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사회 피곤”…취업할 의지 잃은 ‘니트족’
“경쟁 사회 피곤”…취업할 의지 잃은 ‘니트족’
  • 이주희 (joohee@kpr.co.kr)
  • 승인 2024.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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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트렌드 ⑳ 무한 경쟁 속의 청년 사회, 청년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들 (上)

어릴 때부터 '엘리트 코스' 못밟으면 낙오자 낙인
취업할 의지조차 잃은 청년 무직자 '니트족' 등장

더피알=이주희 | 지난해 한 매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로 ‘경쟁적이다’가 36.5%의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되었다.

이 결과를 보면 한국 사회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시민들이 한국은 경쟁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경쟁사회의 출발선은 누구에게나 동일하지 않다. 개인의 역량보다 경제적 가치로 쉽게 성취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런 현실을 직시한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물질적 가치에 대한 영향력이 강해지자, 청년들은 경제적 가치를 획득하려는 사람과 도리어 포기하는 사람이 동시에 나타났다. 경쟁선을 단번에 앞서기 위해 경제적인 성공을 한꺼번에 획득할 수 있는 주식·코인 같은 물질적 가치에 대한 선망도 강해졌으며, 의사를 비롯해 미래가 보장되는 전문 직종을 추구하는 청년이 많아졌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파이어족’과 관련해 ‘주식’, ‘부동산’ 등과 같은 금융자산에 대한 언급량이 근로소득 관련 언급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경쟁적인 분위기에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파이어족 관련 연관어로 근로 소득 관련 단어보다 금융 자산 관련 단어 언급량이 더 많았다.

경쟁적인 환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23년 한 해 동안 ‘청년 성공’과 관련해 ‘노력’, ‘학교’, ‘취업’ 등과 같은 연관어가 확인됐으며, 약 33만 건의 언급량이 나타났다.

연관어를 살펴보면 ‘학교’, ‘회사’ 등과 같이 20~30대의 주요 생활 반경을 나타내는 단어와 함께 ‘취업’, ‘결혼’ 등과 같은 청년들이 현실에서 고민하는 단어가 도출됐다.

실제로 구직 사이트 인크루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신입사원 적정 나이에 대해 2022년에는 남자 평균 28.3세, 여자 평균 26.5세로 조사되었으나, 2023년에는 1.1세씩 올라 남자 29.4세, 여자 27.6세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가족부의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7세, 여성 31.3세로 전년도 대비 각각 0.3세, 0.2세씩 상승했다.

이렇듯 좁아지는 취업문과 나날이 상승하는 초혼 연령 데이터로만 본다면 청년들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 사회 속에서 경제적 안정감을 다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많은 청년들이 여전히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 이유에는 어릴 적부터 겪은 경쟁적인 환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10대에는 좋은 입시 결과를 얻어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해서고, 그 관문을 통과하면 취업과 결혼이 기다리고 있다. 해당 시기에 마쳐야 하는 과제처럼 청춘이라는 시기에 넘어야 할 산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경쟁 시스템 구조상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승자와 얻지 못하는 패자가 분명 존재한다.

또한 한국 사회에는 경쟁 시스템을 통해 얻는 성취감을 승자만 독식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실패하는 사람이 무조건 나오는 구조지만 실패자에 대한 낙인이 강하며, 경제적인 성공과 명예, 외모 등과 같은 외부적인 가치가 중요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한다.

특히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남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전시하고 행복을 공유하는 공간이 많아지면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한국 사회에서 우울함을 자주 느끼는 청년들

인적 자원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발전해온 대한민국 사회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반세기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했으나 장기화된 경제 침체와 취업난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해마다 우울증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또한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포기를 자처하는 인구도 등장했다. 니트족이라 불리는 이들은 취업이나 교육 활동을 아예 하지 않은 채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단절했다.

아프거나 사회 구성원에 속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으며, 이는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딜로이트의 ‘2023 글로벌 Gen Z & Millennial 서베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MZ세대의 45%는 생활비를 가장 걱정한다고 응답했는데, 위 수치는 글로벌 MZ세대의 평균(32%)을 웃돈다.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응답은 31%로 글로벌 MZ세대의 평균(42%)에 비해 낮았다.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초저출산 및 초고령화사회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에 의하면 응답자의 84.9%는 향후 1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응답자의 67.8%는 개인 노력에 의한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며, 61.6%는 자신보다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계층이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5년(2018~2022)간 청년 비경제활동인구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비경제활동인구(일할 능력이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취업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는 약 426만 명으로 취업자(약 403만 명)보다 많았으며, 전체 청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0%에 달했다.

학업을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이 약 70%로 가장 많았지만, 취업을 포기한 비중도 꾸준히 늘었다.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지난해 약 38만 명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하지만 5년간 비중은 2018년 6.6%, 2019년 7.9%, 2020년 9.8%, 2021년 9.8%, 2022년 8.9%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기준 비경제활동인구의 27.8%인 10만6000명이 이같이 응답했으며, 1년 내 취업이나 창업 의사 혹은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있어 노동시장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비중도 20%에 그쳤다.

이렇듯 업무·환경·급여 등 다양한 기업 선택 기준에 따라 취업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이전보다 줄어든 채용 기회와 맞지 않는 근무 조건 등의 이유로 원하는 직장을 마땅히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올 1월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월 14일 경제적 박탈감은 ‘결혼 포기’로 이어진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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