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광고 통했나?
이효리 광고 통했나?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3.12.0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업광고 복귀까지 11년의 세월, 그의 말과 약속에 진정성 부여
광고 모델로 가치 재확인…두 번째 맞는 ‘전성기’ 자격 증명했다

더피알=김영순 기자 | 최근 광고업계의 가장 큰 화젯거리라면 이효리의 상업 광고 복귀다.

‘얼죽숏’(얼어 죽어도 숏패딩)시대, 앰버서더 이효리와 함께 선보인 리복의 '펌프 패딩'은 큼직하고 풍성한 실루엣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에 동물 보호와 환경 문제, 과도한 소비 사회가 불러올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소셜테이너로 자신을 포지셔닝한 이효리는 상업 광고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전까지 SK텔레콤·삼성그룹·롯데주류 등에서 장기 모델 활동을 하며 광고계 최고가를 받는 스타였던 그녀의 과감한 선택은 신선한 충격을 불러왔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올해 2월 그녀는 안테나와 전속 계약을 맺었고, 7월에는 자신의 SNS에 ‘광고 다시 하고 싶습니다. 광고 문의는 안테나 뮤직으로’라는 글을 써서 상업 광고 복귀를 선언했다.

이효리의 복귀에 대한 광고계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그녀의 SNS 댓글란에는 유통·백화점· 신용카드·주류·여행사·금융 등 수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댓글을 달아 직접 섭외를 시도했고, 이에 관한 뉴스가 만들어질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얼마 전 이효리는 KBS 2TV의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에 게스트로 출연하여 “제안받은 광고가 100건 정도이며 A4 용지 3~4장이 꽉 찰 정도”라고 밝혔다.

여전히 멋진 광고퀸 이효리 리복 ‘펌프 패딩’ 화보 사진=리복
여전히 멋진 광고퀸 이효리 리복 ‘펌프 패딩’ 화보 사진=리복

전 세대적 아이콘으로서의 이효리

이효리의 상업 광고 복귀는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어 자연스럽게 광고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는 그녀가 갖는 연예인, 셀럽으로서의 자산과 연결되어 작동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효리의 선택은 어째서 화제가 되는 것일까? 무엇보다 지금 이효리가 40대 여성 연예인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기 때문이다.

같은 세대에게는 쿨하고 당당한 자신을 대변하는 존재로, 아랫세대 여성에게는 성공적인 롤모델로, 윗세대 여성에게는 자신들이 못 했던 걸 해내는 기특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그녀의 입지는 독보적인 면이 있다.

사실 1998년에 이효리가 핑클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그녀의 현재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려웠다. 그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그녀가 그만큼 프런티어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의미다. 그녀는 핑클 팀 내 최연장자로 리더였고, 돋보이는 외모와 육감적인 몸매로 남성 팬덤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보였다.

2003년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핑클 시절에는 제대로 선보이지 않았던 섹시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압도적인 화제성을 누렸다.

그러면서도 ‘해피투게더’, ‘패밀리가 떴다’ 등 예능 활동을 쉬지 않고 수행했는데, 신동엽·유재석 등 최고의 MC들과 작업하면서도 털털한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어 장기간 예능 흥행 성공도 이끌었다.

트렌드세터로 평가되며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는 섹시 콘셉트의 여성 솔로 가수와 몸뻬 바지를 입고 소리 지르며 농촌을 뛰어다니는 예쁘장한 도시 아낙네 사이의 이미지 간극은 컸지만, 이효리라는 인물이 맡자 둘 다 말이 되는 그림이 되었다. 즉 그녀는 이효리라는 이름으로 말이 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광고주들의 모델 제의가로 여러편의 광고를 찍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이효리. 사진=뉴시스
광고주들의 폭발적 모델 제의로 여러편의 광고를 찍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이효리. 사진=뉴시스

예정된 침체와 성공적인 부활

커리어 관리에서 이효리의 영민함은 끊을 때 끊는다는 데 있다. 그녀가 상업 광고를 중단한 2012년은 기타리스트 이상순과의 연애를 발표하고 결혼을 준비하던 때이기도 하다. 즉 여성 아이돌로 출발하여 섹시 콘셉트로 영향력을 행사하던 연예인으로선 자연스럽게 새로운 전환기를 모색할 타이밍이었다.

온스타일 예능 ‘이효리의 X언니’ 등을 통해 연예계 선배의 역할을 선보이기도 하고 상업 광고를 중단함과 동시에 사회적 발언을 높이는 소셜테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인데, 기존 이미지와의 격차 및 그간 많은 이미지 소모로 인한 하락세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013년에 결혼한 후 2014년에는 소셜테이너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SBS 시사 토크 예능 ‘매직아이’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후 이효리는 한동안 제주도에 위치한 자택에서 칩거하듯 방송계와 거리를 둔다. 이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효리의 이미지에 희소성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무한도전’ 등 친분 있는 연예인의 방송에만 간헐적으로 출연하여 짧지만 강렬한 영향력을 드러내던 이효리는 마침내 2017년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으로 대박을 치면서 다시 한번 전성기를 연다.

힐링 감성과 제주도라는 대표적 여가 공간의 결합이라는 ‘효리네 민박’의 콘셉트는 기존 힐링 콘텐츠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방점을 찍은 것은 흡사 은둔하듯 사는, 그러면서도 만족스러운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는 이효리였다.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는 자기만족적인 달관자, 그리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아내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는 기존의 섹시 콘셉트나 소셜테이너와는 또 다른 영역으로 입지를 넓힘으로써 보수적 정서를 가진 이들 또한 그녀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기점이 되었다.

리복의 새 앰버서더, 이효리에게 입힌 ‘펌프 패딩’이 요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LF
리복의 새 앰버서더, 이효리에게 입힌 ‘펌프 패딩’이 요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LF

상업 광고 복귀 이유와 그 의미

‘효리네 민박’으로 다시 연예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블루칩으로 거듭난 이효리는 일련의 힐링 콘텐츠를 끝낸 후에는 ‘놀면 뭐하니?’, ‘서울 체크인’,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다시금 과거의 자신, 화려한 가수 캐릭터를 활용하는 연예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는 자신의 광고 중단 약속을 계속 지켰다. 이제는 비록 발언을 번복한 것이 됐지만, 이효리가 상업 광고에 복귀하기까지 11년의 시간이 걸렸다.

상업 광고 중단에 대한 그녀의 다짐이 그저 빈말은 아니었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긴 시간이다. 이는 그녀가 하는 말과 약속에 진정성을 부여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광고 모델로서의 가치를 더 높여줬다.

현재 시점에서 이효리가 출연하는 광고는 롯데온·리복·롯데렌터카·뉴트리원의 4개이며, 연간 광고 단가는 업계 최고 수준인 7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상업 광고 복귀를 선언한 후 유튜브 예능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광고 복귀를 한 이유를 밝혔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와는 생각이 바뀌었으며, 가수 활동을 할 때 투자를 많이 하고 싶고, 상업 광고를 하지 않으니 기부금도 줄어들어 많이 벌어 많이 쓰고 싶다’였다.

그리고 베테랑 가수인 그녀가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서 최근 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도 같은 자리에서 고백했다. 그녀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강점인 솔직함이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이처럼 이효리의 거침없는 솔직함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숨김이 없으며, 이러한 모습은 그녀가 원래 갖고 있는 과감성과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면이 있다.

당연하게도 그 솔직함은 그녀가 출연하는 광고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대중이 20년 넘게 접한 이효리의 솔직함과 그 인상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기에, 광고 모델로서의 이효리 또한 그녀가 거쳐온 역사성과 더불어 당분간 대체하기 어려운 브랜드로 커뮤니케이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