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소통 관점에서 마주한 금연 PR 캠페인
공공소통 관점에서 마주한 금연 PR 캠페인
  • 이종혁 (jonghyuk@kw.ac.kr)
  • 승인 2023.07.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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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금연 캠페인 실효성에 주목하다 ③
영국·캐나다의 세계 최초 세 가지 금연 정책 사례 속 공공소통 의미 찾기
매체에 의존한 ‘메시지 확산’보다 정책 이해관계자와의 유기적 연대 집중
2014년 영국 육군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금연 관련 사진
2014년 영국 육군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금연 관련 사진

더피알=이종혁 |2023년 영국과 캐나다에서 발표한 세계 최초의 세 가지 금연 정책은 정책 이전에 공공소통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영국과 캐나다 사례를 통해 몇 가지 의견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첫 장면, 2023년 1월 1일

첫 포문은 영국 육군이 열었습니다. 2022년 세밑, 영국 국방부는 ‘세계 최초’로 모든 군기지에서 금연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950년대 흡연이 대중화된 이후 이를 조직 문화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영국 육군도 즉각적으로 이 방침을 받아들였습니다.

2022년 12월 31일부로 모든 공간에서 금연을 실시한다고 밝힌 영국 육군 홈페이지의 2021년 10월 1일자 발표자료
2022년 12월 31일부터 모든 공간에서 금연을 실시한다고 밝힌 영국 육군의 2021년 10월 1일자 홈페이지 발표자료

이와 같은 결정은 성인 흡연 비율을 12% 이하까지 줄이겠다는 영국 정부의 목표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또한 MZ세대 장병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른 과감한 조치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궁여지책만 마련해두었습니다. 전자담배만 병영내 지정된 장소에서 허용했습니다.

이는 자칫 반쪽짜리 방침처럼 보여도 ‘흡연자의 금연을 돕고 비흡연자의 흡연을 예방’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금연 전문가는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국 등 금연 선진국이기에 가능한 조치라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영국 국방부가 발표한 ‘병영 내 금연 근무 환경 지침’(Tobacco Free Working Environment)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 비흡연자가 흡연자가 되는 것을 방지한다. 둘째, 구성원에 대한 금연 교육을 실시한다. 셋째, 간접흡연으로부터 비흡연자를 보호한다. 넷째 기존 흡연자의 금연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영국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4월 11일자 보도자료
영국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4월 11일자 보도자료

두 번째 장면, 2023년 4월 11일

영국 보건복지부(DHSC)는 4월 11일 한발 더 나간 금연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국가 금연 정책과 미성년자 전자담배 문제 해결을 위해 2030년까지 흡연율을 5% 이하로 낮추겠다는 정부 계획 ‘스모크프리(Smokefree) 2030’이 그것입니다.

2019년 7월 발표한 금연 종합계획은 지난 반세기 동안 영국에서 800만 명의 사망을 유발한 흡연의 위험성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흡연자의 금연 치료에 비해 비흡연자의 흡연 예방에 더 많은 조치를 취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계획에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금연 선진국인 영국이 ‘세계 최초’로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로 바꿔라’(Swap To Stop)라는 권고와 지원을 정부 금연 종합계획에 포함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전자담배도 담배이며 중독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글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 계획은 영국 전역 100만 명의 흡연자에게 무료 전자담배 키트와 금연 실천 가이드를 제공해 단계별로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금연에 단계는 있을 수 없다. 지금 당장 금연하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배치됩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우선 실직자, 노숙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 중 기존 흡연자를 대상으로 이 정책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전자담배 스타터 키트가 제공되며, 동시에 금연을 돕는 디지털 방식의 금연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흡연자의 데이터를 추적 관리할 수 있는 공익 데이터 기반 캠페인의 시작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개비마다 부착된 건강 경고문
개비마다 부착된 건강 경고문

세 번째 장면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는 ‘세계 최초’로 담배 한 개비마다 건강 경고문을 부착하는 강력한 금연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약 3개월간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한 ‘새로운 담배 제품의 외관 및 라벨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이 규정은 2023년 8월 1일부터 시행되며, 2035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금연 정책의 일환입니다.

2025년 4월까지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에는 ‘더피알’ 7월호 표지 사진처럼 담배 한 개비마다 ‘건강 위험 경고 문구’가 인쇄될 것입니다. 미사여구가 아닌 이 짧은 문구는 과학적 사실을 기술한 상식적인 것입니다. 가장 실효성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3년 우리가 접한 세계 최초의 세 가지 금연 정책은 공공소통에서 큰 함의를 갖습니다. 세 가지 사례 모두 공공소통이 갖춰야 하는 세 가지 요소, 즉 본질, 현장 그리고 의제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연구역인 보행로에서 사람들이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
금연구역인 보행로에서 사람들이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

금연 PR 캠페인을 위한 공공소통의 과제

공공소통은 매체에 의존한 메시지 확산보다 정책 이해관계자와의 유기적 연대를 중시합니다. 또 대중적 관심이나 인지가 아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여론 조성과 그에 기반한 공중 참여와 동의에 주목합니다.

지금까지의 ‘금연 광고 캠페인’은 분명 나름의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흡연이라는 키워드를 분석해보면, 흡연은 건강과 보건의 의제를 넘어 폭력과 폭행 사고로 이어지는 사회갈등 요소가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대중(Mass) 영역에서는 인지도 높은 금연 캠페인이 상시로 노출되고 있지만, 공중(Public) 영역에서의 상식적 논의는 어느 정도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라도 ‘금연 PR 캠페인’을 기본에서부터 다시 고민해보길 제안합니다.

초중고 통학로에서 마주하는 우리의 현실

담배 광고 노출을 줄이겠다며 편의점 유리에 반투명 스티커를 탈부착하는 사이 여전히 초중고 주변에는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가 혼재된 수많은 흡연자들이 우리 아이들 사이에 서 있습니다.

‘간접흡연’보다 더 무서운 ‘흡연에 관한 간접 현장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연 PR 캠페인’에 관해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자는 제안도 사실은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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