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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새로운 얼굴, 버추얼 휴먼
지자체의 새로운 얼굴, 버추얼 휴먼
  • 최소원 기자 (wish@the-pr.co.kr)
  • 승인 2022.09.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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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주의’ 젊은 세대 겨냥한 차세대 페르소나
홍보대사 임명해 SNS 중심으로 대중과 소통
지역 특성 반영한 캐릭터 및 콘텐츠 개발 필요

공공 홍보는 까다롭다.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깨고, 재밌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많은 지자체가 이를 위해 캐릭터를 앞세웠다. 가상세계로 진출하는 시류 속에 1월부터는 버추얼 휴먼을 내세우는 지자체가 생겨나고 있다. 지자체는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더피알타임스=최소원 기자

홍보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트렌드에 민감하다. 공공 홍보도 마찬가지다. 레퍼런스와 흐름에 예민한 담당자들은 같은 분야에 잘된 사례가 있으면 빠르게 반응한다. ‘병맛’, ‘B급 감성’ 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비슷한 콘텐츠가 우후죽순 생겨나거나, 고양 고양이와 용인 조아용 등 캐릭터가 인기 얻자 따라서 캐릭터를 개발하는 식이다.

최근 유행의 조짐이 보이는 키워드는 메타버스와 버추얼 휴먼이 아닐까? IT 강국이라는 칭호답게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국은 공공 분야에도 빠르게 4차 산업 기술을 적용해 나가고 있다. 지자체의 메타버스 구축 사업은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점점 늘고 있다. 버추얼 휴먼은 지자체나 지자체 사업의 홍보대사 격으로 개발‧위촉되며 지자체 캐릭터를 이은 차세대 페르소나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페르소나가 필요한 이유

페르소나는 본래 연극배우가 쓰는 가면을 의미했는데, 지금은 인간 개인을 가리킨다. 겉모습부터 말투, 성격 등 한 개인의 특성이 녹아있는 개념이다. 사회적 동물인 만큼 인간은 모두 하나 이상의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아간다. 온라인 세상의 아바타, 게임 속 캐릭터부터 최근 유행했던 부캐까지 모두 페르소나의 일종이다.

특히 SNS에서 페르소나는 없어선 안 될 요소다. 페르소나는 파편적이고 유리된 디지털 공간에서 맥락과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감정적 동요를 이끌어 낸다.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감정적 동요와 비(非)이성이다.

지자체가 공공 홍보에서 캐릭터를 내세운 이유도 마찬가지다. 공공, 행정과 같은 분야는 대중에게 심리적 거리감이 있는 영역이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 공공 PR‧홍보는 이 같은 편견과 심리적 거리감을 극복하고, 유익하지만 재밌는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귀엽고 독특한 캐릭터는 사람의 마음을 허물고 친밀함과 애정을 쉽게 쏟을 수 있도록 만든다.

여러 기업에서도 광고 모델이란 페르소나를 통해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이들 역시 최근 버추얼 휴먼을 모델로 기용하는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신한라이프, 롯데홈쇼핑, 타타대우상용차 등의 기업이 로지, 루시, 미즈 쎈 등 버추얼 휴먼을 앞세웠다. 대중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불쾌함보다는 신기함과 관심이 앞섰고, 기업 이미지도 혁신적이고 젊은 기업으로 인식됐다.

혁신적이고 젊은 이미지, 힙하고 친근한 느낌은 지자체에게야말로 필요한 것이었다. 지방은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각 지자체들은 지역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며, 매력적인 도시로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상주인구를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당장 여행‧관광 인구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은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제작한 버추얼 휴먼 반디(Van:D)가 2020년 1월 20일 경기도의 14번째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사진=브이에이코퍼레이션 제공.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제작한 버추얼 휴먼 반디(Van:D)가 2020년 1월 20일 경기도의 14번째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사진=브이에이코퍼레이션 제공.

지자체의 버추얼 휴먼 활용 현황

지자체들은 새로운 얼굴이 된 버추얼 휴먼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그 방식은 지극히 단편적이다. 대부분 홍보대사로 임명해 SNS 채널을 중심으로 소통한다.

전국 최초로 버추얼 휴먼을 홍보대사로 위촉한 곳은 경기도다. 올해 1월 20일에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제작한 반디(Van:D)를 경기도 14번째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반디는 2년 동안 SNS, 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공간에서 도민에게 정책과 행사 등의 정보를 소개하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러나 경기도청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방송에 한 번 출연한 것 외엔 경기도 홍보대사로서의 활동이 전무하다.

반디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 모델의 신체에 얼굴을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을 3D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 서서 진짜 사람 같은 가상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금의 실시간 엔진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꾸준히 연구 중이지만 그 때문인지 반디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

두 번째 사례는 포항의 아일라다. 포항시 지역홍보용으로 디오비스튜디오가 개발한 인공지능 가상인간 아일라는 포항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인어로 설정됐다. 포항시 유튜브 채널과 아일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유튜브에선 아일라의 ‘인어 데이(In a Day)' 뮤직비디오와 Vlog를, 인스타그램에선 릴스와 피드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일라는 인스타그램에 첫 게시물을 올린 5월 30일부터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인어로 설정된 캐릭터는 독특한 서사를 가진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온 문화 원형, 인어를 활용해 신비함과 호기심, 재미를 불러온다. 그러나 설정에 비해 아직 이를 풀어내는 콘텐츠가 미약하다. 또 다른 버추얼 휴먼에 비해 대중적인 지지도가 낮은 편이란 아쉬움이 있다.

디오비스튜디오가 제작한 버추얼 휴먼 아일라(Aila)가 2022년 6월 30일부터 포항시 홍보에 나섰다. 사진=아일라 인스타그램.
디오비스튜디오가 제작한 버추얼 휴먼 아일라(Aila)가 2022년 6월 30일부터 포항시 홍보에 나섰다. 사진=아일라 인스타그램.

서울시도 최근 가상인간 ‘와이티(YT)'를 서울시 청년정책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신세계가 개발한 AI 가상인간 와이티의 이름은 ’Young Twenty‘라는 의미로,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은 그의 컨셉이 자유분방함과 기발함, 트렌디함을 추구하는 청년정책 홍보대사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와이티는 2022년 서울 청년정책 콘테스트 영상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홍보대사 활동에 돌입했다.

와이티의 장점이자 단점은 그가 청년 세대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상 인플루언서라는 점이다. 그의 영향력은 이미 서울시가 타깃하고 있는 세대에 뻗쳐 있기 때문에 정보 확산이나 인지 면에서 탁월하다. 그러나 그는 신세계에서 개발했다는 점과 삼성전자와 매일유업, 파리바게뜨 등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또 실제 모델의 신체에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어 타 가상인간에 비해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관건은 콘텐츠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지자체 홍보에 투입된 건 불과 7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기간 동안 언론에 보도되고 대중의 이목을 끈 것만으로도 유의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가상인간을 활용한 홍보 활동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내세운 홍보 활동이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지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와이티같이 다른 활동과 동시에 지자체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연예인형과 아일라처럼 지역 홍보 역할에 충실한 캐릭터형이다. 연예인형은 처음 위촉할 때에 큰 관심을 받지만 단편적이고 일회적으로 쓰인다. 캐릭터형은 꾸준히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지만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지자체의 성격과 예산, 목적에 따라 그 쓰임이 달라질 테다.

두 형식 모두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연예인형의 경우 그 폭발적인 영향력과 바이럴을 응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버추얼 휴먼들이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큼 챌린지나 해시태그 커뮤니티 형성 등 플랫폼 기능을 극대화한 형태의 갖고 놀 수 있는 콘텐츠가 유리하다. 또 사람들이 계속 떠올릴 수 있도록 지자체 이미지를 강하게 결부하는 콘텐츠도 좋다.

신세계가 제작한 버추얼 휴먼 와이티(YT)가 2020년 7월 17일 서울시 청년정책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사진=와이티 인스타그램.

캐릭터형의 경우 주로 힙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가지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비해 탄생부터 성장까지 캐릭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자체의 성격과 특성을 잘 반영한 외관과 성격으로 도시 브랜딩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폭발적인 호응이 없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서사를 쌓아나가고 소통한다면 지역민은 물론 직역과 관련 없는 대중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진주시 캐릭터 하모의 팬싸인회를 찾은 인원의 절반 이상이 외부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최민규 대구대 융합예술학부 교수는 “각 지자체가 대중성을 강조한 캐릭터에 집중하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지역성이 없는 캐릭터가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지역색을 담은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콘텐트 상품을 개발해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중앙일보, 2022.05.17.)

이는 버추얼 휴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지역의 페르소나로서 그들을 오랫동안 활용하고자 한다면 지역 특성이 담긴 캐릭터를 개발하고 서사를 전개해 나가야 한다. 또 이를 응용한 콘텐트 상품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면서 캐릭터를 발전시키고 대중과 소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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