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카카오 먹통 사태 보상안 '꼼수 마케팅'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카카오 먹통 사태 보상안 '꼼수 마케팅' 논란
  • 최소원 기자 (wish@the-pr.co.kr)
  • 승인 2023.01.13 18: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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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5일 국내 최초로 무료 서비스 피해 보상안 마련
기간 제한 있거나 한 달 후 자동 결제 가능성에 부정적 여론
"고민 흔적 보이나 대처 미흡… 커뮤니케이션 톤&매너 고려해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출처=카카오나우
6일, 카카오는 전날 발표한 '마음 패키지'가 논란에 휩싸이자 해명 및 추가 설명이 포함된 게시물('카카오 마음 패키지'에 대해 설명드립니다)을 추가로 게시했다. 출처=카카오 인스타그램 캡쳐

더피알타임스=최소원기자

이슈 선정 이유

국민 여론은 기업의 평판을 좌우한다. 대기업은 사용자가 많고 대다수 국민이 아는 만큼 사소한 사안으로도 이미지에 타격 입을 수 있다. 국민에게 피해 입혔을 때 기업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대처와 국민이 바라는 태도는 어떠한가 살펴본다.

사건 요약

2022년 10월 경기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페이·택시를 포함한 카카오 그룹 서비스에 대규모 장애가 발생했다. 2023년 1월 5일, 사태 두 달여 만에 카카오는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시작했다. 무료 서비스에 대해 보상안을 마련한 국내 최초 사례다.

2022년 11월 말부터 ‘1015 피해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먹통 피해 보상안을 세운 카카오는 12월 29일 최종 보상안을 발표했다. 카카오톡으로 영업해 온 소상공인에겐 매출 손실액에 따라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고, 카카오톡 이용자 약 4800만명에게는 ‘마음 선물팩’이라는 이름의 무료 프로모션 행사를 열기로 했다.

해당 프로모션에는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3종(춘식이는 프렌즈2, 토심이는 토뭉이랑 놀거야, 아기 망그러진 곰), 공동구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 할인 쿠폰 2장, 선착순 300만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저장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이 포함됐다.

5일, 카카오가 2022년 10월 먹통 사태에 대한 보상안으로 '마음 패키지'를 배포했다. 출처=카카오나우 캡쳐
5일, 카카오가 2022년 10월 먹통 사태에 대한 보상안으로 '마음 패키지'를 배포했다. 출처=카카오나우 캡쳐

약 5000억원에 이르는 보상 규모에도 카카오의 보상안은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보상안이 사과나 보상보다 마케팅에 초점 맞춰져 있다는 ‘꼼수 마케팅’ 논란이다.

지급된 이모티콘 3중 중 ‘춘식이는 프렌즈2’를 제외한 두 이모티콘은 90일 사용기한 제한이 있다. 90일 이후 사용하려면 결제해야 한다.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은 해당 플랫폼에서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어 플랫폼 사용을 유도하고 있으며, 구독형 서비스인 톡서랍은 해지하지 않으면 1개월 이후부터 매월 자동 결제된다.

현재 상황

5일 발표 이후, 보상안에 대한 여론을 파악한 카카오는 6일 ‘'카카오 마음 패키지'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는 게시물을 추가로 올렸다. 해당 글에는 패키지 구성 의도와 더 자세한 패키지 안내 등이 담겼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90일 기한 제한에 대해 "이벤트성 이모티콘의 경우 사용기한이 2주 이내인 경우가 많기에, 90일로 제한을 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은 중·소사업자와 농·축산업체를 위해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농축수산물 판로를 열어주는 ‘제가버치’ 프로젝트, 버려지는 물건을 새 용도의 제품으로 만드는 ‘새활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 의미가 담긴 보상을 추가로 준비했다는 것이다.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을 받은 이용자들에게는 기한 만료 일주일 전과 하루 전, 카카오톡 알림으로 서비스 해지를 안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해당 제품은 언제든 해지 가능하며, 이용권 등록 시에도 ‘해지 예약 기능’을 통해 자동결제 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음을 안내했다.

카카오 '마음패키지 설명드립니다' 게시물 일부. 출처=카카오나우 캡처
카카오 '마음패키지 설명드립니다' 게시물 일부. 출처=카카오나우 캡처

카카오의 입장표명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하다.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9일부터 11일까지 성별 무관 2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5%가 카카오의 보상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는 25.6%, 긍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 비율은 5.9%에 그쳤다.

주목할 키워드

신뢰도, 사회적 책임, 사과와 보상, 커뮤니케이션 뉘앙스

전문가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코멘트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데이터센터 화재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였으나, 기초 대응이 부실해 발생한 이슈다.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만큼 그 피해 규모는 전례 없이 크다.

카카오가 굉장히 고심했을 것이다. 당황스러우면서도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피해 보상을 고민해야 했다. 유료가 아닌 무료 서비스였기에 더더욱 그렇다. 국내에서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대대적인 보상 선례가 없었기에 비교 기준점이 없었다. 과도한 보상이 들어가면 이후 무료 서비스 이슈에 대한 하나의 기준점이 돼버리고, 전혀 보상이 없으면 국민적인 여론의 반감이 배가 될 상황이었다.

그렇다 보니 무형의 자산, 사람들에게 어떠한 금전적인 가치는 있지만 실질적인 돈은 아닌 보상을 마련한 것이다. 이용자들이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 서비스였지만, 카카오 입장에선 직접적으로 큰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협의안을 찾아내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그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마케팅의 일환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지점에 대해선 왜 준비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다. 어쩌면 오인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음에도 무시한 채 밀고 나가자는 전략은 아니었을까.

카카오의 이번 보상안은 명백한 마케팅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 사과문을 보면 본인들이 전하고자 했던 사과보다 프로모션 이벤트에 참여하는 데 참고할 유의사항이 훨씬 많다. ‘마음 선물팩’이라는 이름과 워딩도 마케팅적 접근이다. 어떤 기업도 특정 사안에 대해 마케팅 슬로건이나 카피 같은 문구로 해명한 적이 없다.

보통 기업이었다면 "A건물 화재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말씀드립니다"라고 할 말을 카카오는 "과거 서비스 중단 사건에 대해서 저희가 마음 선물팩을 드립니다"라고 전했다. 2014년 발생했던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한 해명과 대책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의 사과는 항상 톤&매너가 캐주얼하다. 부드럽고 통통 튀는 커뮤니케이션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마케팅 슬로건이나 말랑말랑한 키워드에 집착하는 모습이 이러한 마케팅 논란을 낳는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성격이 캐주얼하고 전 연령대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의도는 충분히 공감하나, 상황과 사건의 경중에 따라 좀 더 명료하고 오해 없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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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18 15:06:40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