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수 아태협 회장, 대동강 맥주 유치 사업에 하이트진로 끌어들이려 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 대동강 맥주 유치 사업에 하이트진로 끌어들이려 했다
  • 한민철 기자 (kawskhan@naver.com)
  • 승인 2023.05.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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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협력사 등 계획했지만, 검찰 일감몰아주기 혐의 수사선상 올라 北 박철·김성혜 모두 난색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안부수(왼쪽)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안부수(왼쪽)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피알=한민철 기자 | 대북사업을 대가로 북한에 로비 자금을 보낸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대동강 맥주의 국내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하이트진로를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이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피알>이 확인한 안부수 회장에 대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의 공소사실과 판결문 내용에 따르면, 안 회장은 대동강 맥주 유치 사업에 하이트진로를 국내 협력사로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 회장은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공모해 북한에 억대의 외화를 보낸 혐의 등으로 지난 23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북중개업자로서 북측 인사에게 로비 자금으로 돈을 건네는 대신, 향후 대동강 맥주, 국내 옥류관에 대한 국내 사업 독점권을 따내는 등 대북사업에 있어 북한 당국의 협조를 구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회장은 지난 2018년 8월경 방북했을 당시,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성혜 정책부실장 등을 만났고, 대동강 맥주의 국내 유치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하이트진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회장이 향후 대동강 맥주의 국내 판매가 이뤄진다면, 하이트진로를 통해 제품의 유통·판매를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시 안 회장은 하이트진로가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포함한 관련 회사 정보에 대해 전달했는데, 박철 부위원장과 김성혜 부실장은 이를 이유로 하이트진로 선정에 대해 난색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월 하이트진로는 총수 일가 소유 회사인 서영이앤티에 대한 부당 지원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는 동시에 검찰에 고발당했고, 안 회장의 방북 당시인 같은 해 8월에는 검찰이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결과적으로 하이트진로는 안 회장 등의 대북 송금·로비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고, 당시 검찰 수사가 불행 중 다행이었던 셈이다. 

한편, 당시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검찰은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과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하이트진로 법인을 기소했고, 이들은 1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안부수 회장의 1심 선고가 나온 지난 23일 항소심 재판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박태영 사장은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2년, 김인규 대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하이트진로 법인에는 1억5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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