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어떻게 브랜딩하는가③] 부산이 엑스포하기 좋다
[도시는 어떻게 브랜딩하는가③] 부산이 엑스포하기 좋다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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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엑스포를 원해? Busan is EXPO, 부산=X4

도시 브랜딩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전략은 통했을까
지역민 공감→대국민 홍보→이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필요

도시브랜드의 한계는 무엇이고 왜 진화가 아닌 단절과 리브랜드 런칭만 이어지는가. 늘 끊이지 않는 도시브랜드 논란, 해법은 없을지 짚어봤다.

도시, 브랜드가 있어도 브랜딩이 없다
부산이라서 좋다?
부산이 엑스포하기 좋다

2022년 10월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월드컵대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에서 방탄소년단(BTS)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2022년 10월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월드컵대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에서 방탄소년단(BTS)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더피알=김경탁 기자 | 국제박람회기구(약칭 BIE) 실사단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신청한 대한민국의 준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4월 2일부터 7일까지 5박6일간의 일정으로 서울과 부산을 방문했다.

한국을 방문한 BIE 실사단이 5월까지 작성해 보고할 실사보고서는 6월에 열리는 제172차 BIE 총회에서 회람되고 이 자리에서 4차 경쟁 PT가 실시된다. 이어서 11월 말로 예정된 제173차 총회에서 5차 경쟁PT가 실시되며 이 자리에서 최종 개최지가 결정된다.

BIE 실사단 방한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던 4월 7일 벡스코에서는 “PR이 움직인다. 엑스포를 넘어”라는 주제로 한국PR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에서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PR활동과 관련된 주제 발표가 다수 있었다.

더피알은 이날 발표 중 전종우 단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엑스포 유치 PR전략 진단과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그동안 어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홍보활동이 전개됐고 앞으로 어떤 개선점이 있는지 짚어봤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은 5박6일의 일정을 마치고 4월 7일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출국했다. 사진=유치위원회 제공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은 5박6일의 일정을 마치고 4월 7일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출국했다. 사진=유치위원회 제공

2022년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전방위적 홍보 작업이 실행된 한 해였다. 그 성과로 ‘부산이 엑스포 유치를 신청했다’는 사실은 이제 어느 정도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 일반이 유치 신청에 대해 인지한 것과 유치 신청을 지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

국민들의 의식 속에 그동안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엑스포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사이의 차별화된 점을 소구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전종우 단국대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홍보 작업이 ‘사실에 대한 홍보’였다면 이제는 전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이 경주되어야한다”며 “대국민 홍보를 넘어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홍보들은?

[홍보물 제작]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는 2022년도에 본격적인 엑스포 유치 홍보를 시행, 온라인과 온라인을 포함한 홍보 콘텐츠를 제작했다.

유치위원회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해외용과 국내용 채널을 구분해 SNS를 운영했는데, 구독자 수는 유치위의 경우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를 합쳐 총 13만2224명이고 부산시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합쳐 총 2만6172명이다.

방탄소년단의 유치 응원 영상을 공유하는 SNS 이벤트에는 5만889명이 참가했다.

유치위는 홍보용 브로슈어를 국문/영어/불어/스페인어 등 4가지 버전으로 제작해 주요 행사 및 각종 회의, 재외공관, 10대 기업 등에 배포했다.

디지털 홍보 배너는 Blue/Red/홍보대사 등 3가지 디자인에 각각 국문/영어/불어/스페인어 등 4개 언어별로 정부용과 기업용으로 나누어 총 24가지 버전을 제작해 재외공관 및 10대 기업 등에 배포했다.

아울러 JTBC 슈퍼밴드2에서 3위를 차지했던 밴드 ‘카디’의 응원송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다양한 홍보 동영상을 4개 언어 자막 버전으로 제작, 10대 기업 보유 옥외 전광판, 홈페이지, 공식 SNS 및 재외공관 보유 매체 등에서 홍보 중이기도 하다.

[홍보대사 위촉] 유치위는 2021년에 배우 이정재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방탄소년단(BTS)과 가상인간 로지, 그리고 2023년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더핑크퐁컴퍼니의 ‘아기상어’까지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홍보대사들은 각각 응원영상을 촬영하거나 유치기원 콘서트(BTS)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 중이며 특히 1호 홍보대사 이정재를 기용한 ‘세계관 마케팅’ 속의 가상그룹 X4(자이언티, 원슈타인, 전소미, 아린)는 엑스포 유치기원과 응원 호소를 담은 TV광고 모델로도 출연했다.

가상의 세계관에서 이정재는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X4’를 만들고 X4의 활동 덕분에 엑스포 유치전에 승리하게 되는데, 이 세계관이 한 단계 확장되면서 X4를 띄우기 위한 연예기획사 X4엔터테인먼트 직원들(본부장 이호창, 과장 송진우, 대리 박소영, 인턴 시은)의 활약상을 담은 웹예능도 만들어졌다.

메타버스 공간인 제페토에서도 '새로운 엑스포를 원해' 캠페인이 진행됐다.
메타버스 공간인 제페토에서도 '새로운 엑스포를 원해' 캠페인이 진행됐다.

[BIE 총회 계기 홍보] 유치위는 170회차 총회가 열린 2022년 6월과 유치계획서를 제출한 그해 9월 그리고 171차 총회가 열린 11월에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 지역에서 집중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170차 총회 때는 총회장 주변에 옥외광고를 집행하고 현대차 그룹의 친환경 차량에 홍보 문구를 래핑해서 파리 시내에 순회시켰으며 현지 유력언론인 르몽드지와 르피가로지에 각각 기획기사와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센강 캐릭터 전시 홍보
센강 캐릭터 전시 홍보
파리 시내를 순회 주행한 현대자동차 래핑카
파리 시내를 순회 주행한 현대자동차 래핑카

171차 총회 때는 센강에서 캐릭터 전시를 하는가하면, 캐릭터 자전거를 이용한 길거리 홍보를 전개했다. 현대자동차 래핑카의 파리 시내 순회는 이때도 진행했다.

유치위는 이와 함께 외신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도 신경을 썼다. 국내에 상주하는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프레스투어를 실시하여 부산의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기사를 유도해 우호적 환경 형성에 나선 것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도 현대자동차 래핑카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활동은 이뤄졌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도 현대자동차 래핑카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활동은 이뤄졌다.

[기업과의 협력] 유치위원회는 2021년 11월 10대 기업과 유치협력 MOU를 체결했고, 부산시 지역기업들과도 협업해 각종 오프라인 매장이나 국내외 행사, 기업광고 등의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몇 가지 사례만 들자면, 우선 삼성전자는 2022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2’ 당시 전시장과 시내 곳곳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알리는 다양한 형식의 광고를 선보였다.

IFA 2022에서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 대형 스크린에서는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이 상영됐다.
IFA 2022에서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 대형 스크린에서는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이 상영됐다.
LG가 서울역 대합실에 선보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광고. 사진=LG 제공
LG가 서울역 대합실에 선보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광고. 사진=LG 제공
LG유플러스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한다. 사진=LGU+ 제공
LG유플러스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한다. 사진=LGU+ 제공

LG전자와 LG U+, LG생활건강 등 LG그룹 계열사들은 오프라인 매장 내 현수막과 배너, 홍보물을 조성해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매장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했으며, LG헬로비전은 BIE 실시단이 묵은 호텔의 객실 TV채널을 통해 유치 기원 국민 응원 메시지를 송출하기도 했다.

또한 지역 민항사인 에어부산은 신형 항공기(A321neo) 외부에 엑스포 유치 기원 문구를 새겼고,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인 대선주조는 유치 염원을 담아 디자인한 비치 파라솔 1500개와 튜브 2400개를 부산지역 해수욕장에 설치·배치하기도 했다.

에어부산 래핑
에어부산 래핑
대선주조 해수용장 파라솔
대선주조 해수용장 파라솔

이제 어떻게 할까

[국민 공감대 형성] 2018 평창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행사 기간 중에 발생한 문제는 물론 사후 시설 활용에 대한 문제가 언론에서 심각하게 보도되면서 대형 국제 이벤트 개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종우 교수는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 부산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의 타당성을 소구하고 궁극적으로 감정적인 애착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감정적 애착은 단순한 광고홍보를 통해 구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경험하여 엑스포 개최에 동의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개최 기원 오프라인 이벤트나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이벤트 등을 예시로 들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BTS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린 2022년 10월 15일 부산 연제구 부사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은 '아미' 수만 명이 공연장 입장 절차를 거치고 있다. 뉴시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BTS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린 2022년 10월 15일 부산 연제구 부사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은 '아미' 수만 명이 공연장 입장 절차를 거치고 있다. 뉴시스

[효과적인 홍보대사 운영] 지난해 10월 15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Yet To Come〉 in BUSAN’ 개최 과정에 행사 주최자와 비용, 장소 등 여러 사안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논란과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부산 시민들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유치에 긍정적인 관여를 할 수 있는 홍보 관련 일처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또한 “엑스포 유치활동의 얼굴 역할을 하는 홍보대사의 활용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진행을 위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특히 “한류 스타를 단순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가상인간 로지의 경우, 자아 이미지와 가상인간 이미지 적합도에 따라 실질적인 태도나 행동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일이 있어 가상인간을 홍보대사로 활용할 경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 교수는 조언했다.

로지와 이정재의 홍보광고 촬영
로지와 이정재의 홍보광고 촬영

[해외 홍보 강화] 결국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것은 BIE 회원국들의 투표이기 때문에 해외홍보가 가장 결정적이다. 그 만큼 해외 홍보가 중요한데, 해외 공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는 국내 공중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전 교수는 “해외 공중들을 대상으로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인 한류에 초점을 두고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는 한류 스타들을 추가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해외 공중 홍보를 넘어 2023년에는 대인 홍보가 필요하며 유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인 로비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유치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접 로비 전략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실행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3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 기원 '광화에서 빛; 나이다' 행사의 일환으로 설치된 삼성, LG, SK 등 민간유치위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3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 기원 '광화에서 빛; 나이다' 행사의 일환으로 설치된 삼성, LG, SK 등 민간유치위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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