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선은 기업PR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총선, 대선은 기업PR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2.03.0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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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1960년대 이후로는 처음으로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해를 맞았다.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가 몹시 어수선한 분위기다.

서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들인데, 이에 아랑곳없이 정치인들은 출마지역 선정하랴, 공천받으랴, 언론의 눈에 띄랴, 만만한 놈 골라 때려 인기 얻으랴, 돈줄 찾으랴… 그야말로 북새통이다.이 틈에 신난 건 대한민국 언론들. 그리고 조금 있으면 홍보대행사와 광고대행사 그리고 인쇄 출판업자들이 특수를 맞을 차례다.

 

우리나라 만큼 매일 매일 뉴스가 넘치는 나라가 없는데, 더욱 호기를 맞았다. 올 선거에는 특히 SNS를 이용한 홍보전이 선거전략의 노른자위로 예상되면서 SNS전문가나 소셜, 모바일 전문 홍보대행사들이 호황을 맞았다. 한 정치인은 아예 출마선언을 소셜방송, 인터넷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서 포문을 열고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전파하고 있다.

또 시청률에 허덕이던 종편들도 시간 때우기에 안성맞춤인 토크 프로그램에 후보자들을 초대하고, 뉴스로 다루고, 출마자는 이를 자신의 SNS를 통해 재 홍보하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판을 벌이고 있다. 위기 한 가운데 선 대기업요즘 대기업들은 불쌍하다 할 정도로 동네북이다. 정치에 흔들리고 해외악재에 치이고 내수불황에 쪼들려 말이 아니다.

MB정권 초기 기업 프렌들리 정책에 힘입어 사업을 확장하고 공격경영에 나서고 덩치를 키웠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 금융사들의 고삐 조으기와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권말기 현상으로 여야 할 것 없이 표를 얻기 위한 복지 포퓰리즘 공약 남발과 대기업 때리기(기업 배싱, bashing)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그 동안 협력업체와의 상생, 이익공유제 등을 들고 나온 새누리당도 선거를 앞두고 5조원의 복지예산이 소요되는 공약을 들고 나왔으며, 민주당도 30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복지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우고 그 재원을 재벌세, 부자세 등에서 충당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당한 기업활동을 통해 남긴 이익도, 장사 수완으로 벌은 돈도 세금으로 거둬들여 빈곤층에게 나눠주겠다는 의미다.

최근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양심불량 재벌 2,3세들의 명품, 빵집, 카페, 순대 등 마구잡이식 사업참여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부도덕한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주력업종과 관련 있는 연관사업 진출마저 막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PR임원에게는 위기가 곧 기회올해는 대기업에 여러모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요즘 기업 정서를 들여다 보면 소나기가 내릴 땐 그냥 조용히 피해 있다가 날이 개면 나가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오너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오너들을 보좌하는 홍보임원들 또한 오너의 그림자 뒤에 숨어있는 형국이다. PR전략 중 ‘침묵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 대응도 안하고 광고도 내지 않고 전화도 안 받고 오로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임원들이 꽤나 많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당장은 편할지 모르나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지거나 이미지가 추락하게 되면 동반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PR 담당 임원이라면 이러한 위기에는 오히려 정면돌파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치권과 정부, 언론, 시민단체, SNS 등에 까지 안테나를 펼쳐 놓고 돌아가는 상황을 즉시 오너에게 보고도 하고 또 자발적인 판단을 내려 남보다 한 발 앞서 행동에 나서는 것이 올바른 PR담당 임원의 자세라고 본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앞을 내다보고 주변상황을 항상 살펴 판단을 내리고 또 소통을 중요시하는 마인드를 가진 오너나 CEO를 보좌하는 PR담당 임원이라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경력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보를 입수하고 분석해 굳건한 신임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찬스를 잡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스마트 인사이트’ 같은 인터넷이나 SNS 내용들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툴을 갖고 있거나 도입해 활용한다면 더욱 유용할 것이다. 이젠 홍보도 한가지 팩트나 막연한 추측보다는 과학적인 통계와 조사, 정확한 분석에 의한 처방 대책을 내놓는 것을 CEO들은 원하고 있다.

기업 홍보 최악의 단어 ‘자금난’얼마 전 W그룹에서 경영사정이 나빠지자 돈이 되는 알짜 주력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모 경제신문에서는 “자금난 몰린 W그룹, 알짜 C기업 판다”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기사를 1면 톱으로 보도했다. 현직에 있을 때 경험한 바이지만 상장기업에 ‘자금난’이라는 단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주식이 하한가를 맞고 돈줄이 막히고 이자율이 오르고 거래은행들과의 자금거래가 악화돼 아무리 사후 홍보를 잘 하더라도 후유증이 오래 지속된다. 결국 모든 책임을 홍보담당 임원에게 씌워 사형선고가 내려지기도 한다. 물론 평소 그 기업과 언론사의 관계가 원만했었느냐는 의문도 들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팩트라도 언론인들 또한 그 기업 재무책임자 또는 홍보임원이라고 입장을 한번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요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영향에 포털이나 신문기사 제목들이 아주 자극적으로 표현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특히 삼류매체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언론인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 국회, 정부, 언론에서 대기업 오너2,3세들의 빵집, 커피 프랜차이즈점 등을 도마에 올려 놓고 마구 칼질을 해대고 있는 시기에 모 대기업 오너 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 600번째 전문점을 오픈했다고 기사를 내고 광고를 내는 것을 보고 그 회사의 오너도, 홍보담당임원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현재의 상황파악도, 사내 소통도, 위기관리도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위기관리, 전략적인 PR계획으로 대응하라재앙수준의 위기, 폭발적 위기는 아니더라도 이러한 잠재적 위기상황에서 PR담당 임원이나 팀장은 우선

1)현 위기상황의 원인과 몰고 올 파장 등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2)가급적 위기관련 부서들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3)정치인, 관료, 언론인 등 관련되는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보강하고 4)오너나 CEO의 이미지를 재구축하며 5)위기시 이용할 SNS 모니터링 시스템과 운영상태 등을 점검하고 6)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주요인사들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7)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대응 계획을 실시하고 재점검 하는 등 위기관리PR 전반에 대해 사전대비를 해야겠다.

위기는 쓰나미처럼 언제 어디서 발생할 지 예측하기 힘들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징후를 파악해 미리 예방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넘기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또 다른 엄청난 파도가 닥쳐 올 수 있다.

시련의 시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과 혁신적인 PR프로그램으로 회사를 반석 위에 세우는 PR담당 임원, 팀장들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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