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게이트키퍼와 자정작용
SNS 게이트키퍼와 자정작용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03.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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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의 通通마컴


잊을 만 하면 한번씩 00녀, 00사건 등 SNS에 누리꾼들의 폭풍 의견이 몰아쳐 단번에 한 사람을 매도하거나 파멸시키기도 합니다.

정확한 내용으로 바른 정의를 실천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오해와 편견 그리고 가장 문제인 사실이 아니 과장의 내용으로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염려를 하고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전문가들은 여러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개인에 대한 통제는 불가능 한 상태입니다.
 

지금처럼 SNS가 활성화되기 이전에 인터넷 여론이라는 개념이 생길 무렵 언론사의 “김일성 사망” 오보 사건은 인터넷에 올려지는 속보성 정보들에 대한 맹신과 무검증의 자세는 고쳐져야 한다는 반성의 여론이 일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언론처럼 인터넷 언론사들도 시민기자들이 실기간으로 마구 올리는 내용들에 대한 검증을 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 일반 뉴스나 정보의 유출을 통제하는 사람. 커뮤니케이션의 관문을 지키는 사람이란 뜻)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도기도 했고 실제로 이후에 인터넷 언론사들도 일반 언론사처럼 게이트키퍼의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민들이 기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장이 인터넷 언론사이기에 게이트키퍼를 둘 수가 있지만 이제 일인미디어, 누가 통제가 불가능한 SNS는 어느 기준도 없고 침소봉대되는 데 대한 대책도 없어 보입니다.

사실과는 다르게 전파되고 왜곡되는 내용에 대해 게이트키퍼가 없어 당하는 개인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지만 기업들의 피해는 존폐가 가릴 정도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만 누가 이것을 검증할 수는 없어 더 문제입니다. 즉 거짓이 마치 사실인양 인정되고 그것을 마구 퍼 나르고 전파하고 일갈하는 누리꾼들의 의식이 변화하지 않는 한 SNS 에 게이트키퍼는 영원히 존재하지 못할 것입니다.
 

설령 누가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면 개인의 의사 통제라느니,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린다느니 하면서 반대 여론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로 누르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CEO가 주목해야 할 4대 리스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4대 리스크로 기업생태계 리스크, 사회적 책임 리스크, 원자재 리스크, 그리고 소통 리스크를 제시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부분이 바로 소통의 리스크로 과거처럼 기업이 소통 주도권을 가질 수 없고 따라서 앞의 예처럼 누리꾼들의 다수라는 마구잡이 소통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신라호텔 한복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한 유명 한복 디자이너가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신라호텔 뷔페 입장을 거부당한 내용을 그 아들이 SNS에 올리면서 국내 최고의 호텔이 우리의 옷인 한복을 거부한다는 여론으로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급기야는 삼성그룹 오너의 딸인 이부진대표가 당사자를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그래도 게이트키퍼가 필요없는 사실에 입각한 내용이라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벌어진 채선당 임신부 폭행사건은 사실의 진위를 떠나 SNS를 통해 급격히 여론이 나빠지자 지역 업소 폐쇄는 물론 모든 채선당의 매출이 감소하는 치명타를 입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경찰 수사로 밝혀진 내용은 앞선 SNS의 내용들이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는 잘못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 기업은 경영과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뒤였습니다.
 

또 최근에는 어느 아주머니가 어린 학생을 슈퍼에서 마구 폭행하는 이른 바 슈퍼 폭행녀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어린 학생의 부모가 동영상까지 첨부해 슈퍼 폭행녀를 찾아 주세요라고 올린 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전과는 다는 반응들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같으면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처럼 진위를 가리기 전에 무조건적인 일방의 비난을 자제하고 사실 확인 여부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는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양비론적인 의견들이 제시되어 쌍방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도 진위를 파악한 결과 충분히 폭행의 개연성이 인정되면서 비난과 옹호의 입장이 모두 대변되고 내용을 올렸던 부모도 해당 글을 삭제하는 예전에 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SNS의 여론들이 흘러가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도 슈펴 폭행녀로 지목된 아주머니는 이미 얼굴이 공개되는 사생활 침해로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이런 사건도 있었습니다. MBC `100분토론`에서 서울 신촌에서 냉면집을 했다는 시청자의 전화에 대해 다른 시청자들의 의문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이 시청자는 소위 말하는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거짓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어느 현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일정 시간이 흐르면 그에 대한 문제점도 나타나고 보완도 되면서 성숙한, 완성된 내용으로 발전을 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SNS가 우리 일상에 깊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이고 누가 뭐라고 해도 대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빠른 전달과 다수의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진실을 호도하는 잘못된 정보는 분명 걸러져야 합니다. 자정작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정작용(自淨作用, self-purification)은 어느 일방의 힘이나 영향력이 없이 자연적으로 스스로 하는 정화하는 작용을 말합니다.

이런 자정작용이 이제 우리의SNS 환경에서도 서서히 싹이 트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일방의 주장이나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성숙한 SNS 문화로 인해 분풀이하듯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누리꾼들 스스로가 게이트키퍼가 되어 자정작용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정작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언론사의 게이트키퍼처럼 항상 존재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지금까지처럼 확 일어났다 일순간에 사라지는 무형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누리꾼들 스스로가 언제나 게이트키퍼가 되겠다는 마음자세를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전전한 여론, 바른 사실 전달과 판단이 되는 것입니다.
 

한 때는 정부나 어느 일방이 이런 게이트키퍼를 할 수 있는 권한과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말씀드린 자정작용의 원칙과도 어긋납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 오래가고 정착도 쉽게 됩니다.

아직도 몇몇 전문가들은 통제하는 원칙을 만들어야 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여러 언론에 기도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SNS 문화가 성숙되고, 또 그 피해들이 속속 나타나고 또 그 SNS의 피해자가 나 스스로가 될 수 있다고 느끼면서 서서히 바른 방향으로 정화가 되고 있습니다.
 

SNS는 어느 일방의 자리가 아닙니다. 또 어느 일방의 의견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닙니다. 나의 건전한 생각과 상대에 대한 생각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상호작용의 자리가 바로 SNS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이 최근에 SNS 소통부서를 만들고 또 이 소통에 관심을 갖듯이 개인들도 잘못된 사실과 의견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법을 배워 잘못된 내용과 사실은 바로 잡는 정화작용의 주체가 되는 적극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 원 섭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수립 컨설팅 전문회사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블로그 : “ 이원섭의 通하는 마케팅, 通하는 커뮤니케이션”
http://space4u.egloos.com, http://blog.naver.com/wons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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