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홍보인들 “부산 엑스포 PT, 콘셉트 없는 광고나 마찬가지”
참담한 홍보인들 “부산 엑스포 PT, 콘셉트 없는 광고나 마찬가지”
  • 김민지 기자 (mjk@the-pr.co.kr)
  • 승인 2023.12.01 17: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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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 국가들 설득할 '한 방' 없어 사우디와 더 대비돼
관광지 홍보하러 온 자리 아닌데 추상적인 내용만 열거
88올림픽 유치 때 쓰던 ‘한강의 기적’ 논리 여전히 사용

더피알=김민지 기자 | 부산광역시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했다. 그마저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게 4배 가까이 뒤진 투표수를 받아 큰 차이로 밀려났다.

패배의 요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공세가 언급되고 있지만, 그걸 위안 삼아 28일 진행한 최종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의 허술함을 무마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엑스포 유치활동을 지켜보고 응원해온 홍보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들에게 PT가 어땠는지 묻자 “하나로 관통하는 메시지가 없다”, “관광 홍보 같았다”는 평으로 수렴했다.

핵심을 관통하는 강력한 메시지 없었다

이번 최종 PT에서 내세운 부산 엑스포의 비전은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공유를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이다.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 세계는 현재 기후변화와 디지털 격차, 식량 부족,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수많은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를 위한 솔루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가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BIE 유튜브 라이브 캡쳐

이어 최 회장은 온라인 엑스포 ‘웨이브(WAVE)’를 소개했다. 국가별 온라인 전시관에 각자가 봉착한 과제를 공유하고 기업이 솔루션을 제안하는 글로벌 네트워킹 플랫폼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 세계 협력 프로젝트인 ‘부산 이니셔티브’로 국가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로 아프리카 10개국과 식량 문제를 대처하고 ‘K-해양경제 연대’로 17개의 태평양 도서국과 해수면 상승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민간유치위원장은 BIE 총회에서 디지털 엑스포 플랫폼 '웨이브(WAVE)'를 소개했다. 사진=BIE 유튜브 라이브 캡쳐

홍보 전문가들은 강력한 셀링 메시지가 부재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것저것 나열만 이뤄지고 부각할 만한 핵심 요소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홍보업계 전문가는 “PT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제시된 여러 가지를 합산해 평가하지 않고 이를 평균해 바라보게 되어있다”면서 “어중간한 내용만 아무리 얘기해봤자 전혀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PT 마지막을 장식한 영상에서는 싸이·김준수 등 K팝 스타와 한류 유명 인사들이 대거 등장해 투표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K팝 소재 사용이 효과가 있느냐 문제를 차치하고, 그 사람들이 엑스포와 관련돼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부산’ 없었던 부산 엑스포 프레젠테이션

전문가들은 부산에서 개최해야 하는 근거들이 모두 단편적일뿐더러 ‘부산’과 관련된 요소들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PT 중간에 보인 2분 남짓의 영상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전세계로부터 받은 도움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궈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런 내용보다 부산이 세계와 인류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설명이 더 필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프레젠테이션 중간에 선보인 영상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뤄낸 한국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BIE 유튜브 라이브 캡쳐

다른 PR업계 전문가는 “부산이 갖고 있는 인프라가 있는데, 하물며 국제 행사로 부산국제영화제도 개최하고 있는데 부산의 성격이 전혀 담기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마케팅 전문가는 “최빈국에서 중진국이 됐다는 ‘한강의 기적’ 논리를 지금까지도 쓰는 것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오른 현재를 반영하지 못한 시대에 뒤떨어진 기획”이라면서 “부산에서 어떤 철학과 신념으로 엑스포를 개최하려 하는지 더 담을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록 경쟁에서 졌더라도 어떻게 지느냐도 중요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력으로 패배는 자명한 사실이었지만 부산이 어떤 도시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리였기에 PT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오사카에서 2025년 엑스포가 열리기 때문에 이번에는 동북아시아 인근 국가로서 승산이 없었다. 그럼에도 2035년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BIE 총회는 부산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남겨야 했던 자리였다”고 유치 성공 유무를 넘어서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엑스포 기획안 꼼꼼하게 설명한 사우디아라비아

한편 디지털 플랫폼 ‘웨이브’를 주로 내세운 우리나라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구체적인 현장 건설 계획안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8년까지 원 형태의 엑스포 부지를 구축하고 주변에 엑스포 빌리지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시적으로 보여줬다. 2030년까지는 엑스포 부지와 통하는 네 개의 입구 주변 시설과 엑스포 부지 중심의 행사 시설 등을 구축하겠다고 세부적으로 나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엑스포 부지 건설 계획안과 국가에게 제공되는 '시설 패키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Expo C3' 등을 설명했다. 사진=BIE 유튜브 라이브 캡쳐

사우디아라비아는 “역사상 가장 접근성이 좋은 엑스포를 만들겠다”며 2030년까지 건설할 킹살만 국제공항에서 엑스포 비자 발급 후 엑스포 장소까지 오는데 10분도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00개의 국가에 3억4800만 달러 상당의 ‘시설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선보인 영상에서는 ‘또다른 내일’을 주제로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가 걸어온 기술 혁신 여정을 엑스포 개최까지 잇는 모습을 담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 기획이나 프레젠테이션 같은 제작물이나 모두 전반적으로 품질이 떨어졌다”면서 “기획 단계에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검토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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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04 10:08:42
아..진짜 참담하더라고요.ㅠㅠㅠ
2023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에 관한 종합용역을 21년도에는 KPR, 22년도에는 대홍기획, 23년도에는 에델만코리아가 맡았다는데...
하...ㅠㅠㅠ

홍보인 2023-12-05 02:00:50
시의성있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수행한 현장의 홍보 전문가분들도 여러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시지 않았을까 싶어 답답한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그래도 모두 화이팅하세요.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