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의 뷰스] 올 추석, 차례 지내셨습니까?
[신아연의 뷰스] 올 추석, 차례 지내셨습니까?
  • 신아연 (thepr@the-pr.co.kr)
  • 승인 2023.10.04 14:2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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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구심점이 더 이상 차례일 필요는 없는 시대

더피알=신아연 | ‘예(禮)’라는 글자를 새삼스레 들여다본다. 제단 위에 음식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형상. 그 음식이란 바로 제사음식, 즉 예의 근간은 조상에 대한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것에 있다.

유교는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는, 예로 빚어진 통치 이념이자 문화 전통이다. 예가 빠진 유교는 속된 말로 앙꼬 빠진 찐빵이요, 제사 빠진 예는 김빠진 콜라 정도가 아니라 유교 자체의 몰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족의 맥을 이어온 유교가, 콕 집어 말하자면 제사 문화가 견고한 어금니 흔들리듯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어서 고질적 치통처럼 명절 때마다 고약한 사회 통증을 유발한다. 명절 끝에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공공연히 떠돈다.

만들어진 제사음식을 사서 상에 올리는 일은 더 이상 흉이나 탓할 일도 아니다. 그렇게라도 제사를 지내는 집안은 되레 기특하단 소리도 곧 나올테니. 지금과 같은 급물살 변화 속도라면 말이다. 명절, 특히 추석 차례는 전형적인 농경사회의 산물이니 그럴 만도 하다.

지금이 어느 땐가. 과감히, 과격히 말한다면 이제 없앨 때도 되지 않았나.

9월 22일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에서 열린 추석 차례상 시연 행사에서 전통차례상 차림이 시연되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추석을 1주 앞두고 조사한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0만4434원이었다. 뉴시스.
9월 22일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에서 열린 추석 차례상 시연 행사에서 전통차례상 차림이 시연되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추석을 1주 앞두고 조사한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0만4434원이었다. 뉴시스.

고물가에 제상 차리는 비용이 허리를 휘게 하고, 그나마 그 음식을 다 먹기라도 하면 모를까, 버리는 일이 허다한 현실에서 전통문화와 조상에 대한 존중마저 빠져 있으니 누구를 위한 일일까 말이다.

올 추석은 지내냐, 마냐의 과도기 현상에서 좀 더 나간 느낌이다. 이제 명절 차례는 바야흐로 선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내거나 안 지내거나 각자 집에서 결정할 문제가 된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안 지낸 사람이 지낸 사람들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 수치는 점점 더 차이를 내면서 안 지내는 쪽으로 완만히, 어쩌면 급격히 기울 것이다.

조상 잘 둔 사람은 명절 때 해외여행가고, 조상 덕 없는 사람은 제사 지낸다는, 우스개지만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 말도 있다. 명절에 달갑지 않게 제사 지낸 사람과 그 비용과 시간으로 해외여행 다녀온 사람, 또 다른 양극화 풍경을 낳고 있다. 명절 금수저와 흙수저 논란도 나올 판이다.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시대, 그나마 차례도 안 지낸다면 무엇을 구심점으로 가족이 모일 수 있을까 하는 염려는 시대착오적이다. 차례가 아니어도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 차례를 없애면 훨씬 부담 없이, 명절다운 명절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차례는 이미 구심점으로서의 힘을 잃었다. 명절날, 가족 구심점이 필요하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9월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여행상품 예약률은 지난 여름휴가 성수기에 버금가는 상황이다. 뉴시스.
9월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여행상품 예약률은 지난 여름휴가 성수기에 버금가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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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3-10-04 22:28:28
파하며,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의 많고 적은 것을 살핀다. 지는 편이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하고, 이때 가무백희(歌舞百戲)를 행하니 이를 가배라고 한다.

기록에서처럼 추석의 유래는 신라의 가배(嘉排)에서 찾는다.

윤진한 2023-10-04 22:27:54
山川제사, 조상제사, 공자님제사가 대표적인데, 고대 한국은 삼한의 상달제, 시월제, 부여 영고, 고구려 동맹, 예의 무천등 제천의식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제천의식들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조선초에 제천의식 폐지하였다가 대한제국때 부활)를 거치며, 현재도 설날,대보름,단오,추석류의 제천의식(전국적인 조상제사도 포함된 명절이 설날과 추석임)들과, 조상제사인 한식등 대표적인 명절이 있습니다.@국사 편찬위원회, 우리 역사넷. 수확을 의미하는 추석,

신라 3대 유리왕 9년(32)에 왕이 육부(六部)를 정하고 이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왕녀 두 사람이 각각 부내의 여자를 거느려 편을 나눈다. 7월 16일부터 매일 아침 일찍 육부의 뜰에 모여 길쌈을 하고 을야(乙夜, 밤 10시경)에 파

윤진한 2023-10-04 22:26:58
추석 명절기간인데, 올해는 공휴일이 길어졌습니다. 코로나 방역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이제 다시 수천년 추석명절의 전통으로 돌아왔습니다. 설날.추석 명절때, 의무를 다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드는 유전자가 있는 동아시아 유교문화권.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秋夕, 중추절(仲秋節)]명절 보내셨습니까? 2023년 9월 29일은 음력으로 8월 15일 추석(중추절)이었습니다. 차례, 성묘, 달맞이 못하신분은 마무리하십시오. 세계적으로는 중추절[仲秋節,中秋節]로 표기하면 쉽게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추석은 차례나 성묘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제천의식 성격도 아주 강합니다. 수천년 유교명절로, 동아시아 유교문화권 십수억명의 최대 명절 중 하나.

삼한시대에 시작된 제천의식 단오. 유교는 제천의식, 地神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