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어른에게도 행복을 주는 장난감의 세계
[브리핑G] 어른에게도 행복을 주는 장난감의 세계
  • 박주범 (joobump@loud.re.kr)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11.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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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장난감 구매 부모 89% “연말에 어른 위한 장난감 살 계획”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그 이상이 더 있다…정신건강에도 큰 도움

더피알=박주범 | ‘성인용 장난감’이란 단어는 얼핏 성인만을 위한 19금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말로 들릴 수 있지만, 건담이나 레고 같은 고급(?) 취미와 PS, Xbox, 닌텐도 등 고가의 게임기를 생각해보면 ‘성인들도 즐기는 장난감’이라는 확장된 개념을 쉽게 가질 수 있게 된다.

미국 장난감협회(Toy Association)는 10월 23일 뉴욕에서 열린 ‘Toy Fair 2023’에서 발표한 ‘2023 트렌드 브리핑’ 4분기 업데이트를 통해, 자체 설문에 참여한 부모 중 89%가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신이나 다른 성인을 위한 장난감 선물 구입 계획을 밝혔다고 보고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의 주요 장난감 구매자라고 밝힌 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7월 6일부터 일주일간 실시된 조사라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의 ‘어른’들이 장난감을 아이들만을 위한 물건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대규모 할인 행사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22일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 주무관들이 직구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대규모 할인 행사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22일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 주무관들이 직구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폭스뉴스는 “2022년 전체 장난감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90억 달러가 어른들이 자신이나 다른 성인을 위한 장난감 구매에 사용한 비용이었다”고 지난해 말 보도한 바 있는데, 올해도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장난감 제조업체 대표들과의 인터뷰를 연이어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이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연중 최대 규모의 쇼핑시즌이고, 각종 소매업체들에게는 이 시기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까지가 선물을 사는 인파들로 연례적인 대목 시즌이기도 하다.

폭스뉴스는 어른들이 스스로를 포함한 어른을 위해 어린이용 장난감을 구매하는 경향이 추억의 충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녀를 둔 젊은 성인들에게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관련 연구 내용을 인용했다.

키덜트의 장난감 구매 비용 90억 달러.
키덜트의 장난감 구매 비용 90억 달러.

‘키덜트’는 “아이 같은 관심사를 받아들이는 청·중년 성인”으로 정의된다고 설명한 폭스뉴스는 “전문가들은 그들의 값비싼 환호의 핵심이 향수(nostalgia)라고 분석한다”며 “키덜트 트렌드는 팬데믹 이후 2022년 장난감 업계를 휩쓸었고, 2023년에도 그럴 전망”이라고 밝혔다.

추억에 대한 향수로 장난감 찾는 키덜트족

특정 연령층이 과거에 대해 더 향수를 느끼는 과학적 경향을 보이는 기간인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s)’ 현상을 탐구해 온 학자들에 따르면, 25세에 도달한 젊은 성인이나 요즘 여성들이 보통 아이를 갖는 나이인 30대 후반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반면 장난감협회의 콘텐츠 개발자인 제니퍼 린치는 “향수가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연령이 지난 상태에서 놀이를 주류화하려는 생각과 놀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거부하는 인식이 일반화된 측면도 있다”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장난감협회 콘텐츠 개발자 제니퍼 린치
장난감협회 콘텐츠 개발자 제니퍼 린치

제니퍼 린치는 “아이들이 놀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을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면서 “놀이는 인지적, 사회적, 신체적, 정서적 이점이 있고, 나이가 들어도 그런 혜택은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른들이 그 사실을 깨달아 그것에 점점 기대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제니퍼 린치는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또 다른 요인”이라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도구로 어른들이 장난감과 게임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난감협회 조사에 따르면 무게감 있는 감정 지지 인형(plushies)을 비롯해 스퀴시멜로 수집품, 미스터리 게임, 생리통 완화용 찜질패드 인형, 브레인 볼트 메모리 게임 등이 올해 인기를 끌었는데, 사회가 정신 건강을 중요시함에 따라 이러한 제품을 둘러싼 낙인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린치는 설명했다.

‘장난감을 갖고 노는 성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혹은 낙인)이 줄어드는 경향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린이용 TV시리즈 제작자로 잘 알려져 있는 안젤라 산토메로 PD는 ‘joy(기쁨, 즐거움, 환희 등의 의미를 담은 명사이자 동사)’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안젤라 산토메로
안젤라 산토메로

산토메로 PD는 “우리에게 기쁨과 도파민 효과가 얼마나 필요한지, 놀이가 우리를 얼마나 많이 웃게 하고, 엔돌핀을 방출시키고 스트레스를 풀게 도울 수 있는지를 인정하고 최종 우선순위를 정할 때가 온 것”이라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수년 동안 ‘놀이는 어린이의 일’이라는 말을 해온 저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한 그는 “놀이는 사람들이 정보를 배우고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고,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은 어떤 정보도 100% 유지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산토메로 PD는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아동발달심리와 교수학 및 미디어 석사를 받았다.

“각자 내면 속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유치한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한 산토메로 PD는 “스트레스와 불안 수준이 낮아지면 더 나은 상사, 더 나은 부모, 더 나은 친구, 더 나은 배우자가 될 수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도 동시에 자녀로부터 독립적인 사람이 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정신 건강 지켜 주는 엘더테인먼트(Eldertainment)

한편 정신 건강의학 분야에서 진행된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장난감 업계가 활용하고 있는 또 다른 추세인 ‘엘더테인먼트(Eldertainment, 어른오락)’로 이어졌다.

엘더테인먼트는 정신적 예민함을 강화하고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노인을 위한 맞춤형 장난감과 게임(퍼즐 등)을 의미한다.

장난감협회와 함께 이 용어를 만든 에듀케이셔널 인사이츠는 틱톡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카누들 퍼즐(Kanoodle 3D Brain Teaser Puzzle)을 만든 회사다.

장난감협회 제니퍼 린치는 “엘더테인먼트 제품 구매 성인의 20%는 자기 자신이 아닌 연로한 부모와 친척에게 주기 위해 이 장난감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어린이 발달 단계에 유익한 제품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삶의 순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아용 제품의 특징으로 인식되는 문자 대화, 큰 버튼, 큰 글씨 등 ‘연령 포용 기술 기능(age-inclusive technological features)’은 노인 수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엘더테인먼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으로, 장난감 업계는 치매 등 인지 장애 노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불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난감 산업은 60%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불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난감 산업은 60%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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