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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대응으로 악화된 여론 …카카오게임즈 기업 이미지 실추
안일한 대응으로 악화된 여론 …카카오게임즈 기업 이미지 실추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2.10.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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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사과문, 간담회, 공지 등에서 소통 부족함 드러나
게임은 어느 시장보다도 성향이 빠르게 바뀌며 발전하기 때문에 이용자들과의 소통, 피드백을 통해 의견을 받고 수렴해주는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게임은 어느 시장보다도 성향이 빠르게 바뀌며 발전하기 때문에 이용자들과의 소통, 피드백을 통해 의견을 받고 수렴해주는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더피알타임스=김영순 기자

2000년대 초반 탄생한 한국 게임업체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재밌는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냈다.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NHN, 네오위즈, 펄어비스, 웹젠 등으로 K-게임 산업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게임은 ‘문화콘텐츠’를 넘어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AI, 빅데이터를 망라하는 4차산업혁명의 디지털생태계에서 핵심이다.

게임은 어느 시장보다도 성향이 빠르게 바뀌며 발전하기 때문에 이용자들과의 소통, 피드백을 통해 의견을 받고 수렴해주는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이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게임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촉진제이다.

고객 소통 능력이 게임 흥행의 새 변수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안타깝게도 게임업체와 이용자 간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사태’다.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카카오게임즈가 유저(user)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퍼블리싱, 침묵 응대, 커뮤니케이션 착오, 부실한 사과문 등 위기 관리 관점에서 총체적인 이슈가 발생했다.

과거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 불통으로 인한 리스크 사례를 보면 게임업체가 초기 사태를 적절치 못한 대응을 하여 해당 이슈를 위기로 악화시키고 분노를 증폭시키거나 추가적인 2차 위기를 촉발하는 경우다. 유저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집단으로 이어져 기업 이미지와 평판을 잡아먹을 수 밖에 없다.

게임업체 입장에서 보면 PR(public relation)은 게임사와 해당 게임이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인식과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즉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즐겁고 만족할 수 있다면 해당 게임사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모든 산업에서 기업은 고객과 소통하며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상품에 대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항과 고객이 무엇에 불만족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화도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오고, 이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도 진화할 수 있다.

게임은 이런 특성이 더 강하다. 게임은 이용자와 게임 운영자가 24시간 내내 커뮤니케이션하며 실시간으로 제품 진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서다. 게임 시장의 핵심인 이용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게임과 이용자가 공진화하는 셈이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이용자와 함께 공진화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공지 지연 및 소통 부재 문제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일본 경주마를 미소녀로 의인화하고 캐릭터화한 ‘우마무스메’가 등장한다. 이용자는 트레이너로 이들을 육성해 경주(레이스)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우마무스메 국내 유통과 운영(퍼블리싱)을 맡아 국내에 출시한 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평점(만점 5점, 최저 1점) 4점대 중반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용자 사이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서비스 차이에서 오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엉성한 게임 운영과 오류로 불만이 시작됐다.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셔로서 능력 부족 혹은 무능함 그 자체가 드러났으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니 원인 파악이 안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을 제때 공지하지 않았고, 이용자와 소통하지 않으면서 운영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갈수록 커졌다. 공지(公知)는 기업의 경영내용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퍼블릭 리레이션 활동’(Public Relation)의 총합이다. 그만큼 기업이미지와 브랜드와 연결된 CI(Corporate Identity)에 직간접 영향을 끼친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불만을 일부 또는 단순한 문제로 인식한 듯한 대응을 보이며 이용자 불만을 키워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카카오게임즈에서 사과문으로 알려진 안내문을 올렸지만 잘못된 운영으로 인한 이용자 보상과 제대로 된 개선 방안 등이 언급되지 않은 알맹이 없는 사과라며 반발했다. 이용자들의 성난 겜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사건을 촉발한 근본적인 원인인 한·일 서비스 품질 차이, 이벤트 공지 지연, 운영진 불통 같은 핵심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즈에 지적해온 게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다는 평가가 이번 공지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용자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계속 불만 사항을 제기하며 카카오게임즈 측에 개선을 요청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에 참을 수 없는 이용자들은 마차 시위와 트럭시위를 단행했다.

게임업계 PR 관계자는 “8월 말 카카오게임즈에 이용자 관점에서 운영 개선과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담아 조언했다”며 “하지만 부정적인 기사를 막으려고만 할 뿐 개선이나 이용자 소통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사과와 담당자 교체, 간담회 개최 등 10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용자가 생각하는 우마무스메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카카오게임즈에 운영 개선과 소통을 전면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우마무스메 이용자 측은 “(우리는)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 컨슈머가 아니다”며 “간담회로 우마무스메 게임 서비스의 정상화, 문제 발생 시 빠른 해결, 소통 등 당연한 소비자 권리를 요구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보상 요구에 카카오게임즈가 “불편을 끼쳐드린 점은 이해하고 있다. 고객 개별 선택으로 피해라고 보진 않는다”고 한 발언이 게임 이용자 사이에 회자되며 성난 겜심에 기름을 부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엘리베이터에 갇힌 것은 엘리베이터를 선택한 사람 탓’이냐며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위로와 진심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낳은 논란

‘우마무스메’ 한국 배급사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8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에서 ‘마차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마무스메’ 한국 배급사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8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에서 ‘마차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게임즈는 사태 발생 전부터 다양하게 이용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전에 이번 사태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PR 관점에서 바라보면 카카오게임즈 측은 근본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른 채 제때 대처하지 못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총체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위정현 교수는 “과거에는 이용자들이 조용한 이용자였는데 이제는 행동하는 이용자가 됐다”며 “과거에는 부당한 서비스에 (회사가) 응대하지 않으면 불평을 말하는 선에서 끝났는데 이제는 행동으로 게임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발달과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게임 이용자 개인의 의견이 커뮤니티에서 공감을 얻으면 쉽게 집단 의견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한 트럭 시위를 경험한 넷마블은 적절한 후속 대처를 한 사례도 있었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이하 페그오) 이용자들이 운영진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자발적으로 돈을 모금해 마련한 커피 트럭을 넷마블 신사옥 앞에 보내는 등 유저 소통 행보가 주목받았다.

페그오 이용자들이 보낸 커피 트럭. 넷마블 제공.
페그오 이용자들이 보낸 커피 트럭. 넷마블 제공.

페그오도 우마무스메처럼 일본과 다른 운영을 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넷마블 측도 처음에는 늘 하던 자세로 버텼다고 한다. 사과 보상 약간, 책임 없는 보여주기식 사과문, 요구 묵살 등 이용자 요구를 무시했다.

하지만 트럭 시위가 예상과 달리 한 달 동안 지속되자 넷마블은 수차례 간담회와 서비스 개선 등을 진행하며 이용자 불만을 잠재우고 민심을 회복하는 데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용자 요구에 꾸준하게 소통하며 서비스 품질 개선에 공을 들인 덕분이다.

지난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트럭 시위를 겪었고, ‘마비노기’도 운영 문제로 많은 이용자 비판을 받았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이용자와 장시간 간담회를 진행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소통을 강화하며 최근 인기를 회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미지와 브랜딩(branding) 효과를 굳힌 전화위복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사과문과 CEO의 소통 방법

B 게임업체 홍보 관계자는 “홍보인 입장에서는 이용자들이 왜 화가 났는지 자체를 이해하고 개선 사항 등 원하는 이야기에 회사 입장의 가치를 잘 녹여서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다른 회사 사태로만 볼 것이 아니라 K-게임업체들의 고민으로 보고 커뮤니케이션에 진정성 있는 대안은 없는지 게임업체 홍보인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넸다.

위정현 교수는 “사과문과 간담회를 보면서 대체 소비자를 이런 취급하는 산업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실망스럽고 여기서 멈춘다 해도 유저들의 시위는 한국 게임산업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는 과거 카카오 모빌리티가 겪었던 사회적 물의로 인한 문제가 학습되지 않았고 대기업에 가려져 동일한 문제점을 답습하는 안일함 등 기존의 논란들이 더해져 기업 이미지가 악화일로로 치닫을 것”이라 말했다.

좋은 사과문은 정확한 사실 인식을 토대로 문제를 제기한 측이 원하는 방향 또는 보편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 사안을 조치하는 방안을 담는다. 사과의 메시지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정확히 파악하고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 측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올린 사과문에도 이용자들이 분노하는 핵심 사안에 대한 정확한 문제 인식이 부재했다. 이는 장시간 진행한 간담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불만을 잠재우지 못해 이용자들이 환불 소송을 이어가도록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불러 우마무스메 사태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 방안과 그동안 게임의 이미지를 깎아 내린 사행성과 폭력성 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게임이 문화예술로 평가 받기 위한 업계 노력 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법안 개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 사태가 모쪼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해결되길 바라면서, 우선은 게임업계가 유저와 소통하는 솔루션과 갈등 해결법을 찾아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정립해 가길 바란다. 2차적으로는 이 사태가 좋은 해결 사례로 남아 K-게임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한층 높이는 큰 족적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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