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공한 두 극장용 영화 '아바타: 물의 길'과 '범죄도시3'의 성공은 어디에 기인하는 걸까?
심지어 인공지능이 창작을 하는 시대
더피알=김우정 |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영화를 제작하는 것도 영화와 드라마 업계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다양한 생성 AI를 활용한 단편영화가 출시되었고, 시나리오와 대본 작업에도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먼저 읽을 기사: 극장용 영화의 종말과 드라마의 위기
현재 이커머스와 CF 업계는 인공지능 모델을 적극 활용 중이고, 웹툰도 인공지능 활용을 막기 힘들어 보인다. 아직 영화와 드라마 창작까지는 기술 수준이 닿지 못했지만, 곧 특이점이 올 것이라 전망된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엔 설상가상의 위기가 되고 있다.
메시지는 고객 경험을 창조하는 맥락의 총합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참고할 사례는 없을까?

블룸하우스는 대형 프로덕션 위주의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스몰빅 스튜디오다. 2000년 설립 후 '겟아웃', '파라노말 액티비티', '23 아이덴티티', '인시디어스', '더 퍼지', '해피 버스데이' 등 초저예산 영화로 박스오피스를 석권했고, 시리즈화로 장기 수익화에도 성공했다. 그들의 원칙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다.
오리지널의 제작비는 500만 달러, 속편은 1000만 달러로 제한. 시나리오와 대사의 양을 제한하고, 로케이션은 1개 내외로 한정. 배우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가 법정 최소액을 받는 대신 R/S 계약에 동의한다. 제작 예산과 일정을 엄격히 준수한다. 스토리의 결말을 열어두고 (속편 제작을 위해) 투자에 개런티가 될 만한 요소는 우대한다.
‘Low Risk, High Return’이라는 맥락 메시지
블룸하우스는 적은 위험으로 큰 수익을 낸다는 원칙을 준수해 제작을 완료하고, 결과물에 따라 배급과 P&A를 차등 적용하는 전략으로 20년간 50여 개 작품의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 2007년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경우 수익률은 ‘1만2670배’였다. 벌써 20년이 넘은 시스템이고, 한국의 프로덕션도 블룸하우스의 명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따라 하지 못했다.
지나간 과오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근 성공한 극장용 영화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종식 직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은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특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이맥스에서도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3년의 유일한 1000만 한국 영화는 '범죄도시3'다.
특히 '범죄도시' 프랜차이즈는 10월 12일부터 디즈니플러스 독점으로 공개되고 있다. 2024년 개봉 예정인 4편부터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둘의 성공은 어디에 기인하는 걸까?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테마파크 경험 제공이라는 맥락이다.
위의 맥락만이 '아바타: 물의 길'과 '범죄도시3'의 1000만 관객 돌파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는 어떤 영화보다 테마파크급의 시각적 경험을 제공해주었다. 그렇다면 '범죄도시'는 어떨까? 테마파크에는 여러 가지 어트랙션이 있다. 범퍼카도 인기 있는 어트랙션 중 하나다. '범죄도시'는 범퍼카의 경험을 제공한 극장용 영화가 아닐까?

최근 한국 OTT 플랫폼들도 위기에 봉착했다. 왓챠는 LG유플러스를 기술 탈취에 따른 공정거래법상 사업활동 방해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앞서 LG유플러스의 제안으로 진행했던 인수·합병(M&A) 논의 과정에서 왓챠의 핵심 기술 정보가 넘어갔고, 이후 유사한 자체 서비스가 출시됐다는 주장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합병을 논의 중이다. 웨이브는 ‘요즘 넷플 뭐봄’이라는 넷플릭스의 메시지를 흉내 낸 ‘요즘은 웨이브 봄’이라는 메시지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여전히 한국 영화의 마케팅은 제자리걸음이다. 쿠폰을 뿌리고 1위를 억지로 만들어 보도자료를 낸다. 그렇게 기사가 포털에 노출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간다. 결국 관객을 피해자로 만드는 마케팅이다. 심지어 관람 비용도 두 배로 인상되었다. 그런 메시지에 현혹되어 영화를 본 관객이 어떤 경험을 축적할까? 아마도 분노한 관객은 영화관 대신 집에서 안전하게 OTT를 켜지 않을까?

물론 OTT 플랫폼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선전하고 있다. '더 글로리', '마스크 걸', '데블스 플랜' 등이 세계적으로 호평 받았고, 곧 '오징어 게임' 속편도 공개된다. 하지만 650억원을 들인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은 호평 받았지만, 제작사의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작품의 IP가 OTT 플랫폼에 종속되어 추가 수익이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 경험의 급격한 변화, 오래되고 낡은 제작 습관,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 등장.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지금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의 지원에 기대어 살아날 수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도 삭감된 상황이다.
고객을 보자. 관객의 경험을 제대로 보자.
그들의 맥락 속에 해답이 분명히 숨어 있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바뀐 현실을 즐기며 전혀 다른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뀌는 세상을 뒤흔들 영감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메시지는 독배이자 성배다. 조사 하나가 조직을 죽일 수도 있고, 단어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황경신 작가의 말처럼 사랑은 변하고, 환상은 깨지고, 비밀은 폭로된다. 메시지는 변화를 구상하고, 믿음을 계획하고, 관계를 실행하는 큰 힘이자 굳은 신념이다. 필자는 이같은 메시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