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시드 프리덤, 왜 호평? “못 만들었는데 잘 만들었다”
건담 시드 프리덤, 왜 호평? “못 만들었는데 잘 만들었다”
  • 성장한 (sickarl@gmail.com)
  • 승인 2024.04.19 08:0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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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의 PICK THE CULTURE]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

SEED 시리즈 20년 만의 후속작…상업적 성공에도 평가 박했던 전작들
팬의 기대 부응하려는 노력 엿보여 돈 내고 마음에 상처 입진 않을 듯

더피알=성장한 | 건담 시리즈는 1979년 ‘기동전사 건담’을 시작으로 34편의 후속작을 배출한 거대한 프랜차이즈다.

2021년에는 1988년작 ‘역습의 샤아’에서 이어지는 후속작인 ‘섬광의 하사웨이’가 개봉됐고, 2022년에는 1979년 원작의 일부 에피소드를 재해석한 ‘쿠쿠루스 도안의 섬’, 그리고 2022년에서 2023년에 걸쳐 완전 신작 ‘수성의 마녀’가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다.

이처럼 건담 시리즈는 다양한 형태로 여전히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 수성의 마녀는 건담을 다시 부흥시킬 수 있을까?

건담 시리즈가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팬들이 호평하는 ‘기동전사 건담’ 같은 작품이 있는 반면에 대부분의 팬들이 혹평하는 ‘철혈의 오펀스’나 팬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언급도 되지 않는 ‘AGE’ 같은 작품도 존재한다.

그 중 호평과 혹평이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는 작품은 ‘SEED’ 시리즈일 것이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방영된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키 비쥬얼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방영된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키 비쥬얼

‘기동전사 건담 SEED’는 ‘새로운 스탠다드’를 슬로건으로 들고 나온 21세기의 첫 건담 시리즈였다.

당시 건담 시리즈는 연속적인 실패로 침체되어 있었고,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가 다시 복귀하여 만든 ‘∀(턴에이) 건담(1999~2000)’은 건담 시리즈를 닫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소문이 팬들 사이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 건담 SEED였다.

시리즈 침체의 원인이 ‘건담답지 않다’는 평 때문이라 여겼는지 SEED는 전설적인 ‘퍼스트 건담(1979년작 ‘기동전사 건담’을 의미한다)’의 전개를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그리고 그런 전략이 유효했던 것인지 SEED는 퍼스트 건담 이후 가장 성공한 건담이 되어 건담 시리즈를 구원해내게 된다.

다만 상업적인 성공에 비해 평가는 좋지 못했다.

인물들의 동기를 알 수 없고, 인물간 관계 묘사가 부족하고, 전개가 작위적이고, 갈등의 발생과 봉합에 있어 묘사가 자연스럽지 않은 등 다양한 비판점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건담 시리즈의 핵심 메시지인 반전주의가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기존 건담 시리즈가 고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에 반전주의를 매끄럽게 녹여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SEED는 반전 메시지가 크게 와 닿지 않고 오히려 무력행사를 긍정하는 듯한 묘사가 자주 나와 기존 팬들을 당황하게 했다.

게다가 바로 그 퍼스트 건담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한 탓에 퍼스트 건담과의 비교를 피할 수가 없었고,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퍼스트 건담과 퍼스트 건담 이후 가장 크게 성공하여 두 번째로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된 SEED의 팬덤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SEED로부터 2년 뒤에 나온 후속작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는 전작보다는 비교적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작품이 되었다. SEED의 편에 섰던 팬들조차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2004~2005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2004~2005

SEED보다 한층 더 이해할 수 없어진 인물들, 개연성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전개 등으로 DESTINY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악의 건담을 꼽을 때 반드시 세 손가락 안에 거론되는 작품이 되었다.

DESTINY의 업적이라면 SEED에 가해지던 비난을 대신 막아주고 SEED를 비난했던 팬들도 한 번쯤 재평가를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는 점이겠다.

이번에 개봉한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은 바로 그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의 후속작이다. DESTINY가 2004년에 방영됐으니 딱 20년 만의 후속작이다.

사실 이 작품은 2007년에 개봉될 예정이었다. 2006년에 공개적으로 제작 발표가 있었다. 그랬던 것이 계속 연기를 거듭하다가 발표 18년만에 마침내 개봉된 것이다.

20년만의 후속작이자 오래 손을 놓았던 감독의 복귀작인만큼 개봉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일본에서는 개봉하자마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말 많고 탈 많아도 팬들은 여전히 기대를 놓지 않았던 모양이다.

FREEDOM에 대한 비평은 대체로 DESTINY보다는 SEED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못 만들었는데 잘 만들었다’는 기묘한 반응이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범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여러 비판이 있었지만 전작에 대한 예우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다.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전작들에서 일관적으로 유지되어 온 설정이나 캐릭터성을 뒤엎어 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는데, 대부분은 타당한 이유도 없이 그저 일회성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었다. 팬들에겐 전작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올린 가치가 훼손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후속작에 의한 전작의 훼손은 스타워즈처럼 원작자를 떠난 경우에 주로 발생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원작자가 직접 자기 손으로 훼손해 버리는 사례도 있다.

톰 형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최근 몇 년간 훌륭한 후속작으로 제일 많이 인용되는 것은 아마도 ‘탑건: 매버릭’일 것이다.

이 작품의 좋은 점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단 하나만 꼽자면 역시 전작과 팬들에 대한 태도가 아닐까? 감독은 최대 다수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택을 했다. 라스트 제다이와 정반대의 길을 간 것이다.

FREEDOM이 만장일치에 가깝게 호평을 받는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했다는 점.

물론 FREEDOM이 매버릭처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안타깝지만 감독 후쿠다 미츠오에겐 매버릭같은 작품을 만들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여전히 혹평은 많을 것이다. 갈등은 전작들보다 더 단순해졌고 내러티브는 진부하고 연출은 낡았다.

하지만 적어도 라스트 제다이나 더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돈 내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은 없을 것이다.

SEED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깊을수록 그에 비례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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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영 2024-05-30 14:12:55
시드 시리즈가 '인기작'이냐면 수긍할만합니다. 다만 '명작'이냐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후쿠닭이 돈벌이를 위해 만든 작품이 시드 프리덤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흥행은 성공이겠지만 평론으로는 욕을 한 바가지로 먹을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분명히 할 것은 흥행했다고 절대 명작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나 프란츠 슈베르트의 작품이 어디 흥행이 잘 되어서 명작이었습니까? 이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할 듯합니다.

김씨 2024-04-22 17:25:58
난 우주세기파고 비우주세기 건담을 좋아하지 않기에 그닥 ….
걍 건담판 사랑과 전쟁….
그리고 난 오타쿠는 아니다…극장에서 봤는데 옆옆자리 오타쿠가 자꾸 말걸더란…자기는 시드 극장판을 10년을 기다렸다는둥…
에휴…
안궁금하다고….오랜만에 나온 건담이고 가을에 넷플릭스로 나오는 복수의 레퀴엠 보기전 워밍업으로 봤는데…
이건 아니지….ㅡㅡ

ㅇㅈㅇ 2024-04-22 16:53:11
이런 글 보니까 흥행예약확정

이철운 2024-04-22 14:49:10
수성의 마녀가 시드를 어찌 이기리오. 건프라는 시드가 최고니. 애니도 따라간다오. 우주세기. 담은 비우주세기가 아닌 시드의. 신우주세기

ㅇㅇ 2024-04-22 11:43:45
나무위키나 루리웹에서 볼법한 글.