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사태, 소통은 없었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 소통은 없었다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3.08.11 12: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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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평통보:像評通報] 소통 재난…공분, 분통, 불통

상평통보像評通報(이미지 상, 평판할 평, 소통할 통, 알릴 보) 한자를 결합해 만든 코너 이름으로, Image, Brand, Communication, News 더피알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모두 내포한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1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 무대. 걱정이 태산이지만 안전하게 잘 행사를 마치기를 고대한다. 사진=뉴시스

더피알=김영순 기자|4년마다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새만금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됐을 때, 이 국제 행사가 대한민국의 악몽이 되리라고 상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던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잼버리를 위해 자신이 최초의 보이스카우트 출신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보이스카우트 단원이었다는 윤 대통령은 야영대회에 참여한 날 박정희 대통령이 와서 축사를 한 기억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직에 추대되면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발언했고 8월 2일 개영식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잼버리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올라갔다. 그러나 문제는 잼버리의 시작부터 분수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시작된 소통 재난 

시계를 거꾸로 돌려 보자. 202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잼버리 주무 부처이기도 한 여성가족부의 김현숙 장관에게 잼버리 준비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대로 준비가 되고 있냐고 재차 물어봤다. 김 장관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이 기록은 정부가 잼버리와 관련하여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권과 공개적인 소통을 한 장면이다. 그리고 예정된 실패에 대한 역사적 증거가 되었다.

8월 1일, 대한민국에 이상 폭염이 쏟아지던 날 제25회 새만금 잼버리가 시작됐다. 그날부터 이미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여 개영식이 열리던 8월 2일에는 온열질환자가 400여 명에 달했다.

문제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개영식에서 내외빈 입장 시 박수를 유도하고 소방당국의 진행 중지요청을 묵살한 채 예정보다 30분 이상 행사를 강행시키는 등 참가자들을 혹사시킨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배수 문제, 무더위 대책 미흡, 의료 시설 부실, 상한 음식 제공, 야영장 내 편의점 폭리, 화장실과 샤워실의 위생 문제 등등 곳곳에서 안전 문제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위는 이상 없다는 식의 소통을 했다.

심지어 코로나19까지 확산되기 시작하자 조직위의 대응에 폭발한 것은 주요 참가국인 미국,영국이었다. BBC와 ABC, 로이터 통신, CNN 등 영미권의 세계적 언론사들이 일제히 새만금 잼버리 비판 기사를 쏟아내면서 우리 국민들은 실시간으로 국격 추락을 경험하게 됐다.

8월 4일이 되자 가장 많은 4500명이 온 영국이 전원 조기 퇴영했으며 8월 6일에는 미국 대원들이 퇴영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소통 문제는 조직위에서 적극적으로 언론을 통제한 것이다. 조직위는 8월 3일 14시부터 잼버리 내부 취재를 모두 막았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KBS, 머니투데이, 조선일보 등 레거시 언론을 중심으로 잼버리 옹호성 기사들이 나왔다.

그러나 인터넷 언론 디스패치는 내부 취재가 금지된 상황에서 잼버리 내에 잠입, 현장의 열악함을 생생하게 취재한 르포 기사를 올려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결국 영국언론 더 가디언이 “대한민국 정부가 부정적 보도를 제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내용의 뉴스를 전세계로 송출하게 만들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막무가내식 소통과 국격 추락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완전히 훑으면서 올라가게 되자 잼버리의 새만금 유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전 인원의 조기 퇴영 조치가 이뤄졌다. 그리고 새로운 논란의 전장은 잼버리 폐영식을 겸한 행사로 돌변한 케이팝 콘서트로 옮겨졌다.

원래 잼버리에서 대원들을 위해 열릴 케이팝 콘서트는 8월 6일, 새만금 야외 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술한 온갖 문제가 불거지자 콘서트는 11일로 미뤄졌으며 장소도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12일에 해당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가질 전북 현대 모터스 구단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강요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다 8월 7일자로 전원 조기 퇴영이 결정되고 대원들이 전국으로 이동되자 공연 장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 구단의 스케줄 문제가 다시 불거지게 됐고, 단 4일 만에 4만여 명이 모일지도 모를 콘서트장을 구축해야 하는 공연 관계자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논란의 또 한 축은 방탄소년단(이하 BTS) 강제 차출론이 장식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병역을 이행 중이기도 한 BTS가 콘서트에 나와야 한다고 뜬금없이 주장한 것이다.

BTS팬덤은 그야말로 폭발했다. 그는 과거에도 BTS병역특례법을 이슈화하여 팬덤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 BTS를 또 들고 나오며 사회적 문제와 연결시키니 팬덤에선 자신들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뮤지션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기반이 되는 팬덤 입장에선 흡사 과거 조선시대에 관노를 부리듯하는 행태에 분노가 터진 것이다. 또한 이번 잼버리 사태를 기업과 민간에게 떠넘겨 봉합하라고 하는 듯한 태도로도 보여져 기름을 부었다.

반발이 확산되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논의는 없다고 발을 뺐으며 결국 BTS는 콘서트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새만금 이미지 회복 위한 도시 브랜드 전략 수립도 급선무 

12일 끝나는 제25회 잼버리는 전 세계에서 온 대원들에게는 피로와 질환과 혼돈으로,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부끄러움으로 남게 됐다. 새만금개발청 등 새만금 지역 이해당사자들은 이미지에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았으며 이미지 회복을 위한 도시 브랜드 전략 수립까지 필요한 실정이다 .

그동안 새만금 잼버리  PR홍보 입찰 용역도 나라장터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 재난은 1170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를 관리 부실에서 시작되었고, 엉망으로 진행된 소통과 아마추어적 대응이 완성시켰다.

복기해 보면 분명 이 문제에는 인간이 만든 부실과 함께 자연이 만든 재앙이 겹쳐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에서만큼은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방안이 필요했을 터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사과하는 주요 관계자는 없었다. 되려 질문을 안 받는다는 등 취재 통제와 케이팝 콘서트 준비 과정 등은 소통의 일환은커녕 기가 막힌 막무가내의 사례가 됐다.

분명 어느 시점에선가 ‘우리가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이 국가적 행사를 망칠 수는 없으니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솔직한 소통을 하여 파장을 지금보다 작게 만들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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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18 09:06:02
매번 뉴스를 볼때마다 화가 치밀기 그지없었지요. 수많은 잘못과 실수들...전략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한 준비/진행과정들 다 차치하고, 제일 승질이 났던 부분은 브리핑때마다 철판깐 얼굴에, 초점 없는 눈빛에, 감정없는 표정에, 뻔뻔한 말투로 일관한 여과부장관의 브리핑 응대 모습에 정말 기가 찼고 이분은 정말 커뮤니케이션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잼보리 2023-08-11 12:12:10
2조6천억을쓰고 행사를 이지경으로 만들수있다는거에 놀라울따름이다. 행사주최인 전라도와 여가부는 행사끝나고 세금을 물말아먹은 책임을 져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