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캠페인에 금연이 있습니까?
금연 캠페인에 금연이 있습니까?
  • 소영식 엔자임헬스 상무 (thepr@the-pr.co.kr)
  • 승인 2023.07.20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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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금연 캠페인의 실효성을 논의하다 ④
헬스컴에서 바라보는 금연 캠페인 제언

더피알=소영식 | 금연 캠페인은 목적이 분명한 캠페인이다. 그만큼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도 명확하다. 흡연율을 낮추는 것, 흡연으로의 진입을 막는 것.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금연 캠페인은 그 목적에 충실하고 있는가!

필자는 2005년 처음으로 금연 캠페인에 참여했다. 당시에는 전파광고 파트, 캠페인 홍보물 제작 파트, 옥외광고 파트로 구분되어 있었으나, 이후 IMC 관점에서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일 거라는 자문 의견에 따라 통합 캠페인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예산이 대폭 증가하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캠페인이 되었다. 즉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캠페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그만큼의 무게감을 캠페인은 잘 보여주고 있는가? 중요한 캠페인이 아니라 예산만 많이 차지하는 캠페인이 된 것은 아닌가?

단 네 사람만 관심 갖는 캠페인

가끔 직원들과 농담을 할 때가 있다. 금연 캠페인은 단 네 사람만 관심을 갖는다고.

흡연자는 금연 캠페인을 회피하고, 비흡연자는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무시하기에, 대행사, 광고주(발주처), ‘그래, 어떻게 만들었나 보자’ 하고 매의 눈으로 살피는 경쟁 대행사와 담배회사, 이렇게 넷이라고.

그냥 농담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동조하는 사람이 많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만큼 대중에게 각인된 캠페인이라는 것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아, 금연 캠페인이네’ 하는 생각이 관심의 정도를 결정하게 만들어버리는 문제. 금연이라는 단어의 역치가 높아져서 웬만해서는 메시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모든 캠페인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담배는 독약입니다’라고 말했던 故 이주일 선생님의 광고부터 최근에는 2016년 ‘폐암 한 갑 주세요!’ 편까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캠페인들이 있었다.

2015년 11월 15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금연 광고 영상. 뉴시스
2015년 11월 15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금연 광고 영상. 뉴시스

“그 광고 봤어?”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에 따른 흡연율의 변화도 있었다. 더 강력한 메시지여서일까?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나서일까?

이 캠페인의 공통점은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는 데 있다. 관심의 역치를 뛰어넘는 캠페인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캠페인이었다.

새로운 캠페인에 목말라 있을 때 ‘노담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담배는 노답, 나는 노담

캠페인이 시작되었을 때는 조금 어리둥절했다. 당연한 걸 왜 광고하는 걸까? 하지만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캠페인이었으며, 그 효과는 분명했다.

청소년 흡연율이 역대 최고로 하락하고, 노담 세대 등장이라는 대대적인 홍보도 함께 진행되었다. 담배 피우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자는 접근이 아니라, 노담을 사회의 당연한 규범으로 만들어가는 캠페인이었다. 

이후 ‘나는 네가 노담이었으면 좋겠어’라며 또래집단의 영향력에 맞춘 캠페인이 진행되었고, 점점 브랜드화되어갔다.

노담의 시작은 메시지였다. 너무나 쉽고 명확한 메시지, 금연이라는 식상한 단어 대신 새로움도 가미된 메시지.

우리나라에서 공공 캠페인 브랜드가 유지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노담’을 브랜드화하고 싶은 욕심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된다.(물론 필자는 ‘흡연은 질병’을 유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그 논의는 차치하자.)

그런데 지금은 브랜드로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노담에 갇혀버린 느낌이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올해 첫 금연광고로 비흡연자가 일상에서 갖게 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것에 비유한 '노담사피엔스 편'을 공개했다. (자료=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복지부)는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올해 첫 금연광고로 비흡연자가 일상에서 갖게 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것에 비유한 '노담사피엔스 편'을 공개했다. 자료=복지부 제공

‘노담 캠페인인가, 노답 캠페인인가’

지금 온에어되고 있는 ‘노담사피엔스’에 대한 댓글 중 하나다. 부정적 댓글의 대부분은 공감성 결여를 지적한다.(물론 공익 캠페인에 긍정적 댓글을 다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캠페인에서 말하는 ‘노담사피엔스의 능력’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한마디로 크리에이티브를 살리기 위해 목적, 실효성을 죽였다. 이번 캠페인은 “이러면 담배 안 피우겠습니까?”, “이러면 담배를 끊겠습니까?”라는 질문들에 답변할 수 있는 캠페인인가?

어떻게 하면 노담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욕심도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노담에 대한 요구(?)도 있었을 것이다.

이 욕심과 요구가 정당해지려면 ‘분명한 목적’이 함께했어야 한다. 목적을 잃게 된 순간 노담 캠페인은 금연 캠페인의 브랜드가 아니라 그저 노담 캠페인일 뿐이다.

노담 브랜드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매력도 있다. 때문에 강력한 금연 캠페인 브랜드로 확실하게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첨언하고자 한다.

왜 우리는 지난 캠페인의 자산을 이어가지 않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어떻게 하면 담배를 끊게 할까?”, “어떻게 해야 담배를 시작하지 않게 할까?”가 아니라, “왜 우리는 아직도 금연 캠페인을 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세계 금연의 날인 5월 31일 서울 시내 금연 안내 표지판 앞에 담배꽁초가 놓여있다. 뉴시스
세계 금연의 날인 5월 31일 서울 시내 금연 안내 표지판 앞에 담배꽁초가 놓여있다. 뉴시스

벌써 십수년이 된 캠페인이 남긴 자산은 명확하다. 담배는 몸에 해롭다는 것, 중독되면 끊기 어렵다는 것, 금연에 대한 사회적 지지는 충분하다는 것.

우리는 그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강력한 자산을 옆에 두고 우리는 여전히 흡연자, 잠재적 흡연자들을 상대로만 마치 처음 이야기하듯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왜 사회적 무브먼트를 만들지 못할까?

우리 편이 1만 명일 때의 전략과 1000만 명일 때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 이제는 사회적 자산을 활용하여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캠페인의 전환을 이끌 때다.

우리나라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이행률은 낮은 편이다. 이 안에는 강력한 도구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동안은 사회적 저항과 지금의 상황을 이유로 미룬 것들이 많다. 사회적 무브먼트를 일으키려면 인식 개선과 함께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행히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협약 이행의 의지만 있다면 이에 대한 지지를 보내줄 동력은 충분하다. 지금 당장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흡연 구역을 없애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그 변화를 위한 시작을 만들 수는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담배종결전(Tobacco Endgame)을 향한 ‘진짜 첫발’이 시작될 수 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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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24 10:59:34
충분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보건복지부 2022년 금연홍보 및 캠페인> 예산이 무려 '57억 53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며 매우 안타깝지요..ㅠㅠㅠ할말이 많지만....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