언하는 메시지 속에는 위기 극복과 대응 전략을 변경하겠다는 사인(Sign)이 들어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월 14일 “경제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계속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 상황이 더욱 비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기업이 처한 환경이 급변할 때마다 대기업 CEO 총수들은 특유의 메시지를 대내외에 선언하면서 신속하게 임직원들과 협력사 및 파트너 기업과 시장대응전략을 수행해 왔다.

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월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이 5월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비결‘

애를 써도 해결하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를 남들이 생각지 못한 대담한 방식으로 단번에 해결한다는 의미에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있다. 아시아를 정복하는 사람만이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고르디우스의 고리’를 풀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알렉산드로스는 그 자리서 칼로 매듭을 잘라버렸다. 나름대로 기업이 처한 미증유의 위기와 도전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는 기업 CEO의 리더십과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회사문화와 사풍에 달려 있을 것이다.

세계투자 전문기관 CEO들은 “글로벌 시장 환경이 심각한 늪에 빠지는 위기”라는 경고를 연이어 발표 중이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3개월째 수출이 위협받는 무역적자를 기록 중이다. 인공위성을 세계 7번째로 우주 발사에 성공시킨 대한민국 기술. 기술이 없는 나라의 국민은 ‘뛰어나고 첨단 기술’을 가진 나라의 지배를 받고 ‘노예’가 되는 역사가 있다.

기술이 뒤진 기업의 미래는 없다. 문을 닫는다. 4대 그룹은 매출 대부분이 수출이다. 삼성전자는 95% 이상이 수출이다.

어느 때보다 新 정부 들어 기업 CEO들의 조직을 향한 ‘강력한 발언’에는 절박함의 시그널이 묻어 있다. 이는 다가올 전례 없는 불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내포하고 있지만, 희망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사기진작의 북돋움 또한 숨어 있다. 이처럼 기업 총수들의 진심어린 핵심 메시지는 고르디우스 매듭을 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그 무게감과 진정성은 가히 압도적일것으로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dmin 2022-07-04 14:23:02
독자, 고객님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다른 '매체의 내용'이나,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댓글은 지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매체에 실린 기사에 관련한 의견이나 제안과 fact 체크 등을 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