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중립은 없다” 여론 전쟁터 된 소셜미디어
[브리핑G] “중립은 없다” 여론 전쟁터 된 소셜미디어
  • 박주범 (joobump@loud.re.kr)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10.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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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이스라엘 전쟁 관련 틱톡 동영상 수백억 대 조회수 기록
대중들, 목숨 오가는 분쟁을 스포츠 경기처럼 감정적으로 받아들여
틱톡에서 '팔레스타인'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인기 영상 리스트
틱톡에서 '팔레스타인'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인기 영상 리스트

더피알=박주범 |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뉴스서비스와 결별을 추진하는 동시에 특정 이슈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알고리즘을 계속 만진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시대지만, 여전히 소셜미디어플랫폼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달하는 창구로서 역할을 키우고 있다.

특히 2022년 시작돼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2023년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세상의 미디어가 틱톡과 유튜브로 대변되는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재편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의 걸프전쟁 생중계가 미국의 케이블 전문 뉴스 채널에 불과했던 CNN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며 글로벌 미디어지형의 변화를 드러냈던 것을 연상시키는 지금의 현상들은 대중이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미디어가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키운다.

무력 충돌 상황을 전하는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
무력 충돌 상황을 전하는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

워싱턴포스트(이하 WP)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논의가 폭발 중인 틱톡의 뉴스매체로서 역할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10월 10일 보도했다.

WP는 팔레스타인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며 프리랜서 멀티미디어 저널리스트인 레일라 와라(Leila Warah, 25)의 이야기로 기사를 시작했다.

전쟁 발발 후 레일라 와라는 양측의 사상자를 집계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주둔한 역사를 설명하며, 자신의 관점에서 뉴스를 분석했다. 그렇게 그의 개인 계정과 현지 뉴스 매체에 게시된 최신 동영상은 12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48시간 만에 팔로워 수천 명이 늘었다고 한다.

저널리즘 학위 소지자인 와라는 온라인에서 점점 더 많은 청중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뉴스를 보도하는데, 진지한 현장 취재와 난민 캠프에서의 일상 브이로그를 함께 선보이며, 명절 축하행사는 물론 캠프 내 물소비 제한으로 인한 어려움도 함께 담는다.

Z세대 팔레스타인 청년의 관점을 제시하는 그의 보도는 전통적 서구 언론의 보도 방식과 다르다. 이에 대해 와라는 “사람들은 입맛에 맞고, 이해하기 쉽게 세분화되어 있으면서, 소셜미디어용으로 만들어진 뉴스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아드난 바르크의 인스타그램 릴스 게시물 캡쳐
아드난 바르크의 인스타그램 릴스 게시물 캡쳐

WP는 틱톡이 2018년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수백만 명 젊은이들을 위한 선도적인 뉴스 소스로 일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고, 정치 세력이 서사를 통제하기 위해 싸우는 글로벌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뉴스 매체의 청중이 줄어드는 사이 18~24세 중에서 틱톡을 뉴스 소스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20%로 늘어났다. 이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 한글날 공휴일이었던 10월 9일, 틱톡에는 ‘Palestine right now’와 ‘Israel right now’가 인기 검색어로 올라왔고, 해시태그 #Palestine은 틱톡 앱에서만 278억 회 이상, #Israel은 23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틱톡 사용자, 다양한 관점 제공하는 앱 뉴스 선호

틱톡에서는 이번 전쟁과 관련한 전투상황과 분쟁 등에 대한 새로운 소식과 분석, 인플루언서들의 논평 등 토론으로 넘쳐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시립대 퀸스칼리지(CUNY) 미디어학과의 제이미 코헨 조교수는 “틱토커들은 주류 미디어 뉴스에 회의적”이라며 “뉴스 의제가 자본주의, 정치, 접근성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헨 조교수는 또한 틱톡 크리에이터들과 그들의 팬들 중 다수가 젊은 세대이긴 하지만 깊은 정치적 지식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활동에도 종종 참여한다고 지적했다.

160만 팔로워의 틱톡 채널 ‘Good Morning, Bad News’를 운영하는 독립 언론인 줄스 수즈다체브는 “틱톡에서는 분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생생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며 “선을 너무 잘 지키는 전문가와 학자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전통적 미디어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하면 실제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젊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의 필터링 되지 않은 상태로 얻을 수 있다”며 “전통적인 미디어들은 그런 정보가 쓸모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알렉스 피터의 틱톡 계정
알렉스 피터의 틱톡 계정

틱톡에서는 현장발 1인칭 보도 외에도 수많은 논평과 해설도 접할 수 있다.

틱톡에서 팔로워 81만 명의 일상·논평 계정을 운영하는 알렉스 피터 변호사는 사람들이 틱톡에서 뉴스를 찾는 배경을 “전통적 미디어에 대한 불신의 일반화”로 설명한다. 기존 언론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비슷한 관점을 제시할 뿐 아니라 주요 이슈가 무엇인지까지 결정하는데, 틱톡은 그것을 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아드난 바르크(23)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맞서기 위해 자신의 삶을 직접 담은 영상을 공유하는 등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시기를 2021년부터라고 언급했다. 시위대 강경진압과 그에 대한 보복성 시가지 로켓 공격이 가자지구 공습으로 이어진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사건’이 있었던 해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은 릴스와 틱톡을 통해 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세상은 주류 언론으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아드난 바크가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사진
아드난 바르크가 2021년 가자공습 당시 현지 상황에 대해 취재 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던 포토뉴스 모음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MO News’ 설립자인 모셰 오이너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모두 소셜미디어를 대외적 메시지 전달의 중요한 도구로 보고 있다고 어떻게 공방이 이뤄지는지 설명하면서, “소셜미디어 전면전이 진행중”라고 말했다.

CNN의 백악관 수석기자를 역임하고 ‘newsnotnoise’(뉴스는 소음이 아냐)라는 틱톡 채널을 운영중인 제시카 옐린은 지금처럼 대중들이 사안을 스포츠 경기처럼 받아들여서 감정적 부분이 배가되는 상황이 어느 한쪽 편을 들고 싶지 않은 뉴스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어려운 지점이라고 설명한다.

대중은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의견과 충성심을 명확하게 밝히기를 원하기 때문에 갈등에 대한 양측의 이야기를 애매하게 전하거나 양쪽을 다 지지하려는 노력은 적개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시카 옐린은 “감정, 열정, 분노, 두려움을 가지고 보도하는 사람들의 콘텐츠는 폭발하지만, 차분하고 신중하며 실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설계 방식에 이것이 이미 내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코헨 조교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뉴스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은 바로 그 감정과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은 세상에 정치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며,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중간 지대에서 나오는 소식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틱토커들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뉴스를 보도하고 있으며, 이는 논평이나 인포그래픽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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