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진실은?
SPC그룹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진실은?
  • 한민철 기자 (kawskhan@naver.com)
  • 승인 2022.10.06 16: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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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가 미국 매체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기업 TOP 500’의 25위에 오른 것을 두고 평가 요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미국 매체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기업 TOP 500’의 25위에 오른 것을 두고 평가 요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PC그룹>

[더피알타임스=한민철 기자] SPC그룹의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세계 유수의 프랜차이즈 기업 중 상위에 올랐다는 미국 매체의 발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둘러싸고, 허위 또는 착오에 의한 정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SPC그룹이 주요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의 브랜드인 파리바게뜨가 미국 ‘프랜차이즈 타임스(Franchise Times)’에서 선정한 올해 ‘프랜차이즈 기업 TOP 500’에서 25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SPC그룹은 해당 보도자료에서 파리바게뜨는 전년도 같은 조사에서 13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보도자료의 내용은 분명 파리바게뜨의 대내외 인지도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인 동시에, 올해 상반기 파리바게뜨의 미국 내 100호점 돌파 이슈까지 덧붙이며 해외 시장 확대의 홍보 효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타임스’의 홈페이지에는 SPC그룹이 보도자료에 언급한 미국에 점포를 두고 있는 상위 500위의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나열돼 있다. 여기에는 맥도날드와 세븐일레븐, KFC, 버거킹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과 함께 25위에 파리바게뜨의 이름도 올라 있었다.

그런데 <더피알타임스>는 파리바게뜨의 해당 순위에 몇 가지 의문이 드는 점을 발견했다.

‘프랜차이즈 타임스’는 이들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순위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요소까지 밝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각 순위 목록에 글로벌 매출과 전체 점포수가 명시돼 있고, 대략 이 매출과 점포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SPC그룹도 이번 보도자료에서 ‘프랜차이즈 타임즈는 1999년부터 미국 내에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매출 등을 분석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라고 언급한 만큼, ‘프랜차이즈 타임스’의 순위 평가를 위한 주요 기준은 매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파리바게뜨의 시스템 세일즈(System Sales)와 연간 글로벌 매출액(Global Sales)은 54억달러로 점포수는 4101개라고 명시돼 있다. 이 4101개라는 점포수는 미국 내 매장수(US Units) 101개와 그 밖의 국가의 글로벌 매장수(International Units) 4000개를 합친 것으로 기재돼 있다.

'프랜차이즈 타임스'에 오른 파리바게뜨에 대한 회사 정보. 여기에서는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매출을 54억달러, 총 점포수를 4101개로 소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타임스 홈페이지
'프랜차이즈 타임스'에 오른 파리바게뜨에 대한 회사 정보. 여기에서는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매출을 54억달러, 총 점포수를 4101개로 소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타임스 홈페이지>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기재한 바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연간 글로벌 매출액이 무려 54억달러 한화로 무려 7조5500억이 넘는다는 것인데, 이는 모회사인 SPC그룹의 매출을 잘못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SPC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7조923억원으로 처음으로 7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해당 수치는 파리바게뜨뿐만 아니라 기타 50여개 계열사 매출을 합친 것으로,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파리바게뜨의 순위를 평가하는 데 활용한 54억달러의 글로벌 매출은 착오가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평가라면 당연히 순위에 이름을 올린 파리바게뜨의 단일 매출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3위와 12위, 13위에 각각 오른 KCF와 타코벨, 피자헛은 모두 모기업이 미국 ‘얌!브랜즈(Yum! Brands)’사로 동일하다. 이들은 순위에 모기업인 ‘얌!브랜즈’의 매출이 아닌 각사의 단일 매출이 적용돼 있고, 파리바게뜨 역시 모기업인 SPC그룹이 아닌 단일 글로벌 매출로 순위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의 연간 단일 글로벌 매출액을 묻는 질문에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파리바게뜨의 운영사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매출은 약 4조7762억원, 파리바게뜨 해외 법인의 매출은 4487억원으로 결과적으로 어느 쪽도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평가에 반영한 글로벌 매출액 54억달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파리바게뜨의 단일 글로벌 매출을 높아 잡아 4조원대라고 가정해보더라도, ‘프랜차이즈 타임스’의 TOP 500 기업들 중 48위에 위치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DoubleTree by Hilton)과 매출액 측면에서 유사한 수준이 된다.

물론 SPC그룹 내에서 파리바게뜨의 매출 비중이 매우 큰 만큼, 파리바게뜨와 SPC그룹을 동일시 해서 글로벌 매출액을 반영했다고도 할 수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당사가 ‘프랜차이즈 타임스’에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매출이나 매장수 등 이번 조사에 있어 자료를 제공하거나 그들로부터 자료 제공 요청이 들어온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타임스’의 ‘프랜차이즈 기업 TOP 500’ SPC그룹의 글로벌 매출을 파리바게뜨의 것으로 잘못 알고 순위에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사실이라면 1차적인 책임은 ‘프랜차이즈 타임스’에 있겠지만, SPC그룹도 파리바게뜨의 단일 글로벌 연간 매출액이 54억달러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 순위 발표 결과를 토대로 보도자료를 제작해 언론사에 배포하고 홍보 효과를 입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수는 약 3400여개로, 해외에는 총 430여개 매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이번 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파리바게뜨의 총 점포수 4101개가 어디에서 나온 수치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국내 매체가 아닌 만큼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파워를 평가하는지 저희도 알 수 없다”며 “(평가의 기준이 된) System Sales의 경우 자사의 총매출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나 매체의 평가 기준에 대해 당사가 판단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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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K 2022-10-21 00:20:40
역시나 그럴줄 알았음. 전세계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들보다 글로벌 매출이 높은게 말이 안되지..
이 회사는 글로벌 소비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네.. 이번에 사고난걸 봐도,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알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